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 2022 S/S 컬렉션.
로에베는 ‘뉴노멀’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게 세팅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의 미학을 새롭게 정의하는 작업을 했다. 2022 S/S 로에베 컬렉션은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실험적 선언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폰토르모(Jacopo da Pontormo)을 탐구했다. 폰토르모는 초창기에는 ‘르네상스’ 양식을 토대로 작업을 하다가 점차 ‘매너리즘’ 양식을 추구하여 산만하고 왜곡된 구성과 형태, 밝은 컬러가 특징인 작품을 남겼다. 이에 영감을 받은 로에베 컬렉션은 의도적으로 ‘뒤틀고 왜곡하는 기법’을 시도하여 드레이핑, 구조, 컬러의 개념을 재창조했다. 처음 등장한 3벌의 블랙 튜브 드레스는 어깨, 배, 엉덩이 부분에 금속성 구조물을 적용하여 신체 모양을 왜곡했다. 오프닝부터 흐르는 묘하고 이상한 긴장감! 이후 등장한 모든 아이템은 일상적인 패션의 관념을 전복하는 것이었다. 트렌치 코트는 거꾸로 뒤집어 입었고, 레깅스 팬츠는 무릎 부분에 용도가 불분명한 볼륨과 커팅을 더했으며, 데님은 조각을 하듯이 해체하고 재조합했다. 또한 저지 소재의 탑과 드레스는 가슴 부분에 레진 소재로 만든 투명 토르소를 덧대었다. 하이힐 샌들의 힐은 비누, 양초, 달걀, 장미 등 깨질 것 같은 연약한 사물의 형태로 만드는 ‘오브제 트루베(object trouve, *마르셀 뒤샹처럼 일상적 오프제를 새로운 예술적 시선으로 제시하는 것)’ 기법을 적용했다.
스페인의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 답게 액세서리는 곳곳에서 돋보였다. 부드러운 테디베어 소재로 제작한 앵클 부츠와 플라멩코 백을 비롯하여, 플로우러너 스니커즈, 고야 롱 클러치, 루나 백, 해먹너겟백 등 로에베를 대표하는 액세서리가 송아지 나파 가죽, 애너그램 자카드 원단, 친환경 소재 등으로 선보였다.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사진, 영상
- Courtesy of Lo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