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VUITTON 2026 SS 컬렉션
루이 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2014년 데뷔 쇼를 루브르 박물관 내 쿠르 카레(Cour Carrée)에서 연 이래, 여러 차례 루브르 박물관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이번 2026 SS 시즌에도 역시 루이 비통 컬렉션은 루브르 박물관의 특별한 장소, 앙 보(Pavillon de l’Horloge)를 선택했다. 1615년부터 1643년까지 프랑스를 통치한 왕비 안 드 오트리슈(Anne d’Autriche)의 여름 별장이었던 곳으로, 현재는 2027년 재개장을 목표로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 일반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고풍스러운 금빛 몰딩과 프레스코 천장, 대리석 바닥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은 이미 그 자체로도 감탄을 자아냈는데, 여기에 마리안 데르빌(Marie-Anne Derville)의 큐레이션을 더해 18세기 가구와 아르데코 조각, 현대미술 작품이 공존하는 아파트처럼 근사하게 꾸며 놓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이번 시즌 테마를 ‘친밀함에 대한 예찬(In Praise of Intimacy as an Art de Vivre)’이라 명명하고, 집이라는 사적이고 안전한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으로부터 비롯되는 창의적 순간을 담았다.
쇼는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다. 프랑스 출신의 음악 프로듀서이자 DJ인 탕기 데스타블(Tanguy Destable)의 사운드트랙과 함께,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디스 머스트 비 더 플레이스(This Must Be the Place)’의 가사를 낭송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프닝은 검은 라이닝과 유기적인 곡선이 매력적인 그레이 톤의 캐미솔과 팬츠, 로브가 열었다. 이어 루스 핏의 플로럴 실크 원피스, 엘리자베스 시대 스타일의 뾰족한 칼라를 단 블레이저, 조각 같은 뷔스티에, 크리놀린 벌룬스커트, 실크 터번까지, 마치 여러 시공간의 옷이 함께 들어 있는 옷장을 개방한 것처럼 판타지가 폭발했다. 리넨, 실크, 자카드 등 풍성한 소재가 상상력을 더했고, 화려한 모피에 크리스털을 촘촘히 장식한 핑크색 라운지웨어는 개인적 즐거움을 위해 옷을 입는 것이 진정한 럭셔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액세서리 역시 시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을 이어갔다. 큐비즘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디스크 다발 주얼리, 루이 비통의 트렁크를 닮은 나무 상자 모양의 백, 집 안 어딘가에 늘 있는 담요나 쿠션을 연상케 하는 오버사이즈 니트 백, 고전적인 향수병 모양의 클러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허리에 벨트처럼 묶은 스카프에는 카드를 수납할 수 있는 포켓을 장착했는데, 원마일 웨어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신발은 오랜 시간 힐을 신고 난 뒤 신는 슬리퍼, 일명 니들포인트(Needlepoint) 슬리퍼와 함께 플랫 부츠를 양말과 매치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물었다.
패션을 내면의 안락을 위한 도구로 새롭게 정의한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 자신을 위해 옷 입기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궁극의 사치라는 그의 관점은 완벽한 동의를 이끌어냈다.
- 사진
- Courtesy of Louis Vuitt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