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번엔 영웅이 아닌 악당을 연기한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흥행은 ‘터졌으나’ 국내에서의 호불호는 갈리고 있는데요, 수준 높은 마블 지식을 요하는데다, 몇 겹의 멀티버스가 등장해 엔간한 팬이 아니고서 캐치하기 어려운 유머가 계속해서 튀어나오기 때문이죠. 그런데, 은퇴한 울버린을 다시 스크린 앞으로 끌어 놓은 파격적 결정을 내린 마블이 연이어 ‘충격적’이라 부를만한 소식을 전했는데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장렬하게 사망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 즉,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소환한 것이죠.
단, 이번에 마블이 그에게 맡긴 역할은 MCU 최강 빌런인 ‘닥터 둠’으로 영웅과는 반대 급부에 놓인 캐릭터입니다. 마블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7월 말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무대에서 깜짝 공개됐는데요,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이자 MCU 시대를 천명한 장본인인 제작자 케빈 파이기는 이 자리에서 마블의 대히트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비롯해 마블의 가장 큰 영화 중 네 편을 연출한 조·앤서니 루소 형제 감독의 귀환을 알리면서 향후 두 편의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를 선보일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해당 소식과 함께 진정한 서프라이즈는 녹색 망토와 가면을 착용하고, 우르르 등장한 이들 속에 있었습니다. 가면을 착용한 수십 명 중 한 사람이 가면을 벗었는데, 가면의 주인공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거든요. 현장은 반가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환호성으로 가득했다는 후문입니다.
최근 마블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죠. <앤트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 <더 마블스>의 성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았던 데에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핵심 역할로 캐스팅된 배우 조나단 메이저스가 불미스러운 일로 퇴출당하고, 스티븐 연, 아요 어데버리와 같은 차세대 스타들의 MCU 합류도 무산되는 일이 줄줄이 터졌기 때문인데요.
마블은 구세주가 필요했던 찰나였습니다. 아마도 MCU 개국 공신과 다름없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소환한 명분도 MCU의 붕괴를 막아달라는 ‘미션’이 아니었을까요?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그가 맡게 될 닥터 둠은 토니 스타크처럼 영리하지만, 오만한 캐릭터라고 해요. 마블 코믹스에서는 타노스 못지않은 강력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그려집니다. 아이언맨과 같은 이유로 매력적인 느낌이 드네요.
‘나쁜 남자’였던 아이언맨의 오랜 연인 페퍼 포츠를 연기한 기네스 펠트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MCU 복귀 소식이 담긴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이해가 안 돼요, 이제 악당이에요?”라는 답글을 달아 웃음을 줬다고 하네요. 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블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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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Db, GettyImages, 인스타그램 @robertdowneyjr, @gwynethpalt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