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꼬아 만든 토끼를, 꽃을, 강아지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거대하고 반들반들하게 바꿔 ‘가장 비싼’ 현대 예술가로 등극한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 네오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또 다른 기묘한 작품들이 지금 뉴욕에서 전시중이다.
자신이 찍거나 잡지 광고 등에 나온 음식 패키지, 얼굴, 머리카락 등을 콜라주해서 미국의 삶을 표현한 7점의 ‘Easyfun-Ethereal’ 그림 연작도 참으로 제프 쿤스답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누워서 부채를 부치며 다리를 위아래로 흔들거리고 있는 여자 조형물.
‘Woman Reclining’이란 제목의 이 조형물은 어렸을 적 할아버지가 갖고 있던 재털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그 재털이의 여자가 담배 연기 속에서 다리를 건들거렸다면 쿤스의 작품 속 여자는 아름다운 꽃을 향해 몸을 움직이고 있다. ‘진부함’이라 이름 붙인 이 시리즈는 오래전 재털이에 담긴 노골적이고 불쾌한 성적 표현 같은 문화적 부끄러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한다.
Gagosian gallery
2018년 4월 21일까지
최신기사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이현수
- 영상
- 조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