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뒤섞여 믹싱된 일렉트로닉 뮤직을 닮은 레이브 프린트가 화두에 올랐다.
프린트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거의 다 나온 만큼 소재의 차별화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에 앞으로도 프린트에 집중하는 경향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이번 시즌으로 한정하자면, 눈이 시릴 정도로 화려한 색상과 무엇을 표현한 것 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추상적으로 표현된 무늬(일렉트로닉 음악을 믹싱하듯이 무늬가 섞였다고 하여 레이브 프린트라고도 불린다), 표면 전체에 프린트를 덮어 그 자체가 컬렉션 전체의 ‘스테이트먼트’ 룩이 되도록 배치한 것 등이 포인트다. 가장 혁신적인 프린트 사용을 보여 주는 드리스 반 노튼은 시린 형광색에 추상화된 나뭇잎, 옵아트 줄무늬로 눈에 띄는 룩을 완성했고, 샤넬의 칼 라거펠트 역시 색색의 기하학적인 도형을 자르고 겹친 프린트로 신선한 느낌을 강조했다. 룩 전체를 뒤덮은 프린트는 마르니와 MSGM, 펜디와 프라다, 토즈, No.21, 스포트막스 등 소재 개발에 강점을 보이는 밀라노 디자이너들의 쇼에 자주 등장하여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프린트만 보면 어느 브랜드인지 맞힐 수 있을 정도의 ‘한 점 승부’ 프린트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점도 기억할 만한 대목. 호랑이 프린트로 큰 재 미를 봤던 겐조는 의미가 모호한 여러 무늬를 섞었고, 프로엔자 스쿨러는 입고 있는 모든 옷의 무늬를 다르게 하는 실험적인 프린트 사용법을 보여주었다.
- 에디터
- 패션 디렉터 / 최유경
- PHOTO
- COURTESY OF IN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