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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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놓쳐서는 안 될 2021년 상반기 전시 다섯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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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 24일~530

이중섭, 시인 구상의 가족, 1955, 종이에 연필, 유채, 32X49.5CM, 개인 소장.

20세기 전반 한국의 근대미술은 문학과 밀도 높은 관계를 맺었다. 1930~40년대를 중심으로 풍요로운 미술과 문학의 상호 관계를 조명하는 전시로 이상과 구본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이중섭과 구상, 김광균과 최재덕 등 미술가와 문학가가 나눈 예술적이고도 사적인 교류와 이러한 네트워크가 가능했던 환경, 제도적 장치를 다룬다. 일제 강점기의 불운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시를 그림과 같이, 그림을 시와 같이’라는 일념 아래 문예(文藝)를 꽃피우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근대 지식인들의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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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 시작>

서울시립미술관 | 32일~516

<수난유감-당신은 내가 소풍나온 강아지 새끼 인줄 알아?>, 1990, 퍼포먼스 스틸 이미지, 이불 스튜디오 사진 제공.

오늘날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 이불이 활동을 시작했던 1990년대 한국 사회는 대중문화의 범람, 국제화의 물결, 세기말적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세기에 대한 희망이 공존한 역사의 변곡점이었다. <이불 시작>전은 이불이 작품 활동을 개시한 198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이후 약 10년 동안 집중적으로 발표한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비디오, 드로잉, 오브제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불의 초기 작품과 자료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서베이 전시다. 신체의 안과 밖, 모더니즘 건축 유산 등을 모티프로 진짜와 가짜, 아름다움과 추함, 삶과 죽음, 빛과 어두움 등 서로 대립하는 개념을 동시에 펼쳐 보인 당대의 작품을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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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파르도 개인전>(가제)

PKM 갤러리 | 4월 중

JORGE PARDO. UNTITLED, 2002, COMPUTER PRINT ON CANVAS MOUNTED ON PANEL, 202X205 CM. COURTESY OF THE ARTIST & PKM GALLERY.

쿠바 출신 작가 호르헤 파르도는 색채와 빛의 요소를 디자인과 건축 영역에 불어넣고 램프, 타일, 식탁, 의자 등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유기적 형태의 오브제를 제시하며 삶과 미술 간의 소통을 제안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4월 개최하는 개인전에서는 라이팅, 퍼니처, 월 피스, 디자인, 조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해석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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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 개인전>(가제)

국제갤러리 부산 | 5월 중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5: 안규철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설치 전경, 2015, 사진 이의록,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일상적 오브제와 언어를 주요 매체로 사물의 본성, 세계의 부조리와 모순을 담은 설치 작업을 펼쳐온 작가 안규철이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오랜 교직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마침내 작가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로, 그간 전시 종료 이후 해체되거나 유실돼 사라진 대표작을 보존해 보여줌으로써 안규철의 작품 세계를 전반적으로 조명한다. 전시 개막에 맞춰 지난 6년간 월간 순수 문예지 <현대문학>에 연재해온 작가의 에세이 모음집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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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승 개인전>(가제)

갤러리현대 | 64일~725

이강승, UNTITLED(PEBBLE FROM PROSPECT COTTAGE), 2019-2020, 2018, 종이에 목탄, 160X120CM.

서울과 미국 LA를 오가며 활동하는 이강승은 1세계, 백인, 남성, 이성애 중심으로 서술된 주류 역사에 도전하고, 그 역사 속에서 배제된 소수자의 서사를 발굴해 가시화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의 2020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연대의 홀씨>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온 이강승은 오는 6월 개최하는 개인전을 통해 한국의 LGBTQ 공동체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전망이다.

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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