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아티스트 피터 드 포터 x 꼼데가르송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한 시각 문법을 가진 아티스트가 패션 브랜드와 만났다. 지난 1월 8일 ‘꼼데가르송 퍼퓸(Comes des garcons Parfums)’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욕조 위의 타일 벽 사이를 양 발로 버티고 있는 한 남성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 엉뚱한 비디오는 아티스트 피터 드 포터(Peter de Potter)의 퍼포먼스를 담은 작업으로, 꼼데가르송의 아이코닉 향수 ‘CDG 2 Eaude Parfum’를 해석한 시리즈의 일환이다. 향을 눈으로 맛보는듯한 생생한 일상적 의식의 흐름을 담은 이 아티스트의 독특한 시각을 들여다보자.
피터 드 포터는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학교 출신의 비주얼 아티스트로서 이미 유럽지역에서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라프 시몬스와 협업한 경력을 시작으로 도버 스트리트 마켓을 비롯한 편집숍과 다양한 패션 매거진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파트너십’, ‘드링킹 북’ 등 감각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몇 주간 총 여섯 개의 포스트에 걸쳐 열세 개의 비디오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다양한 콘셉트로 ‘CDG 2 퍼퓸’에 관한 해석을 이어나가고 있다. ‘Intangible Kiss(만져질 수 없는 키스)’, ‘unselfish(사심 없는)’, ‘clean your heart (마음을 깨끗이) 등의 콘셉트를 담은 가감 없는 비디오 촬영을 통해 ‘향’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Intangible Kiss(만져질 수 없는 키스)’ 비디오 퍼포먼스와 관련해 그가 내놓은 해석은 다음과 같다. “키스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일 수 없는 법. 다만 액체, 연기, 오브젝트, 와 같은 것들은 그저 도와주는 손이 필요할 뿐…”이라는 다소 엉뚱하지만 사려 깊은 시각이 돋보인다. 자꾸만 ‘다시 보기’를 누르게 되는 스타일리시한 피터 드 포터의 로우(raw)한 영상과 꼼데가르송의 협업은 향을 ‘눈’으로 보고 느끼는 독특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 프리랜스 에디터
- 강보연
- 사진
- Instagram @commedesgarconsparfums, @peterdepo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