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털 채취에 반대하는 윤리적 태도와 혁신적 사고 방식이 만나 탄생한 파라코즘 스튜디오(Paracosm Studio)의 에어 패딩. 2020년을 사는 우리는 이 패딩을 알 필요가 있다.
파라코즘 스튜디오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Paracosm Studio 파라코즘 스튜디오는 브랜드 컨설팅, 비주얼 디렉팅 등을 하는 팀이자 브랜드이며, 우리 삶에 가치를 더해줄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광고 기획자 출신 기호진, 윈도우00의 모시현이 주축이다.
파라코즘과 광고 회사 이노션의 합작으로 에어 패딩이 탄생했다. 협업하게 된 계기는? 친분이 있었던 이노션 김기영 센터장이 동물 보호 캠페인을 제안했고,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파라코즘의 방향성과 취지가 잘 맞아서 함께하게 됐다.
구스를 사용하지 않는 윤리적 패딩인 점에 감탄했다. 발상이 어디서 시작됐나? 2015년에 발표된 구스 패딩과 일반 패딩의 보온력 차이점에 관한 논문을 접하게 됐다. 그 논문에 따르면 공기층이 형성된다면 패딩 보온력의 차이는 티셔츠 한 장을 입거나 안 입은 정도의 차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에어 패딩의 보온력만 입증된다면 거위털 채취에 대한 새로운 대안 패션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디자이너 본인도 실제로 자주 착용한 듯하다. 보온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매일 에어 패딩을 입으면서 느끼는 점은 0%, 30%, 70% 공기 주입량에 따라서 보온력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70% 주입시 두꺼운 모직코트를 입었을 때와 비슷하다). 에어 패딩은 공기 주입부가 10개 있어, 날씨 혹은 스타일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에어 패딩과 구스다운 패딩의 보온력에 대한 테스트가 마무리되었고, 검증 결과가 1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에어 패딩이라는 카테고리가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부담 없이 경험해주셨으면 한다.
제작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나? 에어 패딩은 기존 봉제 방식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고 총 8곳의 공장을 거쳐야 한 벌이 완성된다. 그만큼 제작 과정이 쉽지 않다. 공기 유입을 막기 위해선 모든 접합 부분에 고주파 금형을 통한 마감 처리가 필요한데, 금형의 경우 한 번 제작하면 수정이 어렵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금형 제작 전 각 필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패턴 수정과 샘플 작업이 필요했다.
결과물에 어느 정도 만족하나?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프로젝트를 멈춰야 하는 위기가 많았는데, 에어 패딩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 온라인상에서도 꽤 이슈가 되어 론칭 이후 여러 분들께 함께 작업하자는 DM을 많이 받고 있다. 모든게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새로운 뉴스로 가득 차고 있다.
에어 패딩 외에 에어를 사용한 연장선상의 컬렉션이 나올까? 현재는 큰 프로젝트보다는 파라코즘 스튜디오의 첫 번째 컬렉션 System 001에 선보인 베개, 담요 등의 리빙 제품에 공기 주입식을 접목해보려 한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지
- 사진
- COURTESY OF PARACOSM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