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와 지드래곤을 사로잡은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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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과 가장 연관 깊은 주얼리. 그릴즈와 체인 주얼리를 만드는 다비드 아발론(David Avln)의 신예권 대표를 만났다. 독보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블랙핑크 리사와 지드래곤을 사로잡기까지 자신의 치아에 400개의 그릴즈를 맞출 정도로 집념을 보인 그와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W Korea>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신예권 다비드 아발론의 8년 차 주얼리 디자이너 다비드, 신예권이다. 3남 1녀 중 셋째다(웃음).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구글링을 하던 중 에이셉 라키의 사진을 통해 그릴즈를 처음 알게 됐다. 보는 순간 ‘이거다’ 싶은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했고 힙합 음악을 좋아했기에, 힙합 주얼리를 직접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접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게 됐다.

다비드 왕관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적인 주얼리 시리즈.

다비드 아발론과 스핏 그릴즈&주얼리로 나뉜다고. 우선 ‘다비드 아발론(David Avln)’ 이름에 얽힌 유래를 알려줄 수 있나?
다비드는 성경에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에서 따왔고, 내 닉네임이다. 아발론은 나전칠기의 주재료가 전복인데 영어로 Abalone이고, 한국적인 소재의 성격을 주얼리에 녹여 네이밍을 다비드 아발론으로 만들게 됐다. 다비드 아발론은 하이주얼리를, 스핏 그릴즈&주얼리는 커스텀 주얼리를 지향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릴즈는 치아를 본떠 만들기에 제작 과정이 까다롭고 착용자의 개성이 반영되는 주얼리니까, 사명감이 남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생체적인 면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질문처럼 개인의 개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며,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아이템이라 생각 외로 변수가 많다. 그것을 극복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내 정서가 아직은 그릴즈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는 측면도 있다. 그런 분위기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독학으로 시작했다고.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처음 그릴즈를 접한 2014년, 그릴즈란 정말 생소함 그 자체였다. 정보도 없고 소비층도 없고 공급층도 없었다. 완성도 있는 그릴즈를 만들기로 다짐한 계기도 뚜렷했다. 처음 내가 만든 그릴즈를 낀 래퍼는 그릴즈를 착용하고서는 랩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릴즈는 얇을수록 발음하기 좋다). 당시 내 스승은 존경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은 맞지만, 그의 작업이 상품적 가치가 없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독학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최고의 기술을 연마했다고 자부한다.

지디를 위해 제작한 그릴즈.

지디를 위해 제작한 그릴즈.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했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블랙핑크 리사와 지디와의 작업 과정을 궁금해할 것 같다.
처음에 더 블랙 레이블의 아티스트들과 커스텀 작업을 다수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 이름이 알려졌다. 리사는 힙합 문화를 좋아하는 공통점 덕분에 수월하게 작업했던 듯하다. 대형 아티스트와 작업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팀원들과 전투를 치르듯이 팀워크를 하는데 정말 어벤져스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다. 각자 파트가 세분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어떠한 작업도 자신이 있다.

또 작업해보고 싶은 인물은?
그릴즈 세계로 입문하게 해준 에이셉 라키의 연락을 가장 소망한다. 또, 할리우드 신에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셀럽을 제외한 당신의 고객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 같은 것이 형성되면서 이런저런 의뢰가 온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특히 소름 돋을 정도로 나와 공통점이 많은 교포 손님을 접한 적이 있다. 나와 이름이 같고(David), 생일, 문신의 위치, 아버지 직업(목사)까지 같은 사람이었다. 너무 잘 통했고 먼저 같이 살자고 제안했을 정도다. 자연스럽게 같이 일하게 되었고, 해외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최근 <뉴욕 타임스>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

블랙핑크 리사의 목걸이.

최근 당신이 가장 영감을 받은 것은 무엇인가?
최근 지인이 구매한 까르띠에 저스트 앵 끌루 팔찌를 실물로 처음 보았다. 평소 큰 관심이 없었지만, 실물을 접한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혁신적인 디자인, 착용감을 위한 합금 방식, 스톤 파베 세팅, 피니싱 등 모든 부분에서 게임 체인저였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았다. 그간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온 나이기에 약간 자존심이 상했지만, 앞으로 다비드 아발론이 하이주얼리 브랜드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 까르띠에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아무래도 주얼리 제작은 예산이 큰 비중일 테니까. 어떤 작업을 해보고 싶나?
최근 팀원들과 유색 보석을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유색 보석의 세계는 정말 미지의 세계이고 그렇기에 더 매력적이다. 보석에서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것은 중량인데, 희귀한 사이즈의 보석을 접하고 그것들로 세상에 하나뿐인 하이주얼리를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이 있다.

래퍼 비와이가 당신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언급한 부분을 봤다. 당신의 목표는?
국내에 하이주얼리를 제작하는 완벽한 인하우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정상급 주얼리 기업이 되는 것, 그리고 글로벌 주얼러를 배출해내는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 그것이 내 목표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사진
BOOBA(PORTRAIT), DAVID AV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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