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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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우리를 한층 풍요롭게 해줄 미술 전시 3편.

제니 홀저, ‘STATEMENT redacted’, 2015, LED sign with blue, green & red diodes, 256.5 x 12.7 x 12.7 cm, Text: U.S. government documents. ©2015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사진: Collin LaFlech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제니 홀저, ‘Selection from Truisms: The most profound...’(detail), 2015, Sodalite Blue footstool, 43.2 x 63.5 x 40.6 cm, Text: Truisms, 1977 79. © 2015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사진: Joshua White/JW Pictures,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

올해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 <당신을 위하려:제니 홀저>로 국내 관람객을 맞은 제니 홀저가 9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의 개인전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로 돌아온다. 지난 40여 년간 언어를 주요 재료로 삼아 작업해온 제니 홀저는 다양한 원전의 문구를 여러 매체로 전달하며 역사와 정치를 고찰해왔다. 전시 제목을 통해 ‘생생한 공상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는 이번 전시 역시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간결한 경구를 담은 LED와 대리석 벤치 조각 작품부터 비밀 정부 문서에 금박을 입혀 정보의 은폐와 공유에 대해 고찰하는 회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텍스트와 매체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고민하고 이를 동력으로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다. 국제갤러리 K2, K3. 12월 10일부터 2021년 1월 31일까지.

다나카 고키, ‘다치기 쉬운 역사들 (로드 무비)’ 설치 전경,2 020. 사진: 김연제.

<다나카 고키: 다치기 쉬운 역사들(로드 무비)>

급증하는 국가주의, 인종 차별 등 점점 분리와 경계가 거세지는 전 세계 공통의 문제 안에서 각 개인이 타인과 공존하는 방식을 주제로 영상, 설치, 참여적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작업을 펼쳐온 다나카 고키의 국내 첫 개인전 <다나카 고키: 다치기 쉬운 역사들(로드 무비)>이 개최된다. 2018년 제작한 동명의 영상 작품으로 개인의 미시적인 삶을 둘러싼 이야기와 역사, 사회, 정치적 상황의 증언 등이 얽혀 있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정체성의 문제와 갈등의 복합적 양상을 드러내며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에 다다를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아트선재센터. 12월 20일까지.

샹탈 조페, ‘Bella’, 2020, Oil on Canvas, 84.65 x 39.37 inches, 215 x 100 cm. © Chantal Joffe. Courtesy the artist and Victoria Miro. Presented by Lehmann Maupin, Seoul.

샹탈 조페, F‘ raser and Esme III’, 2020, Oil on Board, 24.02 x 12.01 inches, 61 x 30.5 cm. © Chantal Joffe. Courtesy the artist and Victoria Miro. Presented by Lehmann Maupin, Seoul.

<Teenagers>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샹탈 조페의 첫 서울 개인전 <Teenagers>가 리만머핀 서울에서 개최된다. 1990년대 작은 크기의 포르노그래피 회화로 주목받기 시작한 샹탈 조페는 가정생활의 장면을 담아내는 동적인 표현력, 부드러우면서도 사실적인 접근을 통한 대상의 재현, 감각적이면서도 넓은 붓놀림으로 일찍이 많은 미술 팬을 거느려왔다. ‘십대’를 주제로 펼치는 이번 전시에선 청소년기의 연약함과 특유의 무관심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연작을 선보이며, ‘무엇이 숭고한 주제를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페미니스트 아트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흔드는 시도를 펼친다. 샹탈 조페의 회화 속 인물의 얼굴과 제스처로부터 미묘하게 암시되는 생과 노화, 역경의 흔적, 실망스러운 순간, 작은 승리의 날들에 대한 기록을 만나볼 기회다. 리만머핀 서울. 2021년 1월 29일까지.

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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