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라 쓰고 ‘퍼포먼스 퀸’이라 읽는다
블랙핑크 리사가 솔로 공연을 선보인다. 몹시 놀라운 건 스테이지다. 리사는 ‘물랭루즈’와 더불어 프랑스의 3대 카바레로 꼽히는 ‘크레이지 호스 파리’와 9월 28일부터 3일간 협업 공연을 가진다. 1951년 전위예술가인 알랭 베르나댕에 의해 해학적 여성 풍자극으로 탄생한 ‘크레이지 호스 파리’는 팝아트의 영향을 받으며 빛과 안무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한층 진화했다.
섹슈얼리티를 전위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카바레 쇼는 이윽고 순수한 욕망이 들끓는 창작자들의 뮤즈가 됐다. 칼 라거펠트, 파코 라반, 엠마뉴엘 웅가로, 크리스찬 루부탱 등 내노라하는 디자이너들이 함께했다. 비욘세가 협업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케이팝 아티스트로서는 놀랍고 이례적인 행보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퍼포먼스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리사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고, 이번에도 쉽게 토를 달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무대를 보여줄 게 확실하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그랬듯이. 이렇게 말이다.
LILI`s FILM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9천만 명을 넘는다. 전 세계 아티스트를 통틀어 1위다. 블랙핑크 멤버들의 개인 유튜브 채널도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중 리사의 채널은 구독자 1천만 명을 돌파했다. K팝 솔로 아티스트로서 최다, 최초 기록이다. 리사의 유튜브 채널이 일으킨 화젯거리는 또 있다. 지금은 게재가 뜸하지만 리사가 ‘LILI`s FILM’ 시리즈로 공개한 댄스 퍼포먼스 영상이 팬들뿐만 아니라 춤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리사는 퍼포먼스 영상마다 힙한 느낌부터 섹시하거나 파워풀한 안무까지 각기 다른 장르와 스타일을 완벽히 선보이며 퍼포먼스 ‘사기캐’임을 재확인시켰다. “박자를 가지고 논다”, “스웨그 자체가 다르다”, “비트 표현이 뛰어나다”, ‘남성 댄서에 밀리지 않는다”, “그냥 멋있다” 보자마자 전문가들이 늘어놓은 찬사가 쏙쏙 이해되고도 남을 정도다.
LISA X KIEL
얼마 전 개최된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블랙핑크는 2관왕을 차지했다. ‘올해의 그룹’과 ‘베스트 안무’ 부문을 수상하며 2년 연속 MTV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품었다. 그중 블랙핑크에게 ‘베스트 안무’ 상을 안겨준 정규 2집의 ‘Pink Venom’에는 이름난 안무가 키엘 투틴(Kiel Tutin)이 참여했다. 그는 블랙핑크의 히트곡들을 비롯해 케이팝 퍼포먼스를 특히 돋보이게 만든 장본인이다.
키엘 투틴과 리사가 함께한 안무 영상을 소개한다. 리사가 데뷔 3년차 때 찍은 것으로 두 댄서는 서로 거울을 비춘 것처럼 딱 맞아 떨어지게 합을 맞췄다. 긴 말이 필요 없다. 버드나무처럼 가늘고 긴 팔다리,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테크닉, 독보적인 스웨그와 여유로움. 리사가 왜 이견 없이 블랙핑크의 메인 댄서로 낙점됐는지 누가 봐도 수긍이 갈 거다.
MONEY
공개 후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솔로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K팝 아티스트 솔로 앨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베스트 케이팝 부문 수상.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앨범 <LALISA>의 기세는 실로 대단했다. ‘LALISA”, ‘MONEY’ 단 2곡으로 마치 도장 깨기라도 하듯 각종 기록을 새로 썼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예를 들면 ‘MONEY’ 퍼포먼스 비디오는 현재 8.9억 뷰를 기록 중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리사의 빼어난 퍼포먼스로 꽉 채웠으며 글로벌 음악 신에서 리사가 독보적인 캐릭터로 발돋움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리사는 혼자서도 번쩍번쩍 세상을 흔들었다.
게 춤 홀릭
1억 뷰. 국내 예능 유튜브 클립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 리사의 춤에서 탄생했다. <아는 형님>에 블랙핑크 멤버들과 출연한 리사의 댄스 영상이 지금까지 무려 1.1억 조회수를 달성했다. 같은 날 <아는 형님>에서 블랙핑크 신곡을 기습 공개한 클립이 5천만 뷰를 기록했으니, 리사의 기록적인 인기를 헤아릴 수 있다. 리사는 가볍게 몸을 풀 듯 크리스 브라운의 ‘City Girls’에 맞춘 댄스로 좌중을 휘어잡은 뒤 손바닥 뒤집듯 분위기를 바꿔 당시 태국에서 핫하다는 ‘게 춤’을 시연해 좌중을 ‘빵’ 터뜨렸다. 아무렇지 않게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리사의 무념무상 애티튜드가 댄스 포인트이자 웃음 버튼. 그럼에도 전혀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은 건 리사이기 때문이다. ‘게 춤 홀릭’이라는 자막이 모든 걸 요약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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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lalalalisa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