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경험한 한국 작가의 전시 둘.
1916년생인 변월룡은 한국 근대미술의 잊힌 거장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국내 최초의 회고전을 5월 8일까지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연해주에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활동한 변월룡의 작품에는 경계인이 관찰한 치열한 역사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보다 시선을 끄는 건 이념과 사상보다도 선명한 작가의 서정이다. 인물의 표정을 생생하게 포착한 초상화나 당대의 한국과 러시아를 에칭 기법으로 꼼꼼하게 옮긴 풍경화가 특히 인상적이다.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최연소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던 문성식은 개인적인 기억이 깃든 장면들을 치밀하고 치열하게 묘사한다. 그의 화폭은 언뜻 아련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세상의 잔인함과 고통 역시 감추지 않고 담아낸다. 4월 2일까지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평범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삶의 순간들과 마주할 수 있다.
-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