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 2022 F/W 컬렉션.
펜디의 아이코닉한 바게트 백 25주년을 우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를 비롯하여 Y2K 시절 패셔니스타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이었던 펜디 바게트 백이 25주년을 맞아 자수, 가죽, 밍크 등의 버전으로 재해석됐다. 액세서리 뿐 아니라 컬렉션 전반에 Y2K 시절의 감성이 가득했다. 시스루 시폰 소재의 슬립 드레스와 블라우스를 레이어링하고 머리를 옆으로 넘겨 크리스털 삔을 꼽고 이니셜 목걸이를 한 모델은 ‘그 때 그 시절’의 전형이었다. 이토록 ‘소프트’한 것에 ‘하드’한 소재 – 데님, 가죽, 트위드 – 를 더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절제된 테일러링 수트에서는 LVMH 그룹 내 디올 옴므의 아트 디렉터도 겸하고 있는 킴 존스의 정체성이 느껴지기도(킴 존스는 2018년 3월 디옴 옴므, 2020년 9월 펜디 여성복에 합류하여 겸직하고 있다). 또한 하드한 것과 소프트한 것 사이에서 뷔스티에와 캐시미어 장갑이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도 눈여겨보시라!
이번 컬렉션은 과거, 2000 S/S 펜디 컬렉션을 레퍼런스로 활용했다. 킴 존스는 이런 영감이 펜디 가문의 3대손이자 펜디의 아티스트 디렉터인 실비아 벤추리니와 그녀의 딸 델피나 델레트레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펜디 로마 사무실에서 만난 델피나가 엄마의 옷장에서 꺼난 1986년 펜디 블라우스를 입고 온 것을 보고 펜디의 아카이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펜디의 4대손이자 상속녀이자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대중들에게도 인플루언서로 각인되어 있는 델피나 델레트레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더욱 강력해질 예감.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사진
- Courtesy of Fen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