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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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옷 입기가 귀찮은 게으른 여성을 위해 탄생한 디자이너 김재현의 새로운 브랜드 ‘에몽(Aimons)’. 그녀의 쿨한 에너지와 세련된 감각을 주입한 현대적인 유니폼이 여기에 있다.

에몽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사랑’이다. 하트 모티프가 브랜드의 심벌로 등장한다.

럭키슈에뜨 이후 얼마 만인가? 3개월 정도 쉬고 일 년 정도 준비해 에몽을 내놓았다. 론칭 전 자주(Jaju)와 컬래버레이션해 주르 드 자주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근황이 궁금했다. 일과 삶 모두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걸 보여준다는 생각보다는 그동안 해온 것, 쌓아온 것을 카테고리화하면서 하나씩 정리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에몽을 만든 계기가 있나? 일단 내가 입을 옷이 너무 없었고(웃음), 옷이든 컬러든 스타일링이든 생각하기 귀찮을 때가 있지 않나. 일하는 여자는 일상이 늘 분주해 매일 옷을 차려입는 게 피곤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상하게 입고 싶지는 않고. 아이템 하나만으로 세련된 느낌을 주기에 오버올과 원피스만 한 게 없어 보였다. 그와 함께 핏이 예쁘고 원단이 좋은 클래식한 기본 슈트와 워크웨어 무드의 팬츠 등을 만들었다.

에몽의 키워드는? 유니폼, 워크웨어, 유틸리티.

2019 RES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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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고급스러운 소재와 장식. 소재가 나쁜 건 싫다. 자주 입는 기본적인 울이나 면도 좋은 소재를 계속해서 찾고, 직접 개발도 하고 있다. 트위드나 체크처럼 우리만 쓸 수 있는 소재가 있어야 한다.

남성적인 테일러링을 고수하면서도 러플과 같은 여성스러운 장식을 더하는 지점이 매력적이다. 에몽의 심벌인 하트와 리본으로 여성미를 표현할 예정이다. 라인은 여성스럽지만 유니폼에서 차용한 방식, 거기에 하트와 리본을 여러 개 붙이는 방식처럼.

그동안의 방식과 차별화한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일 년에 두 번 S/S, F/W 시즌에 한꺼번에 많은 의상을 선보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컬렉션을 두 달에 한 번씩 내보낸다. 그리고 여름과 겨울, 리조트와 홀리데이 에디션처럼 시즌별 스폿 아이템도 전개할 예정이다.

제품군을 확장할 예정인가? 주얼리나 액세서리 등 한정적이지만 꼭 필요한 에센셜한 피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기본 아이템에 주얼리만 더해도 느낌이 달라지니까. 수공예 방식을 더한 소품도 선보일 거다.

쟈뎅 드 슈에뜨와 에몽을 입는 여자는 어떻게 다를까? 쟈뎅 드 슈에뜨는 클래식하면서 보수적이기도 하고 순했다고 할까. 에몽은 더 센 느낌이다. 외부의 영향과 시선에 별 신경 쓰지 않고 나의 길을 가려는 자유로운 여성 같다.

2001년 처음 브랜드를 론칭했을 때와 지금을 돌아보면 디자인을 전개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나? 여전히 옛날 남성복을 보는 게 좋다. 팬츠와 셔츠 등 남성복에서 비롯한 패턴과 테일러링을 해석하는 데서 디자인을 출발한다. 여기에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넣고 싶을 때는 1940~50년대 여성을 관찰한다. 옛날 방식의 손바느질과 소재, 장식 등을 좋아하는데, 고급 소재로 만든 클래식한 남성복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요즘 당신의 흥미를 끄는 일은 무엇인가? 골프와 요가, 그리고 새롭게 재미를 붙인 가드닝! 식물을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계획하고 있는 일은? 8월 말쯤 압구정동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이전처럼 매장과 작업실이 함께 있는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하반기쯤 쇼도 하지 않을까. 어떻게 구상할지 생각 중인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보해달라.

패션 에디터
이예진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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