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메이크업의 한 카테고리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쿠션의 진화는 끊이지 않는다.
쿠션이 달라졌어요
여러 번 쉽게 덧바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스탬프를 찍었을 때 잉크가 흐르지 않고 고르게 찍히는 주차증에서 영감을 얻어 발명된 ‘쿠션 팩트’가 뷰티 시장에 얼굴을 내민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아이오페의 ‘에어 쿠션’으로 시작된 쿠션 팩트의 세상은 K뷰티의 중심이 되었고, 관심이 없던 해외 뷰티 브랜드들도 너도나도 쿠션 팩트를 출시할 만큼 베이스 메이크업의 주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지금이야 흔해졌지만 첫 시작은 지난한 실험의 연속이었다. 액상 형태의 내용물을 흐르지 않도록 머금고 있어야 했으니 이를 위해 지구상의 모든 스펀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탄생한 쿠션 팩트는 파운데이션을 시작으로 메이크업 베이스, 자외선 차단제 기능을 모두 담아냈으니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판매되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쿠션은 변신과 진화를 거듭했다. 먼저 핵심인 쿠션의 재질을 보자. 구멍이 균일하게 촘촘한 발포우레탄 폼의 쿠션 재질에서 퍼프에 내용물이 균일하게 묻도록 한 벌집 모양으로 마무리되거나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그물망 형태. 원하는 만큼 양 조절이 가능한 메탈 형태 등 쿠션 재질이 변화해 골라 쓰는 재미도 있다. 퍼프는 미세한 구멍이 엄청나게 뚫려 있어 밀착력이 높은 게 기본이었다면 이제는 찹쌀떡처럼 쫀쫀한 밀도의 퍼프로 탱탱볼처럼 탄탄한 피붓결을, 벨벳처럼 보송보송한 퍼프로 세미 매트 질감의 피부를, 마시멜로처럼 공기를 머금은 폭신한 퍼프로 번들거림이 아닌 촉촉하고 건강해 보이는 광을 만드는 등 표현하고자 하는 마무리감에 따라 퍼프의 생김새가 다양해졌다. 또 제형의 특성상 퍼프가 늘 축축하게 젖어 있어 세균이 증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향균 처리까지 신경 쓴다. 이렇게 겉모습만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쿠션 하나에 피부 톤을 보정해주는 코렉터와 베이스 제품을 담거나 뚜껑 부분에 컨실러를 담아 커버력을 높이거나 세럼을 가득 담아 스킨케어 기능, 특히 항산화 기능을 높여 메이크업을 한 동안 칙칙한 다크닝 현상과 잔주름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등 다각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렇게 쓰세요
쿠션의 미덕은 두세 번에 걸친 두드림만으로도 마치 숍에서 공들여 베이스 메이크업을 받은 듯 촉촉하고 자연스러운 피부를 만들어주는 간편함이다. 하지만 베이스 메이크업은 어떤 도구로 어떻게 바르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니 쿠션도 크게 다르지 않은 법. 그저 열심히 여러 번 두드리는 것을 넘어 좀 더 쫀쫀하게 밀착되고, 좀 더 자연스러운 방법을 찾아봤다.
- 기본은 고르게 잘 바르는 것이다. 간혹 퍼프 로 발랐을 때 뭉치거나 양 볼의 발림성이 다 르다면 고르지 않다는 증거. 처음 퍼프를 바 른 볼에 양이 많이 묻어나 뭉치는 걸 해결하 려면 퍼프에 내용물이 균일하게 퍼지도록 해야 한다. 퍼프에 내용물을 묻힌 뒤 뚜껑에 퍼프를 두드리거나 문질러서 내용물이 퍼프 에 머금은 정도를 균일하게 만들자.
- 각질이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일수록 퍼프를 얼굴에 두드려서 발라라. 흔히 퍼프를 피부 에 밀면서 바르는데 이러면 퍼프의 마찰로 인해 미세한 각질 테두리를 따라 내용물이 끼어서 각질이 더욱 도드라진다. 무조건 팡팡 두드려 바를 것.
- 퍼프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알카리성 비누가 아닌 중성 세제를 사용해 접지 말고 조물조물, 꾹꾹 누르면서 빨아준다.
- 퍼프만이 쿠션을 바르는 도구가 아니다. 브러시를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 얇고 그르게 펴 발리는 진리는 쿠션 팩트에서도 통한다. 단, 브러시에 양이 고르게 묻도록 단면이 일자로 잘린 브러시가 좋다.
- 지성 피부는 흔히 쿠션을 사용하면 다크닝이 생긴다고 하는데 제품을 바르기 전 페이스 오일을 아주 얇게 발라주자. 피부에서 부족함을 느껴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유분 생성이 줄어드니 지속력을 높일 수 있다.
- 퍼프를 사용한 후에는 퍼프에 남아 있는 내용물을 제거해 세균 증식을 막자. 티슈에 퍼프를 올린 뒤 꾹꾹 눌러서 내용물을 제거할 것.
- 뷰티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