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안부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시절 안부

2021-01-25T21:38:38+00:002021.01.26|FEATURE, 라이프|

우리 앞에 또 다른 유속으로 시간이 출렁인다. 사진가가 13명이 보내온 구정 연하장과도 같은 사진을 당신께 부친다.

‘무제’ (2019)

“가장 시린 때를 통과하던 어느 겨울날 훌쩍 베트남으로 떠났다. 상공에서 마주한 두툼한 이불 같은 구름은 타국에서 맞게 될 새해의 따스한 날들을 기대하게 했다.” – 채대한

 

 

 

‘Hope’ (2019)

“모두가 숨어 희망을 외치는 시간이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일에 애를 쓴다. 모두가 함께 안전하게 시간을 건너 마음껏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간이 오길 바란다.” – 민현우

 

 

‘윤슬’ (2018)

“이른 아침, 반사되는 하늘빛. 햇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 윤지용

 

‘무제’ (2019)

2020년의 바다.” – 김신애

 

‘Exit 00067’ (2018)

“모두와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2020년은 잊기 힘든 해로 남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다가올 2021년이 더 기다려지는지 모르겠다. 사진은 텍사스 프레시디오카운티에 있는 도시 마파를 진입하는 길목에서 담은 풍경이다. 지평선이 보이는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던 중 전혀 기대하지 못한 하늘의 색을 보았다. 감사한 마음에 벅차오른 그 순간을 기억하며, 2021년엔 거창한 새해의 꿈은 품지 않기로 했다. 다만 설레고 충만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길 바랄 뿐이다.” – 목정욱

 

‘Dance’ (2019)

2019년 여름 샌프란시스코. 공원에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서서 무수히 많은 비눗방울을 만들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어디서 날아드는지 알 수 없더라도 계속 퍼져나가는 작은 아름다움을 올해 내내 부풀리고 싶다.” – 이옥토

 

‘月光’ (2020), ‘섬광(2018)

“좋은 아침입니다. 밤과 같았던 지난해가 빠르게 지나가고 2021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는 열릴까요. 어둡고 좁은 틈 사이로 희미한 빛을 들이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하혜리

 

‘생강이와의 연말’ (2020)

“생강이는 4년째 키우고 있는 집토끼지만 아직도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지난 연말, 단둘만의 홈 파티를 열었다.” – 이강혁

 

‘이태원 쇼윈도의 난’ (2020)

“코로나19로 한산한 이태원 밤길을 걷다 쇼윈도에 버려지듯 전시된 난을 한참 바라보았다. 새해는 희망 대신 용기를 다짐하며.” – 이강혁

 

‘New Year’s Greeting’(2019)

“지난 5년 동안 을지로 ‘신도시’에서 많은 사람들과 파티를 하며 새해를 맞았다. 어김없이 바닥 청소를 하며 아침을 맞이했고. 좀체 사진 찍은 기억이 나지 않는 까닭은 아마도 많이 취했기 때문일 테지. 올해는 불가능했지만 다가올 해엔 다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 이윤호

 

‘작은 도피’ (2020)

“거절을 버거워하는 나에게 여행이란, 내 일상을 잠시 멈추게 하는 버튼이었다. 그 날짜는 먼 곳으로 떠나야 해서 못할 것 같아요,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에 도착하면 사무치게 외로웠고 황홀했다. 작년은 쉬이 떠날 수 없는 시기, 접촉이 마모되는 시간이었다. 그간의 여행을 곱씹으며 버텨냈다. 흉악한 시기가 끝나고 내가 만나고 싶은 풍경은 무엇일까. 나의 작은 도피가 다시 허락되기를 바라며.” – 황예지

 

‘Piano’(2016)

“빛과 공기가 충만한 빈 공간, 무언가가 시작되기 전의 고요함.” – 이차령

 

 

‘Hands(Paris)’ (2013)

“지난해를 반추하는 것과 새로이 맞이한 해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만나는 새해. 나는 언제나 새해를 맞이한 후 입춘을 거쳐 3월이 되어야 비로소 본격적인 한 해의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 이차령

 

‘Goal’(2020)

몸을 바짝 웅크리게 되는 추운 겨울에 새로운 무언가를 맞이한다는 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꽃이 피고 싹이 돋는 초봄에 새해를 맞이하면 좋았겠지만, 우리 조상들은 어째서인지 칼바람 부는 한겨울을 새해로 정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성찰의 계절이 겨울로 선택된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매년, 차이가 없는 반복은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한 채로 겨울을 맞이하고 시간이 참 빠르다는 한탄만 내뱉게 했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새해에는 아무런 목표를 갖지 않기로 하였다. 목표가 자아내는 ‘미래 지향’이 현재의 나를 소외시킨다. 그러므로 새로운 희망을 좇는 부질없는 반복을 멈추고 오롯이 ‘지금 여기’의 나를 주시할 일이다.” – 김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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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 (2018)

“고요한 물결을 바라보며,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심스레 나아가는 마음 같다고 홀로 중얼거렸다.” – 윤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