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인의 작가가 종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한 갤러리현대 전시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 속 결정적 이 작품.

“김 크리스틴 선의 ‘Mind’ 시리즈는 미국 수어(American Sign Language)에서 ‘mind(마음/생각)’ 동작을 포함하는 여러 수어 표현을 시각화한 작업이다. ‘Mind Strong (2)’은 관자놀이를 두드린 뒤, 두 손을 주먹 쥐고 앞으로 밀어 ‘Strong(강함)’을 그려내 ‘완고함’, ‘생각이 굳어 변하지 않는 상태’를 표현한다. 작가는 종이 위에 목탄을 사용하며 화면에 자연스럽게 번짐과 얼룩을 남긴다. 작가는 이러한 ‘지저분함(messiness)’을 ‘시각적 배경음(visual ambient sound)’이라고 표현하며, 갤러리나 레스토랑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배경 소리에 비유한다. 화면에 남은 번짐과 손자국은 작가의 신체적 존재와 제작 과정이 기록된 흔적으로, 작품의 개념적 요소로 이해할 수 있다.”
– 권혜원(갤러리현대 큐레이터)
지금 갤러리현대를 가득 채운 것은 27인의 작가가 종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한 전시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다. 김환기,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 현대미술사의 궤적을 드러내는 이름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장이다. 전시제목 속 ‘가위, 바위, 보’는 종이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을 은유한다. 응축된 사유와 집중의 행위를 상징하는 ‘바위’, 열린 사유와 감정을 담아내는 ‘보’, 해체와 재구성의 실험을 뜻하는 ‘가위’로 나누었다. 작가의 사유와 손을 거쳐 탄생한 종이 작품들 사이, 주목해야 할 작품에 대해 갤러리현대 큐레이터 권혜원이 말했다. 전시는 12/21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갤러리현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