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찬란했던 여름의 태양이 지나간다.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흔적을 위해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모았다.
일상에서의 우아한 탈출 혹은 작열하는 태양빛을 만끽한 여름 휴가의 날들은 그 달콤함만큼이나 혹독한 대가를 온몸에 남긴다. 근사하게 그을린 초콜릿빛 살결 사이로 전에 없던 거뭇한 잡티가 남거나 푸석해진 얼굴로도 모자라 모발과 몸마저 바스러질듯 건조하다. 보습과 진정을 넘어 집중 케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이다. 상처 받은 얼굴과 몸, 모발을 회복시켜줄 최적의 솔루션을 찾았다.
활력을 잃은 피부, 회복의 시간
자외선이 문제가 아니다. 한여름엔 직사광선을 15분만 쬐어도 피부 온도는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니 자외선만이 아니라 열로 인한 노화까지 신경 써야 한다 . 열로 인한 여름 노화가 무서운 이유는 반복되는 열이 피부 속 콜라겐을 분해하 는 MMP라는 효소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 결국 애프터 선케어의 기본인 보습은 말 그대로 ‘기본’이고 그 후에 어떤 처방을 더하느냐에 따라 가을을 맞이하는 피부 상태가 달라진다. 휴가를 만끽하고 2주 정도가 지나면 피부는 자외선과 직사광선에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두꺼워진 각질이 탈락되면서 보드라운 피부 조직이 새롭게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피부 손상에서 회복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 휴가지에서 돌아온 날부터 2주간 보습으로 피부 달래기에 힘썼다면 피부가 제 컨디션을 찾기 시작하는 2주 후부터는 기능성 제품 위주의 집중 케어로 피부가 제대로 복구될 수 있도록 하자 . 이때의 피부는 온도에도 민감한데 , 2주간 피부 진정을 위해 쿨링에 신경 썼다면, 이제는 활발한 미세 순환을 통해 피부가 활력을 되찾도록 따끈한 온도를 활용하자 .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스팀타월로 피부 온도를 살짝 높이고 모공을 열어준 상태에서 오일이나 크림 마스크 등을 바르고 마사지를 곁들여 유효 성분이 빠르게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 단, 본래 내 체온보다 2~3도 차이 나는 온도가 좋으니 일반 적인 스팀타월처럼 뜨거운 기운이 확 느껴지는 상태는 피한다. 또 하나 신경써야할 곳이 눈가. 피지선도 없을 만큼 얇디 얇은 눈가는 ‘아차’ 하는 순간 잔주름이 순식간에 굵은 ‘까치발’ 주름으로 자리잡게 되는 곳이다. 눈가 역시 나이트 케어의 일환으로 밤시간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 크림을 아낌없이 듬뿍 바른 뒤 동글동글한 눈가 전용 애플리케이터로 안구를 감싼 뼈와 눈썹뼈 주변을 지그시 누르듯 마사지하면 수축된 눈가 근육을 풀어주고 미세 순환을 도와 부종도 빼줄 수 있다.
햇빛에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의 최고 미덕(?)은 탄탄하고 슬림해 보이는 보디라인이다. 하지만 몸 역시 얼굴과 다름없는 피부 구조를 가진 터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푸석하니 쪼글거리기 시작하는 피붓결이 눈에 보일 것이다. 결국 여름 한철을 잘못 보내면 보디 피부도 어김없이 나이를 먹는다. 내 온몸을 덮고 있는 피부를 아기 피부처럼 보드랍고 매끄럽게 가꾸기 위한 첫 단계는 얼굴과 마찬가지로 각질 제거다. 호두껍질이나 소금, 설탕과 같은 천연 알갱이를 오일이나 샤워 크림과 섞어서 원을 그리듯 둥글리면서 손끝에서 팔과 몸의 안쪽으로, 발끝에서 허벅지와 엉덩이 쪽으로 마사지하자. 일주일에 1~2회씩 해주는 보디 스크럽은 불필요한 각질을 탈락시키고, 온몸의 미세 순환을 자극해 새로운 세포의 생성을 돕고 피부 노화를 지연시켜준다. 그런 뒤 보디 크림을 바르는데, 이때의 순서 역시 스크럽 때와 동일하게 해 혈액 순환과 림프 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주자.
작열하는 태양을 가장 먼저, 그리고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곳은 다름 아닌 두피와 모발이다. 여기에 바다와 수영장의 물은 두피와 모발에게만큼은 노화의 급행 열차를 탄 것에 다름없다. 소금물과 소독약, 자외선은 일차로 머리카락을 탈색시키고 지속적으로 두피를 자극해(나쁜 방향으로) 뾰루지와 각질만이 아니라 두피의 탄력까지 떨어뜨린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두피의 탄력이다. 두피의 탄력은 얼굴 피부의 탄력과도 정비례하기 때문인데 두피가 힘을 잃으면 중력의 법칙에 따라 얼굴 쪽으로 처지기 시작하면서 이마 주름부터 눈가 주름, 팔자 주름까지 부른다. 탈색된 머리카락이 보기 싫다고 염색을 위해 미용실로 달려갈 것이 아니라 두피 마사지를 받으러 헤드 스파로 가햐 하는 이유다. 그럴 여유가 없다면 홈 케어에 공을 들이는 것이 정답이다. 이맘때의 두피와 모발은 서로 다른 성질을 띠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두피는 지성, 모발은 건성이기도 하니 두피와 모발을 따로 케어하는 세심함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물의 온도 역시 중요한데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지근하다고 느껴지는 37도가 적당하다. 그럼, 두피 관리의 기본인 샴푸부터 보자. 일주일에 1~2회 정도 두피 각질 제거와 딥 클렌징을 할 수 있는 샴푸를 사용하고 손가락의 지문이 있는 뭉툭한 끝부분을 이용해 작은 원을 그리듯 관자놀이에서 정수리로, 목 뒷부분에서 정수리 방향으로 마사지를 곁들이자. 노폐물이 깨끗하게 제거되었다면 두피 전용 팩을 골고루 펴 바른 뒤 3분이 지난 후 헹군다. 다음은 모발 차례.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성분인데 실리콘 성분과 화학적 계면활성제가 최소한으로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자. 모발이 지나치게 상했다면 모발의 큐티클을 정리해주는 컨디셔너 대신 영양을 주는 트리트먼트 제품을 활용할 것. 모발의 2/3지점까지 듬뿍 바르고 5~10분 후 헹군다. 모발의 손상이 심하다면 다시마와 물을 1:1의 비율로 갈아서 모발에 꼼꼼히 바른 뒤 1시간 후 헹군다. 자, 여기까지가 기본이다. 이것만 잘 지키면 금세 찰랑이는 머릿결의 감촉을 손으로 느낄 수 있다.
-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KIM HEE JUNE
- 모델
- 김아현
- 헤어
- 한지선
- 메이크업
- 이현
- 어시스턴트
- 김선아
- PHOTOs
- LEE CHANG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