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콜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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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CFDA의 어워드 수상자로 이름을 알리고 바로 그다음 해 뉴욕 베이스 브랜드 NAYON(나연)을 론칭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디자이너 김나연. 그녀가 서울을 찾았다. 신인 디자이너 같지 않은 의연함, 탄탄한 기본기가 없다면 불가능할 섬세함이 깃든 첫 번째 데뷔작과 함께.

<W Korea> 본인과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나연 뉴욕 베이스 브랜드 NAYON의 디자이너 김나연이다.

브랜드의 시작이 궁금하다.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자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좇다 보니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고, 패션 디자인이 나의 길이라는 믿음은 점차 확고해졌다.

이름을 처음 알린 건 CFDA의 ‘Design Scholar Awards’ 수상 이후일 것 같다. 2021년 수상 후 2022년 브랜드를 설립하고, 곧바로 컬렉션을 선보이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당신을 달려오게 만든 원동력은?

나에게 좋은 하루란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과하게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 덕분인지 감사하게도 미국패션디자인협회(CFDA) 어워드에서 수상했고, 그 성취는 나만의 비전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한 브랜드의 베이스는 많은 걸 말해주기도 한다. 뉴욕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디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 숱한 시행착오와 원대한 결심을 품게 한 곳, 그리고 많은 영감을 받은 곳이 뉴욕이다. 그렇게 뉴욕은 NAYON의 뿌리이자 마더랜드다.

이번 2023 S/S 프레젠테이션 역시 뉴욕과 서울 두 곳에서 진행한다고.

그렇다. 두 도시를 오가며 브랜드를 성장시킬 예정이다. 디자인 구상 등 추상적인 작업은 주로 뉴욕에서, 서울에서는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이번 컬렉션을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자면?

결, 시작, 연결성.

최근 서울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의 인비테이션을 흥미롭게 봤다. 머리카락의 결을 포착한 이미지와 빗을 동봉했는데, 어떤 뜻이 담겼나?

이번 컬렉션은 ‘결’에 대한 탐구로 시작했다. 여러 가닥이 모여 하나의 결이 되듯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생명체가 각각 자기만의 결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 감흥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NAYON의 또 다른 영감 중 하나는 남성과 여성의 몸이다. 젠더리스, 젠더 프리, 젠더 플루이드, 젠더 뉴트럴 등 성의 경계를 일컫는 단어가 아주 다양한데, 나연의 시선은 어떤 개념에 가깝나?

젠더 뉴트럴. 모두를 위한 옷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테면, 남성이 치마를 입는다는 것에 중심을 두지 않고 본인의 취향에 따라 무엇이든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둔다.

컬렉션에 깃든 세심한 감각이 인상적이다.

알아봐줘서 고맙다. 첫 번째 컬렉션인 만큼 NAYON만의 디자인 언어를 구축하고자 했다. 기하학적인 형태감, 미니멀한 실루엣은 기본이고 직접 프린팅을 고안하거나 단추를 제작하는 등 디테일에 신경 썼다. 이런 디테일들이 모여 브랜드를 상징하는 큰 흐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구태의연한 이야기지만, SNS를 통해 알 수 있듯 수많은 신생 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는 지금이다. 어떤 이들은 피로하다고 말하기도, 또 다른 이들은 쉽고 가벼운 패션을 즐기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데뷔작을 선보인 신인인 만큼 옷에 갖는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할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단기, 장기 목표가 궁금하다.

가장 단기적인 목표로는 많은 사람이 컬렉션을 직접 보도록 하는 것. 장기적으로는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NAYON의 이름으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것. 단, 디자이너의 역할에 집중하면서 말이다. 많은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자기 역할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패션 에디터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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