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베’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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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던가. 80~90년대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메이크업 베이스가 다시 화장대 위를 점령했다.

물광, 윤광, 촉광, 꿀광, 광, 광, 광. 지난 몇 년간 온 국민이 광나는 피부에 열광하는 동안, 전 세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외친 것은 단 하나다. 내추럴(Natural). 그것은 마치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한 피부 표현을 말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볍고 투명하게, 그러면서도 어딘지 고급스러움이 흐르는 완벽한 피부. 결국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하고 공들인 터치를 요구하는데, 관건은 ‘피부 톤’에 있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얼룩덜룩한 피부 결과 톤을 정돈하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여러 번 덧바르거나 커버력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하면 화장은 오히려 두껍고 인위적이 되니까. 그러니 파운데이션으로 가리려는 생각은 깨끗이 버리는 게 좋다. 대신 취할 건 극도로 가볍고 투명한 파운데이션과 그것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조력자, 즉 똑똑한 메이크업 베이스다. 파운데이션 전 단계에서 홍조나 노란 기, 칙칙하고 얼룩덜룩한 피부 톤을 색색의 메이크업 베이스로 중화해 마치 순백의 캔버스처럼 만들고 나면 제아무리 커버력 제로의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피부는 마치 본래 그랬던 것처럼 맑고 투명하게 보이기 마련이니, 이보다 훌륭한 짝꿍도 없을 듯. 피부와 파운데이션 사이에서 ‘밀고 당기며’ 제 역할을 다해줄 형형색색의 메이크업 베이스를 모아봤다.

1. Chanel 르 블랑 메이크업 베이스 SPF 35/PA+++
기분 좋은 복숭아 향. 세라믹에서 얻은 천연 미네랄 색소를 함유해 싸구려 펄감이 아닌 진주처럼 맑고 고급 스러운 광채를 준다. 물처럼 가벼운 리퀴드 타입. 연한 보라빛의 릴라, 피치 색상의 로제, 내추럴 톤의 미모 사 세 가지. 30ml, 6만9천원.

2. Biotherm 화이트 디톡스 CC크림
본래의 풀네임은 ‘컬러 코렉션 스무딩 베이스’. 얼룩덜룩한 피부 톤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잡아준다. 되직한 크림 질감으로 펄감이 전혀 없어 담백한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추천. 로즈, 그린, 화이트 세 가지. 각각 30ml, 4만9천원.

3. Guerlain 블랑 드 펄 UV 베이스 SPF 30/PA+++
일체의 펄이나 시머링 입자 없이도 은은한 광채를 준다. 자연스러운 표현, 단독으로 사용해도 좋을 커버력, 편안한 사용감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핑크 톤의 라이트닝 UV 베이스와 베이지 색상의 BB UV 베이스 두 가지. 각각 30ml, 7만4천원.

4. Mikimoto Cosmetics 펄프레셔스 컨트롤 베이스 SPF 13/PA++
커버력과 보정력이 뛰어나 얼굴 전체보다는 부분적으로 사용하기에 좋은 메이크업 베이스. 진주에서 추출한 파우더 성분이 과도한 피지를 흡수. 피부가 플랫하면서도 깨끗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옐로와 핑크 두 가지. 각각 15g, 5만7천원.

5. Shu Uemura UV 언더베이스 무스 포어레이저
독특한 무스 타입이라 양 조절에 요령이 필요하다. 톤 조절보다는 모공과 잔주름 커버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신기할 정도로 보송보송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피부가 칙칙해지는 다크닝 증상도 없다. 베이지와 핑크 두 가지. 각각 50g, 5만3천원대.

6. MAC 프렙+프라임 CC 컬러 코렉팅 SPF 30/PA+++
수분크림처럼 가볍고 촉촉하게 발리는 포뮬러. 수분 막으로 인한 약간의 점성은 다음 단계에 더해질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높여준다. 리차지(피치), 일루미네이트(라벤더), 뉴트럴 라이즈(옐로), 어드저스트(피치베이지) 네 가지. 각각 30ml, 4만9천원.

7. Laura Mercier 파운데이션 프라이머
단독으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수분감이 풍부하다. 구형의 미네랄 파우더가 빛을 효과적으로 반사해 마치 원래의 생기인 듯 자연스러운 연출을 도와준다. 하이드레이팅(화이트), 오리지널(핑크), 래디언스(베이지) 세 가지. 각각 50ml, 4만8천원.

8. Laneige 스킨 베일 베이스 EX SPF 22/PA++
흐르지 않는 크리미한 질감. 판상 파우더 구조라 위에 파운데이션을 여러 번 덧발라도 뭉치지 않는다. 단독으로 사용해도 어느 정도의 결점 커버가 가능하다. 20호 펄리 화이트, 40호 라이트 퍼플, 60호 라이트 그린 세 가지. 각각 30ml, 3만원대.

9. Giorgio Armani UV 마스터 프라이머 SPF 40/PA+++
매우 가볍고 수분이 충만한 로션 질감의 베이스. 사용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얼굴에 편안하게 밀착된다. 함유된 다각형의 파우더는 모든 방향에서 빛을 반사해 자연스러운 발광 효과를 준다. 베이지, 핑크, 모드 세 가지. 각각 30ml, 6만5천원.

10. Dior 디올스노우 UV 쉴드 메이크업 베이스 SPF 35/PA+++
흔들어 사용하는 극도로 묽은 텍스처지만 기대 이상의 커버력을 가지고 있다. 매끈하게 마무리되며 함유된 투명 크리스탈린 피그먼트가 빛을 반사해 하나만 발라도 피부가 환해 보인다. 베이지, 블루, 핑크 세 가지. 각각 30ml, 6만9천원.

11. Hera 매직스타터
바르자마자 수분감이 느껴지는 크림 질감. 피부가 들떠 있을 때도 차분하게 정돈해준다. 은색 시머링 입자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피부가 한 톤 정도 밝아 보인다. 1호 퍼스트 라디언스, 2호 이너 글로우, 3호 블루밍 모이스처 세 가지. 50ml, 4만5천원.

12. Yves Saint Laurent 라이트닝 CC크림 SPF 35/PA+++
인위적으로 펄이나 시머링 입자를 넣진 않았지만, 충분한 수분감 덕분에 피부가 한결 투명하고 건강하게 빛나는 느낌.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를 덧바르기에도 좋다. 로즈, 라벤더, 애프리코트 세 가지. 각각 40g, 7만원대.

13. Innisfree 미네랄 메이크업 베이스 SPF 30/PA++
부드러운 로션 질감과 은은한 아로마 향이 특징. 프라이머 대용으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굴곡이나 모공을 세밀하게 커버한다. 펄감이나 반짝임은 전혀 없지만 피부가 한결 환해지는 기분. 퍼플, 피치, 그린 세 가지. 각각 40ml, 1만2천원.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배우는 컬러 베이스 사용 노하우

“얼굴 전체에 극도로 얇게 컬러 베이스를 발라보세요. 홍조나 노란 기, 칙칙한 피부톤을 중화해 파운데이션을 얇게 발라도 피부가 맑고 투명해 보이거든요.” –고영은(라네즈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

“계절이나 장소 등 TPO도 고려해야 해요. 햇살이 강한 봄에는 화이트, 회색 기가 돌아 피곤해 보이기 쉬운 형광등 아래에서는 블루를 고르는 식이죠.” –류명은(샤넬 교육부)

“노란 기가 돈다면 핑크, 붉은 기가 돌거나 목보다 얼굴색이 두드러지게 밝다면 베이지, 홍조가 있다면 그린, 까무잡잡하고
칙칙한 얼굴엔 퍼플이 적합하죠.” –이진수(헤라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얼굴 전체가 아닌 가장 고민인 부분에 맞춰보세요. 딸기코 증상이 있다면 베이지, 눈 아래가 누런 편이라면 로즈 컬러를 추천해요.” –김성연(디올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근의 컬러 베이스들은 톤 보정력이 뛰어나면서도 가볍고 얇게 발리죠. 늘어진 모공은 걱정되지만 프라이머처럼 답답한 느낌을 원치 않는다면 써보세요.” –김윤이(입생로랑 뷰티 코리아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부가 꺼져 보이는 부분에 피부 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펄 베이지 색상을 넓게 펴 발라보세요. 빛을 반사해 마치 살이
차오른 듯한 효과를 줄 거예요! ” –한현종(로라 메르시에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으로 얼굴이 둥둥 떠 보이는 건 별로잖아요. 이럴 때 얼굴과 보디 피부의 톤을 맞춰주는 데 요긴하게 쓰여요. 어깨, 쇄골 라인뿐만 아니라 팔꿈치, 손등 뼈, 무릎 등에도 살짝 터치해보세요. ” –변명숙(맥 수석 아티스트)

“신부 메이크업 시에도 유용해요. 옐로 톤의 베이스를 미리 발라두면 얼굴이 달아올라 붉게 보이는 걸 방지할 수 있거든요. ” –권희선(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점 원장)

에디터
뷰티 에디터 / 김희진
포토그래퍼
정용선, 박종원(Park Jong Won)(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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