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어디까지 편해져도 괜찮은 걸까?

최수

친밀함이 선을 넘는 순간

연인 사이가 편해졌다는 말은 보통 긍정적으로 쓰입니다. 연락과 말투가 쿨해지고, 외모를 꾸미는 데에 예전만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연인 관계에서의 편함에는, 생각보다 분명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서로를 잘 알수록, 말장난을 조심하세요

@barbara_ines

연인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상대의 약점과 콤플렉스를 더 많이 알게 됩니다. 어떤 말에 예민한지, 어떤 지점에서 자존감이 흔들리는지도요. 그만큼 ‘잘 알기 때문에 하는 장난’을 조심해야 합니다. 무심히 던진 말이라도 날카로운 정곡이 될 수 있거든요.

가트맨의 장기 커플 연구에 따르면, 유머의 형태를 띤 비하나 약점 건드리는 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로 작용합니다(Gottman & Levenson, 1992; Gottman, 1999). 친밀함이 깊을수록, 말의 수위보다 방향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허물 없는 말투를 점검하세요

@barbara_ines

연인 사이에서 가장 빨리 변하는 건 말투입니다. 부탁이 명령처럼 들리고, 질문이 지적처럼 바뀌는 순간이 생기는 이유죠. “그거 왜 아직 안 했어?”, “그건 좀 아니지 않아?” 같은 말들이 대표적입니다.

커플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갈등의 횟수보다, 대화 속에 담긴 존중의 정도가 관계 만족도를 더 잘 예측한다고 봅니다(Overall & Fletcher, 2014; Journal of Family Psychology). 친해졌다는 이유로 말투가 거칠어지면, 상대는 ‘편해졌다’기보다 ‘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기 쉽거든요. 말투는 사소해 보여도, 관계를 대하는 태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신호임을 기억하세요.

‘이 정도는 알겠지’라는 기대를 버리세요

@katarinakrebs

연인 사이가 오래될수록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보내온 시간만큼 자신을 잘 이해해 줄 거란 믿음 때문이죠. 하지만 이 기대는 자주 어긋납니다. 상대가 “이런건, 말 안 해도 알 줄 알았어”라는 말을 한다면, 이미 서운함이 꽤 쌓여 있는 상태일 겁니다.

실제 연인 관계 연구에서는 이런 암묵적 기대가 커질수록 오해와 정서적 거리감이 커진다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원하는 기준과 요구를 말로 분명히 표현하는 커플일수록 갈등 이후 회복 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였습니다(Campbell et al., 2018;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편해졌다는 건 눈치 게임을 시작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더 솔직하게 말해도 안전하다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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