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포르테는 일찌감치 이들에게 돛을 달아줬다.
네타포르테의 뱅가드 프로그램은 디자이너의 장기적인 발전 지원을 통해 브랜드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도모하기 위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 네타포르테의 ‘눈에 든’ 브랜드는 아트클럽, 지아지아 그리고 민주킴이다.
민주킴
맞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서예지의 개미허리를 돋보이게 만든, 그 한국 브랜드다.
앤트워프 왕립예술대학 출신인 디자이너 김민주가 H&M 디자인 어워드 수상 이후 2015년에 그녀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론칭했고, LVMH 프라이즈 포 영 패션 디자이너 준결승 및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입증했다. 네타포르테와는 벌써 두 번째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녀의 시그니처는 단연 동화적인 상상력에 쿠튀르적 터치를 더한 스타일이다. 20F/W 컬렉션은 잔 다르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강인하지만 한편으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영웅의 모습에 착안했고, 여기에 민주킴만의 로맨틱한 방식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검에 감긴 장미꽃, 칼을 든 채로 자고 있는 소녀와 같은 드로잉이 담긴 컬렉션에는, 잔다르크를 바라보는 그녀의 섬세한 시각이 스며있다.
아트클럽
아트클럽의 디자이너 하이디 미들턴(Heidi Middleton)은 이렇게 말한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피곤할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좋지 않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건 인적 자원적 관점에서도 역효과죠.”
그녀에게 있어 지금까지 패션 산업이 고수하던 방식, 즉, 지구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품을 만들어 팔고, 사용 후 폐기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이치에 맞지 않는 거다.
그래서 이들이 찾은 대안은 ‘공존’이다.
하이디 미들턴의 공존 방식은 이렇다. 이들의 제품 중 90%는 자투리 패브릭을 사용한 옷들이다. 그리고 제품 안쪽에 생산자의 이름을 표기함으로써, 패션 산업에서 종종 간과되는 장인들의 테크닉을 기린다. 지속가능한 패션답게, 각각의 아이템은 ‘당연히’ 리미티드로 생산된다. 소비자에게는 특별하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재고 보유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이렇게 패스트 패션이 판을 치는 업계 속에서 조금은 느려도 사려 깊은 가치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마켓에 대한 접근성은 빨라야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 다시 말해, 아트 클럽이 추구하는 것은 ‘빠르지만 느린 패션’이다.
지아지아
버그도프 굿맨, 삭스 피프스 애비뉴, 구찌 그룹에서 14년간 일하다 홀연 회사를 떠나 발리에서 요가와 명상에 집중하던 디자이너 지아지아 주(Jia-Jia Zhu). 한없이 느리게 흘러가는 ‘발리 바이브’ 덕일까. 그녀는 결합, 사랑, 아름다움, 진리 등의 가치를 지향하며 크리스털과 원석을 활용한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그녀가 만든 주얼리 브랜드 지아지아(Jiajia)의 주인공은 지구에 근간을 둔 천연 광물이다. 이 광물을 인위적으로 자르거나 특수처리하지 않은 채로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 특징.
원산지 및 생산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에 대한 윤리 교육을 받은 공급자들을 통해서만 광물을 공급받아 뉴욕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한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방식을 통해서만 원석을 정화하는 것에서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 콘텐츠 에디터
- 장진영
- 사진
- Courtesy of Net-a-porter, Instagram @_minjukim_, @jiajiajewelry, @heidimiddletonart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