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의 패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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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의 하우스가 선보이는 세계 곳곳의 패션 전시.

1. 구찌의 공간

구찌가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서울의 다채로운 문화 경관과 현대미술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되는 구찌의 ‘멀티레이어(Multilayered) 프로젝트’인 이번 전시는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단순한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다.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사유를 기반으로 한 이 전시는 서울의 독립 및 대안 예술 공간의 복합적인 역사와 헤테로토피아에 대한 고찰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다. 전시의 핵심 주제인 장르와 성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학습 경관의 개념, 자기표현의 긴급성, 영원한 인류학적 매니페스토 등은 대안 예술 공간의 역할과 목표를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험적이고 진보적 심미관으로 알려진 미리암 벤 살라 (Myriam Ben Salah)가 큐레이팅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기간은 417일부터 712일까지.

2. 패션사 총망라

2020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메트 갈라의 주제이기도 했던(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취소 소식을 알렸다) ‘About Time : Fashion and Duration’ 으로 시간을 다루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주제에 맞춰 아카이브의 방대한 소장품으로 반세기 동안 진행된 패션 역사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는 분열되고 불연속적이며 이질적인 패션의 역사를 개방적인 접근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라 밝혔다. 루이 비통이 후원해 화제가 되기도 한 이번 전시는 57일부터 97일까지이다. 올해 꼭 봐야 하는 중요한 전시가 분명하다.

3. 아이콘의 통 큰 기부

‘생로랑 스타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가 이브 생로랑 파리 박물관(Musée Yves Saint Laurent Paris)에서 열린다. 생로랑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패션 아이콘인 베티 카트루(Betty Catroux) 특별 전시회가 열리는 것. 베티 카트루가 피에르 베르제 이브 생로랑 재단(Foundation Pierre Berg Yves Saint Laurent)에 직접 기부 한 제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오트 쿠튀르 피스인 개인 소장품 108개뿐 아니라 138개의 이브 생로랑 레디투웨어(readytowear) 이브 생로 랑 리브 고쉬(Rive Gauche) 라인과 다양한 신발, 핸드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포함한다. 재단 역사상 가장 큰 기부로 알려진 그녀의 소장품은 이브 생로랑이 추구한 시그너처 스타일 그 자체이며, 그녀와 이브 생로랑의 각별한 우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는 생로랑 그 자체다. 매력적이고 신비롭고 한편으로는 연약하기도 하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탐나는 지성, 하우스의 아우라를 정의하는 모든 것, 베티를 만나면 그 위대함을 인지 하게 된다.” 생로랑의 아트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베티 카트루의 의상 중에서도 특유의 성격과 브랜드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한 피스들을 직접 선택했다. 시대를 아우르는 생로랑 패션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올해 1011 일까지 계속된다.

패션 에디터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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