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서울 패션위크라는 패션의 용광로에선 톱 디자이너들의 감각이 뜨겁게 끓어올랐다.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서울 패션위크에서 태어난 열정의 소산을 지켜본 더블유의 감상평.
Street Spirit
87MM
톱모델이자 디자이너 김원중, 박지운의 브랜드 87MM의 데뷔 무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알림터에 들어선, 투명한 쇼장 앞엔 일찍부터 소녀팬들이 대기 중이었는데 데뷔 쇼임에도 주요 프레스들이 대거 참석한 것만 봐도 이 새내기들에 대한 관심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87MM의 데뷔쇼는 동시대적 감각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Normal like abnormal’이라는 명료한 주제에 ‘한 달’이라는 서브 주제로 풀어낸 쇼는 비슷하거나 같은 옷을 갖고 30일간 다른 스타일로 연출한다는 생각에서 출발, 오버사이즈, 핀 스트라이프, 레터링, 프레피, 스포티즘 등 이질적 요소를 유쾌한 스타일링으로 표현했다. 흥미로운 건 언뜻 웨어러블한 놈코어 룩처럼 보이면서도 트임의 방향, 포켓 장식, PVC 소재 등으로 87MM만의 정체성을 유머러스하게 녹여냈다는 사실.
Lucky Chouette
럭키슈에뜨의 2015 S/S 컬렉션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선보였다. ‘Simple Style for Simple Life’라는 테마처럼 한결 간결한 스타일링 덕분에 각각의 아이템이 명료하게 눈에 들어왔다. 걸리시, 매니시, 레트로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디자이너의 분방한 감각이 절정에 다다른 컬렉션. 특히 바이커 재킷과 레터링 티셔츠는 팬들의 충성심을 더욱 견고히 다질 아이템!
Steve J & Yoni P
스티브 J & 요니 P 에게 컬렉션의 주제를 묻자 “르네상스의 고전적인 느낌을 스트리트 무드와 접목시켰다. 우연히 아그리파 석고상에 누군가 그라피티 낙서를 해놓은 사진을 봤는데, 그 묘한 느낌이 좋아 콘셉트로 잡게 되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들은 이번에도 스타일리스트 김예영과 함께 감각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쇼를 준비했고, 컬렉션 전반에 걸쳐 주제를 프린트와 레이어링을 통해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눈에 띈 건 모델 이철우가 입은 ‘Don’t Speak’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이를 비롯한 레터링 시리즈는 내년 봄 히트를 기록할 것이 분명하다. 듀오의 경쾌한 인사와 함께 쇼는 막을 내린 듯했지만 곧바로 가벽이 흔들릴 만큼 어마어마한 인파가 백스테이지에 밀물처럼 등장했고, 그 모든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다음에야 DDP엔 다시금 조용한 저녁이 찾아왔다.
Kiok
“시각이 다른 세대 간의 차이를 패션을 통해 극복하고 싶었다”. 키옥의 디자이너 강기옥이 선보인 건 실제로 중년인 디자이너 본인의 나이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젊고 역동적인 컬렉션. 그녀는 세련된 스트리트 무드를 선보이기 위해 해진 데님과 니트에 집중했고, 담백하고 젊은 컬렉션을 완성했다.
Kye
디자이너 계한희에게 어떤 부분을 기대하면 좋을지 묻자 “뉴욕 패션위크에 함께할 수 없었던 모델 수주와 함께해서 너무 좋다”고 말하던 계한희. 그녀가 집중한 대상은 멸종 위기인 곤충 ‘벌’과 벌집의 유기적 형태를 보며 떠올린 다양한 인간 군상 속 관계다. 쇼는 스트리트 무드의 중성적인 피스들로 시작해 마치 불타는 듯 강렬한 피스들로 끝을 맺었다.
더 많은 컬렉션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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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송선민, 이경은
- PHOTO
- Vivatouch K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