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 드레스를 마음껏 즐기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놈코어’와 ‘1990년대’라는 단어가 트렌드로 언급되기 시작하면서 가느다란 끈이 달린, 흡사 란제리 같은 슬립 드레스가 유행할 것이란 이야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그 시절의 패션 아이콘인 케이트 모스와 캐롤린 베셋 케네디, 위노나 라이더가 사랑한 아이템이며, 여성스러운 간결함의 정수로 여겨졌으니 까.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이 아이템을 일상적 아이템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패션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낙낙한 데님 팬츠를 제안한 지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스키니 진의 자리를 드디어 부츠컷 데님 팬츠가 대신하게 됐듯이 말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생로랑의 에디 슬리먼과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런웨이에 슬립 드레스를 선보인 가운데, 이는 슬슬 패션 하우스뿐만 아니라 SPA 브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오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 이번 여름 거리에서 본격적으로 자주 마주하게 될 슬립 드레스는 확실히 하나만 툭 걸칠 때 담백한 세련됨이 빛난다. 하지만 하나만 걸치기엔 허전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궁합이 좋은 다음의 다섯 가지 레이어드 파트너를 숙지해두면 좋을 것이다.
첫 번째로 이야기할 대상은 통 넓은 팬츠다. 특히 하체가 상체보다 통통한 체형에 제격인 방법으로, 드레스와 같은 소재 의 팬츠부터 활동성 좋은 데님까지, 어떤 쪽이든 좋다. 특히 버튼다운 드레스와 잘 어울리며, 힐보다는 납작한 슬라이드나 샌들, 스니커즈와 매치했을 때 멋스러움이 강조된다는 점을 기억 할 것.
두 번째 파트너는 반소매 티셔츠다. 이는 누구나 쉽게 응용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여성스럽게 매치하고 싶다면 실키한 소재의 티셔츠를, 보다 캐주얼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면 소재, 낙낙한 실루엣의 프린트 티셔츠를 추천한다. 특히 올여름 강력 추천할 만한 프린트 티셔츠는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록 무드 프린트 티셔츠! 거친 느낌이 낭만적인 드레스에 색다른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세 번째는 룩을 중성적으로 중화시켜줄 베스트다. 지나치게 드레시하거나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크게 강조된 드레스가 부담스러울 때 활용하면 좋은 방법으로, 터프한 가죽 베스트부터 긴장감 있는 테일러드 베스트까지 어느 쪽이든 좋다. 그러나 실루엣에 있어선 낙낙하고 직선적인 것 일수록 믹스 매치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을 기억할 것.
네 번째는 슬리브리스 톱이다. 이는 슬립 드레스의 가늘디 가는 끈과 넓은 네크라인은 부담스럽지만 슬리브리스의 시원함은 포기하고 싶지 않을 때 응용하기 좋은 아이템. 살짝 드러나는만큼 룩에 감도 높게 컬러 포인트를 더하기에도 좋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대상은 동시대적인 여성스러움을 완성해줄 셔츠다. 올봄 열풍을 몰고 온 청량한 면 소재의 긴소매 셔츠를 무심하게 겹쳐 입어보도록. 갖춰 입은 듯 편안한 세련된 룩이 완성될 것이다.
- 에디터
- 이경은
- 포토그래퍼
- 장덕화
- 모델
- 김승희, 오은설, 이지, 홍효, 황기쁨
- 스탭
- 헤어┃오종오, 메이크업┃오가영, 어시스턴트┃임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