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 아이코닉 워치, ‘옥토(Octo)’

이예지

불가리가 ‘옥토(Octo)’의 새 지평을 소개하기 위해 더블유를 럭셔리 호텔로 초대했다.

불가리(Bulgari)가 ‘워치스 앤 원더스 2023(Watches and Wonders 2023)’이 열리고 있는 제네바 도심의 럭셔리 호텔로 더블유를 초대한 이유. 불가리 워치메이킹 역사상 최고의 성공작이자 21세기 아이코닉 워치로 거듭난 팔각형 모양의 시계 ‘옥토(Octo)’의 새 지평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21세기 아이콘으로 거듭난 옥토의 정수만 담은 옥토 로마 시리즈. 옥토 로마 중 크로노그래프 워치는 처음 선보인다.

러버 스트랩도 제공하는 옥토 로마 오토매틱. 남성용 데일리 워치로 손색없다.

파인 주얼러로 시작해 워치메이킹 역사의 한 축을 장식하는 브랜드로 우뚝 선 불가리. 지난해 시계 분야의 오스카로 불리는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에서 시계, 주얼리 두 부문의 오대시티 상(Audacity Prize)을 수상한 불가리의 행보는 이제 워치 업계의 나침반이 됐다. 그리고 3월 말, 제네바 불가리의 쇼룸에서 기대를 품고 마주한 것은 ‘옥토 로마(Octo Roma)’였다. 지난 1월에 열린 LVMH 워치 위크에서 여성용 하이 주얼리 워치를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옥토 로마에 집중한 남성용 워치 다수가 발표됐다.

숫자 8을 뜻하는 옥토, 팔각형과 원형이 조화를 이루는 옥토의 케이스는 이탈리아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과 바실리카 막센티우스의 터널 같은 고대 로마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옥토의 탄생에 영향을 미친 20세기 최고의 시계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Gerald Genta)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는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 IWC의 인제니어 등 20세기 손목시계 역사의 걸출한 히트작을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2000년 불가리는 제랄드 젠타 회사를 인수하며 시계 아이콘의 역사를 이어가는 한편 새로운 시계 역사를 쓰게 되는데, 그 가교 역으로 2012년 옥토가 탄생했다.

팔각형 워치 옥토는 탄생 이후 세계 신기록을 8개나 갈아치웠다. 2014년 가장 얇은 투르비용 매뉴얼 시계로 시작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까지, 거의 매년 울트라 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거둔 옥토의 기념비적 행보는 불가리를 단숨에 스위스 시계업계가 주목하는 파인 워치메이커로 도약시켰다. 그리고 올해 옥토는 신기록을 경신하는 대신 옥토 로마의 오토 매틱과 크로노그래프 같은 대중적인 모델과 불가리의 오트 오를로제리 노하우를 보여줄 수 있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선보이며 아이콘으로서의 옥토를 더욱 강조한다.

옥토 로마 오토매틱은 블루, 블랙, 앤트러사이트 3가지 컬러 다이얼,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는 블루, 블랙 2가지 컬러 다이얼로 선보인다.

스포티와 모더니티의 만남, 옥토 로마 오토매틱 & 크로노그래프

우선 옥토 로마 오토매틱 신제품은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블루, 화이트, 앤트러사이트 3가지 컬러 다이얼 구성으로 선보인다. 세 모델 공통적으로 스틸 케이스에 직경은 41mm, 두께는 9.15mm로 기존 옥토 로마 모델의 현행을 이어간다. 하나 달라진 점은 다이얼 전체에 작은 피라미드 형태의 클루 드 파리(Clous de Paris) 기요셰 패턴을 더해 입체적이고 풍성한 인상을 더한 점, 화이트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야간에도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하고, 방수 기능을 50m에서 100m로 끌어올려 활동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더욱 강조한 점이다. 무브먼트는 이전과 동일하게 42시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한 인하우스 칼리버 BVL 191을 탑재했으며,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을 통해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시계를 구매할 경우 기본 스틸 브레이슬릿 외에 도구 없이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인터체인 저블 시스템을 적용한 러버 스트랩을 함께 제공해 착용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옥토 로마 라인에서 처음 선보이는 크로노그래프 제품은 남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크로노그래프를 론칭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에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BVL 399가 탑재되는데, 주목할 점은 르상티에(Le Sentier) 불가리 매뉴팩처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해결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라는 것이다. 스틸 케이스의 직경은 42mm, 두께는 12.4mm로 크로노그래프 모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콤팩트한 사이즈다. 간결한 디스플레이는 안정적이고 명확한 가독성을 보장하고, 오토매틱 모델과 동일하게 세라믹 인서트 크라운과 함께 100m 방수 기능, 스트랩의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제공한다. 확실히 스포티함을 강조한 기능과 디자인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현대 남성을 위해 설계된 워치임을 알 수 있다.

제네바 도심의 럭셔리 호텔 프레지던트 윌슨에서
쇼케이스를 설치하고 신제품을 선보인 불가리.

옥토 로마의 최고급 사양 오트 오를로제리 워치들

대중적인 컴플리케이션 다음으로는 최고급 오트 오를로제리 사양을 갖춘 네 피스를 소개한다. 옥토 로마 프레셔스 나투랄리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연의 고귀함에서 영감을 얻었다. 오픈워크 구조의 다이얼 및 하부 플레이트에 사용한 특별한 소재 타이거아이(Tiger’s eye)가 가장 눈에 띄는데, 12개 인덱스에 0.1mm 두께로 얇게 커팅해 부착하는 공정은 자칫 스톤이 깨질 수 있어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번 신작 중 유일하게 여성용 워치인 옥토 로마 투르비용 뤼미에르는 로즈 골드 케이스 전체에 다이아몬드를 풀 파베 세팅했고, 로즈 골드 크라운 중앙에는 카보숑 컷 루비를,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톱 브리지 테두리에는 아워 마크를 대신하는 9개의 루비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두 워치 모두 하이 워치메이킹과 결합된 메티에 다르 기술, 화려한 젬세팅 노하우를 보여준다.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빠삐용 투르비용과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투르비용 사파이어는 불가리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개성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인데, 올해는 블랙 BLC 처리한 티타늄 케이스에 비비드 그린 컬러를 사용해 오트 오를로제리에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해석을 적용했다. 다이얼 중앙의 투르비용과 선명한 그린 컬러의 반원 디스플레이가 강렬하고 경쾌하다.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투르비용 사파이어는 무브먼트를 100% 스켈레톤 처리했는데 사파이어 앞면, 뒷면, 미들로 구성된 케이스 덕분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비주얼을 구현한다. 특히 3시 방향의 푸시버튼은 시간 설정 및 무브먼트 와인딩 2가지 기능을 갖춰 더욱 특별한 워치메이킹 경험을 제시한다.

쌓인 불가리 매뉴팩처 드 오트 오를로제리의 전경. 워치메이킹의 요람이라 불리는 르 상티에 마을에 들어서있다.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의 요람:

르상티에 마을에 자리한 불가리 매뉴팩처 드 오트 오를로제리에 가다.

워치스 앤 원더스 기간에 하루 짬을 내어 스위스 르상티에 마을에 자리한 불가리 매뉴팩처 드 오트 오를로제리로 향했다. 제네바 시내 혼느가에 위치한 불가리 부티크 앞에 집결해 차로 달려 1시간. 설원과 농장이 연달아 나타나는 쥐라산맥의 험한 산길을 달리다 보면 발레드주(Vallee de Joux) 계곡이 펼쳐진다. 이 산맥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 르상티에(Le Sentier)에 들어서면 우리가 아는 유명 시계 제조사들의 간판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이 바로 근 두 세기에 걸쳐 우수한 시계 장인들이 탄생하고 역사를 쓴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심장부다. 발레드주 지역이 시계 마을이 된 것은 14세기 프랑스의 종교 박해를 피해 산자락으로 모여든 주민들이 농번기가 끝난 후 길고 혹독한 겨울 동안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시계 수리 및 제조를 제2의 업으로 삼으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유명 워치메이커의 가문이 공방의 기원이 된 일화가 많은데, 이태리 유전자와 스위스 기술력이 결합한 불가리는 경우가 좀 다르다. 그리스 은세공업자 출신인 창립자가 1879년 로마에 정착한 후 국제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1980년대 초 ‘Bulgari Time’을 스위스 뉴샤텔에 설립했고, 2000년 제랄드 젠타, 다니엘 로스 등 저명한 워치 브랜드와 고급 워치를 생산하는 매뉴팩처를 인수하면서 발레드주에 뿌리내린 것이다. 불가리 오를로제리는 25년 전 야심 차게 수직적인 통합을 시도했고, 그 결과 스위스 뉴샤텔(Neuchâtel) 본사와 더불어 세뉴레지에(Saignelégier)에 워치메이킹 매뉴팩처를, 르상티에(Le Sentier)와 발레드주(Vallée de Joux)에 오트 오를로제리 무브먼트 매뉴팩처를 보유하기에 이른다. 현재는 약 400명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이번에 방문한 르상티에의 불가리 매뉴팩처 드 오트 오를로제리(Bulgari Manufacture de Haute Horlogerie)의 첫인상은 소박하나 단정함을 갖춘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현재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연구 개발부터 최종 조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품을 인하우스에서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불가리가 제공하는 하늘색 가운을 입고 처음 방문한 곳은 테크니컬 오피스. 수뇌부 뉴사텔이 연구한 소비자 니즈 및 트렌드에 따라 내린 오더를 디자인하고, 3D 프린터로 만든 무브먼트의 프로토타입을 통해 오차를 줄이고 완벽을 기하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 케이스와 부품의 형태를 다듬는 머시닝(Machining)이 진행된다. 고도로 정교한 바 터닝 머신을 비롯해 CNC(Com-puter Numerically Controlled) 기계, 방전 가공(Electro-erosion)을 활용해 마이크로미터 수준(0.001mm)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플레이트와 브리지, 피니언 기어, 캠과 플랫 스프링을 생산하고, 그 이후 부품을 수작업으로 세심하게 베벨링(beveling) 및 데커레이션을 한 후 다양한 조립 워크숍으로 전달한다. 정교한 가공 기술과 노하우는 파인 워치메이킹에 있어 당연한 것이겠지만, 숙련된 직원들의 솜씨를 직접 목격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무브먼트를 조립하는 어셈블리 룸으로 이동했는데, 첫 번째 워크숍은 클래식한 무브먼트를 주로 작업하는 곳이었다. 불가리는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두께 2.23mm에 불과한 BVL 138 칼리버는 컬렉션 중 3번째 세계 신기록을 기록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Octo Finissimo Automatic)에 동력을 제공하며,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 GMT BVL 318 칼리버는 컬렉션에서 5번째 세계 신기록을 세운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Octo Finissimo Chronograph GMT)를 비롯한 여러 모델에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이 워크숍에서는 BVL 257 월드 타이머 칼리버와 이번 노벨티인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에 적용되는 새로운 셀프와인딩 인하우스 BVL 399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의 무브먼트 일부도 제작하고 있다고. 독특한 점은 모든 제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1인 체제로 담당하는데, 워치메이커의 작업 상황이 한 모니터에 중계되어 완성 속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1200개 부품이 조립되는 어마어마한 그랑 소네리 무브먼트의 내부.

1명의 장인이 무브먼트의 조립 후 케이싱 작업까지 책임지고 완성한다.

시끄러운 기계가 돌아가고, 어셈블리 룸을 이동할 때만 해도 생활 소음이 있었지만, 정적이 흐르는 다음 공간에 들어서자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오트 오를로제리를 만날 수 있겠거니 예상했다. 퍼페추얼 캘린더와 투르비용 등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워치메이커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22 x 18mm 사이즈로 옥토 모델 및 세르펜티 세두토리에 탑재되는 해당 카테고리 내 가장 작은 무브먼트인 BVL 칼리버 150, 지름 12.30mm, 1.3g의 무게로 궁극의 미니어처화를 대변하며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에 탑재되는 피콜리씨모(Piccolissimo)라 이름 붙인 BVL 칼리버 100이 이곳에서 제작된다. 또 뉴 노벨티로 제네바에서 살펴본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빠삐용 투르비용의 BVL 348을 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시계는 불가리 매뉴팩처 드 오트 오를로제리가 온전히 디자인, 개발, 제작한 BVL 348 칼리버를 탑재하는데, 워치메이킹 기술에 있어 가장 복잡한 형태의 메커니컬 구조인 센트럴 투르비용이 디스플레이를 극대화하고, 플라잉 투르비용으로 아버(arbor)의 양쪽 끝 중 하나에만 베이스가 고정되어 있는데, 오직 소수의 시계 브랜드만이 이러한 극도로 정교한 기술을 마스터한 상태라고. 현대에 생산되는 기계적으로 가장 복잡하고 극도로 정교한, 브랜드의 위상을 보여주는 시계들이 바로 이 공간 안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대망의 그랑 소네리를 만날 수 있는 차이밍 워크숍에 도달했다. 워치 인더스트리에서 가장 희소성을 지닌 컴플리케이션인 스트라이킹 워치 제작이기 때문에 매뉴팩처 내 최고로 숙련된 소수의 워치메이커가 제작을 도맡는다. 네 명의 워치메이커가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Octo Finissimo Minute Repeater, 2개의 해머)와 옥토 로마 카리용 투르비용(Octo Roma Carillon Tourbillon, 3개의 해머), 옥토 로마 그랑 소네리 퍼페추얼 캘린더(Octo Roma Grande Sonnerie Perpetual Calendar, 4개의 해머) 등 특별한 타임피스를 조립하는데, 프로젝터 장비까지 갖춰져 있고 현미경으로 확대된 제품, 무브먼트의 이미지를 보면서 해당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작동 원리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200개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부품을 담은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이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조립이 끝난다고 해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사운드 테스트를 거치는데, 불가리가 여러 조직과 협업해 세운 기준에 걸맞은 소리가 나지 않으면 재조립 과정을 거친다. 맑은 소리를 내기 가장 적합한 스틸 소재를 사용하며 각각의 워치메이커는 탁월한 완성도를 위해 자신에게 할애된 시계를 최종 단계인 케이싱 작업까지 책임지고 작업한다. 이 과정은 최장 6개월까지도 소요될 수 있는데, 간단한 일반 시계를 조립하는 데 2시간, 보통 컴플리케이션을 조립하는 데 2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정밀한 대장정의 길인지 알 수 있다.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 여성용 워치에 쓰이는 BVL 칼리버 150을 조립하는 모습. 해당 카테고리 내 가장 작은 무브먼트로 사이즈는 22 x 18mm에 불과하다.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 여성용 워치에 쓰이는 BVL 칼리버 150을 조립하는 모습. 해당 카테고리 내 가장 작은 무브먼트로 사이즈는 22 x 18mm에 불과하다.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 여성용 워치에 쓰이는 BVL 칼리버 150을 조립하는 모습. 해당 카테고리 내 가장 작은 무브먼트로 사이즈는 22 x 18mm에 불과하다.

디바스 드림 뚜르비용 뤼미에르에 쓰일 부품을 장인이 수작업으로 피니싱하는 모습. 고급 컴플리케이션의 미감을 위해 섬세한 피니싱 작업은 필수다

디바스 드림 뚜르비용 뤼미에르에 쓰일 부품을 장인이 수작업으로 피니싱하는 모습. 고급 컴플리케이션의 미감을 위해 섬세한 피니싱 작업은 필수다

불가리의 모든 공방을 다 둘러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불가리 매뉴팩처의 풍부한 노하우와 세심한 기술력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만나는 불가리 워치는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정교한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고가 금액이 괜히 탄생하는 게 아닌 것. 모든 모델은 혁신과 전통적인 장인정신에 대한 브랜드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탈리아 주얼리 하우스와 스위스 기술력이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다른 브랜드와 전혀 다른 독보적인 방식으로 하이 주얼리와 오트 오를로제리를 결합하는 곳. 불가리의 전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스위스 발레드주의 심부에서 계속되는 현재진행형이다.

아름답게 마감된 뚜르비용 뤼미에르. 밖에서 보이지 않는 부품도 장식적인 마감 처리를 거친다.

멈추지 않는 거인
태그호이어 CEO를 거쳐 2013년 LVMH 그룹에 의해 불가리 CEO로 임명된 장 크리스토프 바뱅 (Jean-Christophe Babin)은 2014년부터 울트라 씬 부문 세계 신기록을 8년 연속 경신하며 멈추지 않는 도전을 계속해왔다. 지금의 불가리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열망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와 대화를 나눴다.

<W Korea> 지난해 경사였다. 불가리가 2022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의 두 부문이나 차지한 것 말이다. 이번에는 남성용 옥토 로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 이유는?

장 크리스토프 바뱅 옥토 컬렉션은 팔각형 디자인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옥토 로마는 보다 넉넉한 케이스로 컴플리케이션을 호스트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스톤 세팅으로 주얼러의 표현까지 허용한다. 반면 옥토 피니씨모는 디자인에 대한 건축학적 접근 방식과 진보된 접근 방식을 지닌 타협하지 않는 시계다. 옥토 피니씨모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시계 전문 기술의 전통을 재창조했다면, 이번 옥토 로마는 퍼페추얼 캘린더가 포함된 그랑 소네리와 같은 아름답고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을 자랑함으로써 옥토의 다른 계보를 보여준다. 현재 옥토는 21세기 첫 번째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옥토의 강력한 정체성을 로마 스타일에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중적인 컴플리케이션 옥토 로마 오토매틱뿐만 아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가 처음 옥토 로마에 포함되었다. 신작의 디자인은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도시 남성을 위한 시계라는 인상이 강해졌다.

우리는 새로운 오토 및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찾는 더 넓은 범위의 고객에게 어필할 만한 시계를 만들고 싶었다. 메탈 브레이슬릿, 러버, 앨리게이터 스트랩의 교체가 쉬워 쉽게 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고, 100m 방수로 레저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또, 불가리를 차별화하는 것 중 하나는 자체 무브먼트를 사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복잡한 마감 처리를 포함하여 시계의 품질과 디자인을 더 잘 제어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주얼러 하우스의 유산과 스위스 워치메이킹 기술의 결합을 보여주는 옥토 로마 하이엔드 워치 중 가장 기술력을 요한 것은 무엇이었나?

최고의 정밀함과 세심하게 수작업으로 제작된 타이거아이 버전의 옥토 로마 프레셔스 나투랄리아는 진정한 걸작이다. 컬렉션 이전 모델인 블랙 오닉스, 라피스라줄리, 말라카이트 버전과 마찬가지로 타이거아이 버전은 최고급 원석을 일일이 손으로 자르고 연마하여 세심하게 제작하는 데 몇 달이 걸린다. 특히 케이스와 무브먼트 내부에 얇은 스톤을 아워 마커로 사용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팬데믹이 진정된 이후, 많은 것들이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이는 불가리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판매가 강세였지만, 고객이 보다 몰입감 있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추구함에 따라 매장 내 판매로 전환하는 것을 목격했다. 특히 시계는 고객이 손목에 어떻게 맞고 느껴지는지 확인하길 원하니까. 그러나 디지털의 편리한 근접성은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진실한 유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디지털 경험에 대한 혁신과 투자도 계속해갈 것이다.

불가리 앰배서더로 블랙핑크 리사가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에 그녀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리미티드 컬렉션도 출시되었고. 그녀에게 기대하는 바는?

블랙핑크 리사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협업 리미티드 에디션의 성공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그녀가 패션 및 뷰티 아이콘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서 그녀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녀와 불가리의 파트너십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우리 제품에 대한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였다.

럭셔리 산업에서 시작하는, 혹은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전문가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이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어떤 자질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나?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항상 탁월함을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명품 산업은 경쟁이 치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분야로, 성공을 위해서는 헌신, 근면, 탁월함이 필수 요소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적응하고 기꺼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에 개방적이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계산된 위험 또한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우리는 젊은 재능을 개발하고 선조의 공예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특정 사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불가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

2023년은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 컬렉션을 기념하는 해로, 이정표를 위해 흥미로운 계획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디자인, 탁월한 품질 및 최고의 장인정신에 대한 헌신을 반영하는 새로운 컬렉션과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장을 리딩하는 브랜드의 CEO로서 럭셔리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럭셔리 산업의 미래는 지속 가능성, 디지털화, 개인화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이미 지속 가능성을 향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나아가 점점 더 많은 고객이 영감과 정보를 얻기 위해 온라인 쇼핑과 소셜미디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화는 업계의 중요한 화두이다. 작년에 우리의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워치에 탑재한 QR 코드를 통해 메타버스 세계에 뛰어든 것은 추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최고의 개념이다. 또 소비자들이 독특하고 맞춤화된 경험을 추구함에 따라 개인화는 계속해서 핵심 트렌드가 될 것이다. 불가리는 시대를 앞서가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발전하고 있다. 연구, 디자인 모든 면에서 경계를 끝없이 확장해갈 것이다.

옥토 로마 오토매틱

한줄평

캐주얼, 스포티 콘셉트를 강화한 옥토의 정수.

얼굴평

스틸 케이스, 직경 44mm, 두께 9.15mm, 100m 방수, 클루 드 파리 기요세 패턴의 블루, 앤트러사이트, 화이트 다이얼, 슈퍼루미노바 코팅한 바늘과 인덱스.

무브먼트

기계식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BVL 191, 42시간 파워리저브.

기타평

스틸 브레이슬릿 기본, 러버 스트랩 제공하는 손쉬운 인터체인저블 시스템.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

한줄평

옥토 로마와 크로노그래프의 시크한 첫 만남.

얼굴평

스틸 케이스, 직경 42mm, 두께 12.4mm, 100m 방수, 클루 드 파리 기요세 패턴의 블루, 블랙 다이얼, 슈퍼루미노바 코팅한 바늘과 인덱스.

무브먼트

기계식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BVL 399, 42시간 파워리저브.

기타평

스틸 브레이슬릿 기본, 러버 스트랩 제공하는 손쉬운 인터체인저블 시스템.

옥토 로마 프레셔스 나투랄리아

한줄평

호랑이 힘이 솟아나!

얼굴평

새틴 브러시드 로즈 골드 케이스, 직경 44mm, 두께 11.35mm, 50m 방수.

무브먼트.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매뉴얼 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BVL 206. 64시간 파워리저브.

기타평

타이거아이 소재를 0.1mm로 얇게 커팅한 불가리의 놀라운 기술력.

옥토 로마 투르비용 뤼미에르

한줄평

스켈레톤에 젬스톤이 화려하게 세팅된 여배우의 양면 같은 얼굴.

얼굴평

로즈 골드 케이스에 267개 다이아몬드, 베젤에 48개 다이아몬드를 세팅, 직경 38mm, 30m 방수.

무브먼트

투르비용을 탑재한 매뉴얼 와인딩 스켈레톤 칼리버 BVL 208.

기타평

케이스 전체와 스켈레톤 무브먼트에 세팅된 젬스톤이 구현한 빛의 향연.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빠삐용 투르비용

좌측

한줄평

블랙 세라믹과 비비드 그린의 네오한 조합.

얼굴평

블랙 DLC 처리한 44mm 티타늄 케이스, 두께 11.9mm, 5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BVL 348, 센트럴 플라잉 투르비용, ‘버터플라이’ 미닛 디스플레이와 점핑아워. 60시간 파워리저브.

기타평

젠타의 유산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한 하이엔드형 점핑아워 워치.

옥토 로마 스트라이킹 투르비용 사파이어

한줄평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투르비용의 멋진 공중제비.

얼굴평

44mm 티타늄 케이스, 두께 11.65mm, 사파이어 글라스 미들 케이스, 50m 방수.

무브먼트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매뉴얼 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BVL 206. 64시간 파워리저브.

기타평

100% 스켈레톤 처리된 무브먼트의날렵한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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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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