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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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눈으로 요즘 드라마와 예능을 들여다봤다. 지지하거나 혹은 지적하거나, 요즘 가장 할 말이 많은 프로그램 열두 개.

Thumb up! JTBC <캠핑클럽>

한 주를 마무리하기에 이렇게 적절한 예능이 얼마 만인가. 21년 전 데뷔해 7년 동안 한배를 탔다가 14년간 각자 살아남으려 분투해온 여성들이 다시 모여 떠나는 여행이라니. “우리가 죽고 못 살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해 못 할 부분이 있던 건 아니잖아.” 너무 어렸던 시절에 만나 폭풍 같은 날들을 헤쳐 나가느라 겪은 갈등과 복잡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훨씬 받아들이기 수월해지고, 한결 편안해진 관계로 맞이하는 새로운 경험은 서로를 좀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 밤새 묵직해진 캠핑카의 변기통을 안은 이진을 뒷좌석에 태우고 자전거를 달리며 “오줌아, 간다!”라고 외치는 이효리의 모습은, 미디어에서 여전히 ‘요정’으로 불리는 여성도 먹고 자고 싸는 인간임을 분명히 선언하며 해방감을 안긴다. 자신들의 히트곡 ‘루비’의 가사 속 여성상을 두고 “참 수동적이야, 애들이”, “우리 스타일이 아니네” 라며 깔깔 웃는 솔직함도 동시대 여성 대중의 문제의식과 맞닿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캠핑클럽>이 단순한 ‘추억팔이’를 넘을 수 있는 것은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한 뒤 함께하는 현재가 과거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Thumb down JTBC2 <오늘의 운세>

현실의 연애 시장이 워낙 척박해서일까. ‘선남선녀’의 짝짓기를 구경하며 이러니저러니 하는 예능이 꾸준히 등장하는 가운데 나타난 <오늘의 운세>는 이성애를 권장하고 미신에 집착하는 한국 사회가 낳은 끔찍한 혼종이다. 비연예인 여성과 남성의 소개팅을 지켜보며 명리학, 관상학, 점성학, 그리고 심리학 전문가가 예측 배틀을 펼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아준다는 콘셉트의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말이 오간다. “(관상학적 관점에서) 운동에 너무 열중하면 안 돼요. 과격해질 수가 있어요.” (뭐라고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금성이라는 건 연애라든가 끌림을 담당해요.” (무슨 상관인지….) “장군형(型)한테는 내조할 수 있는, 애교가 좀 섞인 타입이 좋아요” (지금 2019년 맞나요?) “연애할 때 너무 몰입하거나 에너지를 쏟을 수 있어요. 잘 안됐을 때 타격이 클 수 있어요.”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 “모든 사람은 다 ‘노력형 인싸’죠” 라는 신동엽의 농담처럼, 누구한테 갖다 붙여도 대충은 말이 되고 틀려도 딱히 책임질 필요 없는 아무 말 대잔치의 향연이 ‘전문가’라는 이름 아래 펼쳐진다. 아무리 웃자고 하는 예능이라지만 “각 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라고 면피하는 자막이 민망할 정도다. 글 | 최지은(작가)

Thumb up! Mnet <쇼미더머니 8>

나도 <쇼미더머니>가 사망한 줄 알았다. 뜨지 못 한 매력 미달 래퍼들과 관심실종 일반인 환자들의 잔치. 특히 대규모 예선을 치르는 1, 2회는 기인열전으로 장르가 바뀐 지 오래다. 1990년대 도쿄의 길거리 패션에 대해 “하라주쿠의 행인들은 개성이 다들 너무 강해서 개성이 강한 게 보통이 되어버렸다”라고 평한 한 패션 잡지의 코멘트가 기억났다. 지난 시즌에 특히 실망한 터라 이번 시즌은 그냥 의리로 봤다. 1화에 머리를 분홍색으로 물들이고 그 머리카락으로 뿔 모양을 만든 녀석이 보라색 유아용 백팩을 메고 나왔다. 동공에서 불쾌한 지진이 일었다. 래퍼 타쿠와? 어? 근데 래퍼 타쿠와가 랩을 잘해.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너무 신선해. 조밀한 벌스를 내뱉을 때 발음이며 그루브며 숨긴 실력이 드러난다. 또 다른 참가자 는 이상한 싱잉랩을 하며 벌스 끝마다 ‘짱유’라는 추임새를 넣었다. 가사도 별거 없어 보이고 추임새도 귀에 거슬리는데, 센스 있어. 새로워. 이런 애가 아직 숨어 있었다고? 기성 래퍼들이 2차 예선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불구덩이로 빠지는 게 < 쇼미더머니 777> 초반의 주된 흐름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인지도 바닥의 참가자들이 뽐내는 의외의 실력을 보는 게 큰 즐거움이다.

Thumb down  JTBC <뭉쳐야 찬다>

모으기 참 힘들었을 것 같은 멤버들을 모았다. 농구 황제 허재, 야구의 신 양준혁, 씨름황제 이만기, 테니스의 왕자 이형택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 10여 명이 모여 전국 각지의 조기축구회 팀들과 축구 경기를 하는 기획이다. 감독은 무려 2002년 월드컵 반지 골 세리머니의 주인공인 테리우스 안정환이다. 퇴물 히어로들의 ‘어벤져스 어셈블’이 생각나는 조합이지만, 막상 모아놓고 보니 오합지졸보다 더하다. 공 한 번 차고 나면 햄스트링 (허벅지 뒤쪽의 근육 및 힘줄)이 땅기는지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10분 뛰고 나면 땀범벅이 되어서 헉헉거린다. 게다가 운동선수 특유의 서열 문화 탓에 상대적으로 어린 감독의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다. 다들 질세라 말을 내뱉는 통에, MC급이 3명(김성주, 정형돈, 김용만)이나 있는데도 진행이 산만하다. 그런데 이게 먹힌다. 시청률이 4% 를 넘겼다. 이게 먹히는 이유는 결국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추억팔이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세월을 이기지 못한 눈에 익숙한 영웅들이 나이를 이기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위무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우리 아버지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안이한 추억팔이만 할텐가? 글 | 박세회(허프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

Thumb up! MBC <신입사관 구해령>

여성이 남장을 하고 온갖 모험을 하다가도, 사랑으로 다시 여성의 자리로 돌아가는 퓨전 사극은 이제 질렸다. 처음부터 여성의 몸으로, 여성의 복식으로 남성만 해왔던 사관이 되려 하다니. 모든 것을 낱낱이 밝혀 적는 것이야말로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니었나 싶어, 반가울 수밖에. 당연히 남성 중심 조선 사회에서 여성이 관직에 오른다는 것이 어떤 고난을 안길지 상상 불가능 하지 않지만, 처음 보는 장면들이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남성들만이 언성을 높이며 정사를 논하던 대전에 여성이 얼굴을 가리지 않고 나와 있는 것, 붓을 들고 있는 것 역시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장면이다. 또한 신세경이 맡은 주인공 구해령 외에도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이 있고, 욕망이 있는 점, 성장해가는 점도 보기에 즐겁다. 배우고 생각하며 말하고 기록하는, 계속 나아가려는 여사(女史)들을 응원한다. 그이들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종묘사직의 허물을 남겨내길 바란다.

Thumb down JTBC2 <악플의 밤>

참을 수 없는 포장의 맛이 이런 걸까. 백번 양보 해도 파일럿으로 끝났어야 했을 프로다. 시청률을 얻는 것 외에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악플이 무슨 해악을 미치는지 모르는 척 해놓은 포장조차 어설프다. 다만 설리를 앞세워서 다른 이들이 업혀가는, 뭐랄까 박살 난 교양수업 조별과제 발표를 보는 기분이다. 논쟁적인 이슈를 끌어내 생산적인 공론을 이끌어내는 척하지만 또 다른 혐오를 재생산하는 데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논쟁할 가치조차 없는 말들을 연예인들에게 읽게 하고 ‘하하 호호’ 웃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 의미도 없지만, 재미도 없다. 이성을 마비시키고, 가학심을 불러일으키고, 어느 정도 악플은 심지어 유의미한 것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조장하려는 것 같다. 애초에 논리적인 비판을 담은 댓글이라면, 무지로 무장한 악성 댓글도 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제 그만, 설리를 놓아줘라. 글 | 김복희(시인)

Thumb up! tvN <60일 지정생존자>

어차피 미국과 한국의 헌법 체계가 달라서 60일 이라는 전제가 붙은 드라마다. 그렇다면 이 리메이크는 비슷해지기보다 특별해지는 편이 낫다. <60일 지정생존자>는 원작인 <지정생존자>가 지닌 무게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정치적 · 문화적 · 사회적 배경을 유용하게 활용한다. 냉전 체제의 산물인 ‘지정생존자’는 국가 외부의 적이 완벽하게 갖춰진 대한민국의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고도 남는 개념이다. 고로 배우들은 원작의 캐릭터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미국의 백악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청와대에서 일하는 고급 공무원들의 고민 내지는 야망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한다. 다만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30대부터 50대까지의 남성들이 매사에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예의 바르되 적당한 유머를 갖춘 태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남성 캐릭터들이 주가 되는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초췌하지만 정의로운 형사, 배불뚝이 아저씨이지만 성격이 좋은 아버지나 조폭 같은 캐릭터는 이 작품 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불리한 거래라면 눈도 돌리지 않는 서늘한 인간형이나, 가장 진취적이고, 쉽게 대적할 수 없는 여성들을 여당 대표와 출입 기자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60일’을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한 작품.

Thumb down tvN <호텔 델루나>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사후 49일. 영혼들의 방황을 호텔에 투숙하는 기간으로 상상한 아이디어는 기발하다. 게다가 성별 반전 콘셉트로 ‘2019년식 로코’가 될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까칠함, 사치스러움 등 안 좋은 성질은 다 갖다 붙인 귀신 장만월(아이유)과 순진하고 정의로운 인간 구찬성(여진구)의 캐릭터는 성별만 바뀌었을 뿐,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2006년 작품 <주군의 태양>에 나온 캐릭터 설정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게다가 장만월의 화려한 스타일링과 괴팍한 성질은 2013년 <환상의 커플> 속 안나 조를 레퍼런스로 삼았다고 해도 될 정도. 또한 한을 품은 혼령, 구미호 등 동양의 전래동화 속 존재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홍자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전작 <화유기>에서 ‘단톡방’ 같은 현대 문명에 적응한 귀신들의 쿨한 모습이 <호텔 델루나>에서는 음성 검색으로 내비게이션을 켜는 귀신들의 모습으로 바뀐다. 장만월은 외제 차를 모으고, <맛있는 녀석들>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김준현의 사인을 받고 싶어서 안달하기도 한다. 언뜻 센스 있어 보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그들의 진지한 과거에 몰입하기에는 이 모든 게 너무나 진부하고, 가볍다. 전작들의 군데군데에서 잘라온 조각보를 이어 붙여 만든 작품이 <호텔 델루나>다. 이 낡은 조각보와 뻔한 봉합술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글 | 박희아(웹진<아이즈> 기자)

Thumb up! JTBC <열여덟의 순간>

<열여덟의 순간>은 시작 전에는 기대만큼 우려가 있는 드라마였다. 나는 전직 ‘워너블(워너원 팬덤)’이었기에 옹성우의 배우 잠재력을 의심한 적은 없어도, 아이돌 활동 직후 첫 주연작은 불안했다. 쌍천만 배우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향기의 연기력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역시 TV 드라마 주연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었 다. 막상 뚜껑이 열린 <열여덟의 순간>은 이런 우려를 천천히 해소해가는 성장물이다. 학원 로맨스로서 준우와 수빈, 두 사람의 만남과 관계를 설레는 리듬으로 그려가는 동시에, 이들을 둘러싼 청소년기의 어두움을 이해심 깊은 시선으로 탐색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본질은 바로 제목 ‘순간’에 있다. 수빈이 준우에게 이름표를 달아주는 순간, 엄마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수빈의 속마음을 준우가 들어주는 순간. 준우의 고독이 수 빈의 갈망과 만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미 있 는 순간이 된다. 우리의 삶을 스치는 반짝이고 서 글픈 순간들. 그것들이 서로 얽히며 짜여가는 이야기. 모두에게 있었던 어린 청춘을 현재의 방식으로 재현하는 <열여덟의 순간>이 기억에 오래 남을 여름 드라마가 될 수 있기를, 계속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Thumb down JTBC <비긴어게인 3>

<비긴어게인>은 아름다운 프로그램이다.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낯선 나라의 거리에서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광경, 서로 맞춰 가며 이루어내는 하모니, 영화 <원스>와 <비긴어게인>에서 영감을 받은 감수성 어린 장면까지, 삶의 고단을 치유하는 광경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근본적 질문도 늘 따라온다. 그들의 배경은 시즌 3을 이어오는 동안 왜 늘 유럽인지? 설정된 환경 속에서 버스킹하는 것은 초심의 의도와 맞닿아 있는 건지? 시즌 3에서 공연 허가를 받지 못해 버스킹이 좌절될 위기, 스태프들이 뛰어다니는 동안 아티스트들이 대기할 때 출연자 한 명이 말한다. “이러니까 진짜 버스킹 같다.” 이것이 무대로 연출된 티브이 프로그램임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이미 각자 정상급에 이른 프로페셔널인 이들이 그림엽서 같은 배경에서 연주하면, 백인이 주인 유럽 현지인의 감동한 얼굴이 영화처럼 흘러간다. 이런 점을 고려했는지 시즌 3의 초반에서는 국내 버스킹을 잠깐 프롤로그처럼 끼워 넣긴 했지만,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제1 세계적 낭만성은 시즌이 바뀌어도 여전하다. 안타깝게도 어떤 배경에서도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아름답고, 나는 여기서 감동하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의심하게 된다. 글 | 박현주(번역가)

Thumb up! MBC <놀면 뭐하니?>

MBC <놀면 뭐하니?>는 일종의 스핀오프다. 김태호 PD는 이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유재석을 불러내 별다른 설명 없이 카메라 한 대를 떠맡기는 김태호 PD의 행동은 <무한도전>이 없었다면 당사자는 물론, 시청자도 납득하지 못했을 일이다. 방송 초반 특유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무한도전>을 보는 듯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고, 형님동생 관계로 묶인 남성 출연자들의 인맥을 바탕으로 풀어가는 이야기 역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카메라와 이를 거쳐 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날수록 <놀면 뭐하니?>는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때로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인물에게 도달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출연자 사이에 네트워크를 형성해 프로그램 속의 프로그램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이는 마치 마블 유니버스처럼 <무한도전>이라는 세계관 속에서 김태호 PD가 스스로 세대교체에 성공하고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놀면 뭐하니?>라는 가벼운 제목과는 달리, 모두가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시대에 다시 돌아온 공중파 스타 PD의 묵직한 한 방이다.

Thumb down MBC every1 <세빌리아의 이발사>

MBC every1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전문가와 연예인 출연자들이 이발소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스페인과 K-뷰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 는 이 두 가지 요소에 공감하기란 좀처럼 어려워 보인다. 제작진은 K-뷰티를 내세우기만 할 뿐, 그것의 실체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53년 경력의 이발 장인의 손놀림은 경이롭지만 한국인에게도 낯선 전통 방식이고, 이발이나 미용이 끝난 후 강조하듯 따라붙는 현지인의 Before & After 장면은 한눈에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 또 출연자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좁은 이발소와 미용실에서 부대끼며 일하고, 숙소에서는 한식을 만들어 먹는다. 그 흔한 ‘힐링 예능’처럼 색다른 그림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소리다. 차라리 소통이라도 되는 나라에 갔다면 덜했을까.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머리를 맡긴 현지인과 서툴기 짝이 없는 연예인 출연자들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 릴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체 누구를 위한 힐링인가’. 글 | 서지연(칼럼니스트)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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