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맛, 특별한 기분. 외식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레스토랑 세 곳.
라 꼼마(La Comma)
하루쯤 기분 내기에 코스 요리만큼 좋은 선택도 없다. 물론 여러 가지 요리를 순서대로 차려낸다고 해서 모두 그 자격을 갖춘 건 아니다. 이탤리언 레스토랑 뚜또베네와 논노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셰프 박찬일이 새롭게 지휘하는 라 꼼마에서처럼, 싱싱한 제철 재료, 창의적인 요리법, 눈이 즐거운 차림새, 무엇보다 맛 그 자체로, 식사 내내 다음 접시를 기대하게 만들어야 제대로 된 코스 요리다. 이곳에서의 한 끼는 병어 또는 군평선이와 같은 작은 생선을 오징어 먹물과 부속으로 만든 페이스트에 곁들이는 애피타이저부터, 저온에서 장시간 익힌 삼겹살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매콤한 토마토 소스 링귀네 파스타를 거쳐, 부드럽고 달콤한 크렘브륄레 위에 젤라토보다 폭신폭신한 아이스크림인 세미 프레도를 얹은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접시의 개수만큼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저마다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서로 비슷해져가는 식당이 즐비한 홍대 앞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반갑다.
위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27, 상수역 1번 출구 주차장 길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건너편
영업시간: 오전 11시 50분 ~ 오후 3시, 오후 5시 50분 ~ 밤 12시 (코스 메뉴 마지막 주문은 오후 9시)
문의: 02-323-8338
버진(Virgin)
지금 이 순간, 이태원의 화두는 ‘문화’다. 그리고 새로운 맛과 다채로운 현대미술이 유쾌하게 녹아들어있는 바 버진 역시, 새로운 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살롱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이곳에선 사소한 것 하나도 대충 지나칠 수가 없다. 먼저 테이블 위에 놓인 유머러스한 재떨이, 천장에 모빌처럼 나풀거리는 조각은 각각 조각가 아드리안 리스 그리고 작가그룹 헤링가/반 칼스백의 작품이다. 또한 익숙한 라거 방식이 아닌 에일 방식으로 만들어져 묵직한 밀도와 다양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는 벨기에 맥주와 네덜란드 리큐어 역시 오직 버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쾌한 맛이다. 무엇보다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쁘아’의 임기학 셰프가 개발한 모든 요리들은 이토록 새로운 술과 공간에 조화롭게 어울리는데, 탱글하게 씹히는 아구살을 바삭한 튀김으로 감싼 아귀 & 칩스, 또는 허브, 오렌지, 복숭아 향이 진하게 풍기는 푸아그라 딥과 함께 즐기는 바삭한 빵 모두 그것들을 맛보는 시간까지도 즐겁게 해, 그저 음식이라 부르기엔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위치: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으로 올라가는 길,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 지나서
영업시간: 오후 6시 ~ 새벽 1시(일~목), 오후 6시 ~ 새벽 2시(금,토)
문의: 02-798-1471
스페인 클럽(Spain Club)
타국의 이름 없는 식당에서 경험한 맛이 문득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건 음식의 맛 자체보다도, 내가 지금 낯선 땅에 발을 딛고 있다는 흥분과 설렘 때문일거다. 그래서인지 가구와 조명은 물론 벽까지 스페인에서 직접 들여온 스페인 클럽에서 맛볼 수있는 음식에선, 진짜 스페인의 맛과 향이 배어 나오는 기분이다. 특히 홍대 앞에 새로 오픈한 2호점은 넓은 가로수길과 달리 동네 골목에 위치한 작은 바같은 느낌인지라, 잠시 들러 청량한 스페인 와인 한잔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떠난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베리코 하몽은 이베리코 지역 특유의 기후 속에 염장과 건조를 거친 돼지 뒷다리인데, 처음 맛보는 사람이라면 이 기름지고 짭조름한 맛이 낯설겠지만 그날 밤에라도 당장 생각날 만큼 중독적이다.마늘과 새우를 넣어 끓인 올리브 오일에 직접 구운 담백한 빵을 찍어 먹는 마늘과 새우 냄비, 소가 아닌 돼지고기로 만들지만 기름지거나 냄새 나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이베리코 등심 스테이크 역시 스페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요리들이다.
위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4-24
영업시간: 오후 5시 30분 ~ 새벽 3시(월~토), 오후 5시 30분 ~ 밤 10시 30분(일)
문의: 02-3143-1118
- 에디터
- 에디터 / 김슬기
- 포토그래퍼
- 이상학, 김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