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로샤 2023 SS 컬렉션
9월 18일 일요일, 아일랜드 태생의 디자이너 시몬 로샤의 2023 SS 컬렉션이 열렸다. 컬렉션의 베뉴는 ‘올드 베일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중앙형사재판소(The Old Bailey, the Central Criminal Court of England and Wales). 근엄한 분위기 속에서 여왕, 신사, 군인, 신부, 거리의 청년 등 지극히 영국적인 요소들이 시몬 로샤의 컬렉션 안에서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해체되고 재구성되었다.
오프닝을 장식한 룩은 2023 SS 시몬 로샤 컬렉션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대변했다. 오버 사이즈 보머 재킷에 영국의 클래식한 꽃벽지 무늬를 넣고, 우아한 시폰 드레스에는 파일럿의 안전장치인 하네스가 치렁치렁 늘어져 있었던 것. 이후에도 보머 재킷을 입은 모델에게 신부의 베일을 연상케 하는 티어드 디테일의 헤드 기어를 씌우거나, 보머 재킷을 베이비돌 드레스처럼 로맨틱하게 변형하거나, 뷔스티에와 밀리터리 카고팬츠를 믹스 매치했다. 런던 패션위크에서 이처럼 영국 전통의 스타일을 믹스하는 디자이너는 많지만 시몬 로샤만큼 아름다운 결과물을 내어놓는 이는 없다! 또한 시몬 로샤는 이번 시즌 브랜드 최초의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레이스, 진주, 러플 등 통념상 여성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요소를 남성복에도 아낌없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블랙 슈트를 입은 남성 모델에게도 티어드 베일을 씌웠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하루 전날에 열린 시몬 로샤 컬렉션은 평소보다 유독 블랙 & 화이트가 많았다. 피날레의 47번째 룩은 거대하고 장엄한 화이트 튤 베일과 드레스로 추모 분위기와도 잘 부합하는 것이었다. 피날레 인사를 건너는 디자이너 시몬 로샤는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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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Simone Ro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