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부르주아의 마지막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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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부르주아는 98세의 나이로 지난 5월에 세상을 떠났다. 이토록 도발적이고 진중한 아티스트와 동시대를 보낼 수 있었다는 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다. 그리고 더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이런 말로 20세기 최고의 여성 예술가를 추억한다. 그들의 회상이 그리는 그림 속에서 부르주아는 천진하고 대담하며, 온정 넘치면서 어느 정도 미쳐 있는 사람이다.

엄청난 다작가이자 도발적인 아티스트이며 많은 사람들이 20세기의 위대한 여성 예술가로 손꼽는 루이즈 부르주아가 지난 5월, 98세로 사망했다. 그녀 인생의 마지막 1년 동안 포토그래퍼 알렉스 반 겔더는 부르주아의 뉴욕타운하우스에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네덜란드 작가는 부르주아와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그저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었어요. 루이즈는 촬영을 자신의 작업의 연장으로 생각했거든요.” 친구들의 헌사와 함께 공개되는 반 겔더의 사진들은 부르주아의 마지막 모습을 친밀하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루이즈의 사진을 찍는 건 큰 영광이었고 큰 책임감을느끼게 하는 일이었어요. 마지막까지 잃지 않았던 그녀의 힘, 그리고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1997년에 루이즈를 처음으로 만났다. 그녀의 타운하우스에 차를 세우자, 계단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안녕하세요, 헬무트. 환영해요!’ 루이즈는 이렇게 말하며 내게 키스를 했다. 한순간에 우리가 비슷한 영혼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이것이 공동 작업뿐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될 우정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헬무트 랭(디자이너)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행할 때, 루이즈는 지도책을 펼쳐서 그 사람이 가는 곳을 정확히 찾아냈다. 근처에 무슨 강이 있는지, 산이 있는지, 도시가 있는지를 공부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녀는 그 사람이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야만 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 데보라 와이(큐레이터, 1982년 Mo Ma 루이즈 부르주아 회고전)

10년 전쯤 20번가의 루이즈 집에서 열린 유명한 선데이 살롱에 간 적이 있다. 한 아티스트가 작은 조각품을 가져왔는데, 루이즈가 용도를 묻더니 완전히 깨트려버렸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난 도망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작품을 많이 좋아했고, 이렇게 말해줬다. ‘그래요. 그게 맞아요.’ 마치 인생의 시험을 통과한 것처럼 큰 안도감을 느꼈다.” -기예르모 쿠잇카(아티스트)

“루이즈는 굉장히 사려 깊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다른 사람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기를 바랐다. 자신이 한 말을 반복하거나 설명해주는 법이 없었다. 그녀의 말을 이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리고 만약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건 듣는 사람의 문제였다.”-차를로타 코틱(큐레이터, 루이즈 부르주아:추억의 장소, 작업들(The Locus of Memory, Works) 1982 ~ 1993)

“그녀의 집에 방문할 때마다 조각품이나 그림, 사진 같은 작품을 하나씩 받았다. 선물 때문에 그녀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봐 자주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시 동안 그녀의 집에 가지 않았지만, 그녀가 너무 그리웠다.” -아그네스 건드(컬렉터)

“루이즈와의 공동 작업은 역사와 손을 잡는 것과 같은 특전이었다. 남성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40대에 정점에 다다르고 하강한다. 마치 한 번의 큰 사정이 있는 섹스와 같이. 하지만 루이즈는, 여성 예술가가 계속 최고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발전을 보여줬다.”-트레이시에민(아티스트)

“루이즈는 자신의 무의식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었다. 그건 위대한 아티스트와 미친 사람들만이 가능하다.” – 에밋 웰라치(루이즈부르주아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의 공동 연출가)

“파블로 피카소,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다른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처럼 루이즈는 90대에도 손을 들어 발표하는어린이와 같은 매력을 유지했다.한번은 그녀가 나를 맨해튼 타운하우스의지하실로 초대했다. 그 어두운 곳에서 그녀는 내 바지 주머니에 작게 깎아 만든 눈알을 집어 넣었다. 나는 기뻤고, 놀랐고, 흥분했다.루이즈의 작품은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자극을 줄 것이다.” -존 켐(뉴욕의 켐 앤 리드 갤러리 공동 대표)

“처음 루이즈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을 때를 기억한다. 문어와 바나나를 곁들인 상추 더미가 애피타이저로그리고 햄과 뒷다리, 디저트로는 술을 부은 아이스크림 초코바가 나왔다. 그날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을 거라고예상했지만,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건 그날의 저녁 식사 메뉴다.” – 웬디 윌리엄스(루이즈 부르주아 스튜디오의 상무이사)

“배가 나온 핑크색 여자 거인 조각상 옆의 의자에서 루이즈와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근처에는 붉은 밀랍으로 만든 동물의 귀, 혹은 사람의 견갑골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한 파란색에 대한나의 집착에 대해 사과인지 변명인지 늘어놓고 있었는데,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옳은 파란색을 찾을 때까지작업을 계속해야 해요.’ 그 말을 듣자 내가 미친 것이 아니라프로인 것처럼 느껴졌다.” -제니 홀저(아티스트)

에디터
황선우
포토그래퍼
Alex Van Ge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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