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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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맥퀸이 레이스 (Lace)를 통해 들려주는 끝 없는 이야기.

레이스라는 소재는 알렉산더 맥퀸 하우스의 위대한 유산이자 핵심 아이덴티티다. 1995년 알렉산더 맥퀸이 살아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1995년 그는 처음 까만 레이스 프린트를 선보였다) 맥퀸의 무대 위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창조적 시간을 누려온 소재가 바로 레이스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맥퀸에게 레이스는 식상하게 가녀린 여성을 표현하는 수단만은 아니다. 맥퀸의 레이스는 여성성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동시에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공예 전통에 대한 존중과 감동을 자아내는 직물이다. 2020 S/S 시즌을 준비한 사라 버튼에게도 레이스는 역시 중요한 소재였다. 그녀는 이번 시즌 수공예적 완성도에 집중해 마스터피스적 면모를 추구했는데,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다마스크 리넨 제조사이자 아일랜드에서 이 직물을 다루는 마지막 방직소로 유명한 토마스 퍼거슨(Thomas Ferguson)에서 직조 한 리넨을 손에 넣는다. 최고급 도화지 위에 절정의 수공예 기술과 창의적 아트워크로 완성한 레이스가 얹혀진 것. 멸종 위기의 꽃과 아일랜드의 크로셰 기법에 서 영감을 받은 아이보리 기퓌르(Guipure) 레이스, 아이보리 이끼색 레이스와 아이보리 레이스 세공, 가장 자리를 삼각 형태의 레이스로 마무리한 코튼 포플린 셔츠지까지. 사라 버튼의 마스터피스 안에는 맥퀸에서 그동안 보여준, 레이스의 찬란한 역사가 집약되었다. 어떤 룩은 레이스가 들어갔음에도 강인했고, 감동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서정적이었으며, 과감하고 발칙한 동시에 더없이 우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맥퀸 하우스는 레이스를 통해 들려줄 이야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보였다는 사실!

패션 에디터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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