런던 패션위크에선 무슨 일이?

이예지

천재들이 모이고 떠난 런던, 패션위크 기간동안 일어난 일을 더블유 에디터들이 채집해 왔다.

한국 셀럽 50여 명이 대거 참석하며 어느 때보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실감한 4대 도시 패션위크.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가운데 더블유 에디터들이 패션쇼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촘촘히 채집한 이슈들을 소개한다.

SIMONE ROCHA

SIMONE ROCHA

SIMONE ROCHA

피 대신 리본

아일랜드의 추수 축제 ‘루너서(Lughnasadh)’에서 영감을 얻은 시몬 로샤. 눈에서 떨어진 빨간 리본이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악령과 불운을 쫓기 위해 아이들의 얼굴에 피를 그리는 전통에서 차용한 것이다.

버버리 쇼의 이모저모

노랑 장미와 함께 온 버버리 인비테이션, 화제가 되었던 손흥민 선수와 전지현의 조우, 게스트들을 위해 준비된 온수팩 주머니, 다니엘 리를 응원하기 위해 참석한 두 영국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과 버버리의 전임자이자 브랜드에 전성기를 가져왔던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JW ANDERSON

조나단이 마이클에게

쇼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사로잡은 거대한 성기 그래픽은 조나단 앤더슨이 팬보이를 자처한 전설적인 스코틀랜드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마이클 클라크(Michael Clark)와 협업을 의미하는 설치물의 일부였다. 1980년대 초 전복적인 공연으로 유명한 마이클 클라크는 발레, 게이 나이트 라이프, 패션과 공연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즐거움을 자아낸 인물. 과거를 돌아보며 두 개의 아카이브를 통합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조나단 앤더슨은 실생활의 유니폼과는 별로 상관없는 유쾌하고 그래픽적인 작업을 탄생시켰다.

MONCLER

MONCLER

MONCLER

천재들의 합창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 공동 창조의 플랫폼으로 몽클레르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아트 오브 지니어스’. 런던에서 열린 ‘아트 오브 지니어스 2023’에는 디자이너들과 협업 라인을 펼치던 기존 방식 외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제이지의 락네이션, 메르세데스 벤츠 등 협력자의 면면이나 방식이 보다 풍성해졌다. 글램핑에서 영감을 얻은 퍼렐 윌리엄스, 락네이션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마이크 딘의 스트리밍 팟캐스트, 메르세데스 벤츠가 공개한 예술 작품 프로젝트 몬독, 알리샤 키스의 환상적인 공연까지, 지구상 가장 강력하고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몽클레르라는 이름 아래 각자가 창조한 세계를 4만 명 게스트 앞에서 선보였다.

CENTRAL SAINT MARTINS

CENTRAL SAINT MARTINS

거대한 떡잎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 졸업 패션쇼에 등장한 거대 옷걸이. 그를 만든 졸업생 이사벨 매클네스(Isabel MacInnes)는 “저는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것을 가지고 제 왜곡된 몸통을 4D 스캔하여 만든 종이 패턴을 이용해 덩어리와 혹을 만들었고 예상치 못한 곳에 배치했습니다”라며 고블린 모드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2022 올해의 단어,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며 뻔뻔하고 제멋대로 구는 태도를 뜻함)에 영감을 받았음을 밝혔다.

NENSI DOJAKA

RICHARD QUINN

BURBERRY

런웨이 꽃꽂이

가드닝으로 유명한 영국답게 런웨이에는 많은 꽃이 사용됐다. 수천 송이 꽃을 벽에 장식해 장엄한 배경을 연출한 리처드 퀸은 1980~90년대 파리 오트 쿠튀르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꽃무늬 의상을 내놓았고, 존 글라시에의 Rose Garden.mp3를 이메일 인비테이션으로 보낸 버버리의 다니엘 리 또한 많은 잉글리시 로즈를 프린트로 사용했다. 낸시 도자카의 런웨이에선 여성의 가슴에 센슈얼하고 관능적인 빨간 꽃이 피었다.

MOWALOLA

MOWALOLA

MOWALOLA

모마 대신 모와

뉴욕 양키스, 모마, NBA, 말보로. 모와롤라가 쇼에 패러디한 브랜드를 보면 미국에 대한 오마주인가 싶었지만 유명한 이름에 담긴 거대한 힘이 촉발할 수 있는 패션 디스토피아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흘러내리는 바지를 겨우 붙잡는 뉴욕 양키스 벨트, 선정적인 하의 실종, 모마 대신 모와 티셔츠, “SUE ME(고소해)”라는 발칙한 멘트까지! 왜 모와롤라가 단 두 번째 쇼 만에 SNS를 주름잡는 쇼가 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펑크의 여왕을 기억하며

런던 패션위크 첫날, 지난해 말 작고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추도식이 서더크 대성당에서 열렸다. 1970년대 런던 펑크 패션 탄생의 주인공이자, 1992년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으며 영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운 그녀의 추도식답게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헬레나 본햄 카터, 케이트 모스, 마크 제이콥스, 빅토리아 베컴, 엘르 패닝 등이 저마다의 패션으로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뉴욕 패션위크 핫이슈 모음집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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