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출판사 4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오늘의 출판

2020-10-25T23:25:36+00:002020.10.29|FEATURE, 컬처|

국내 출판계에 ‘다양성’이라는 돌을 던지고 있는 작지만 강한, 꾸준히 응원하고 싶은 출판사를 소개한다.

1_섬과 달

설립 연도 2019편집인 이승학

소개 출판 편집자로 12년 동안 일 해온 이승학이 설립한 ‘섬과 달’은 영어권 지역의 소설을 전문으로 출판한다. 스스로 기호가 분명하다 말하는 이승학이 정한 출판 기준은 간단하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몇 번을 읽어도 좋은 작품일 것,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일 것, 발견의 기쁨을 주는 작품일 것. 그렇게 책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저자 팀 오브라이언을 향한 이승학의 오래되고 깊은 애정에서 출발해 올해 섬과 달의 첫 책으로 출간됐다. 책은 중년에 이른 소설가가 오래전 겪은 베트남 전쟁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글쓰기로 마음을 달래는, 다시 말해 소설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팀 오브라이언 지음) 팀 오브라이언은 1973년 베트남 전쟁 보병의 일상을 담은 산문 <내가 전장에서 죽으면>으로 데뷔해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 쓰기에 매달렸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작가 자신의 체험과 기억이 짙게 반영된 자전 소설로, 으레 전쟁 소설에 기대하는 거창한 내러티브나 전투 묘사를 따르기보다는 그저 미군 보병의 사소한 일화를 이제는 작가가 된 자신의 사색을 더해 신중하고 사려 깊게 그린다.

 

2_옐로우 펜 클럽

설립 연도 2020편집인 옐로우 펜 클럽

소개 2016년 출범한 동명의 미술 비평 컬렉티브로 시작한 ‘옐로우 펜 클럽’은 올해 첫 책을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출판업에 뛰어들었다. 미술 작품을 반복하지 않는 책을 만드는 것은 옐로우 펜 클럽이 설립 이래 굳게 지키는 편집 원칙이다. 이는 미술 서적은 태생적으로 전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단순히 전시를 기록하는 책이 아닌 전시로 담을 수 없는 내용을 담아 ‘독립적’으로 생명을 얻은 책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다른 말이다. <팽팽팽 – 미완의 송곳니에 대한 보고서>(사박, 차혜림, 권정현, 콘노 유키 지음) 올해 7월 ‘의외의조합’에서 개최한 사박, 차혜림의 2인전 <팽팽팽 – 탈바가지의 역습>의 연계 출판물로 발행했다. 사박, 차혜림이 작가로서 갖는 마음가짐과 고민을 담은 작가 노트, 프로젝트 전반과 신진 작가로서 미 술계에서 일하는 경험을 담은 인터뷰를 필두로 비평가 권정현이 두 신진 작가를 사례로 서울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일, ‘일렁거림’을 키워드로 비평가 콘노 유키가 작품과 전시를 시각적 소비와 체험이 아닌 경험과 감상의 태도로 접근하는 비평을 담았다.

 

3_나선 프레스

설립 연도 2019편집인 이한범

소개 출판사 이름에 드러나는 ‘나선’은 ‘나선 프레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형태이자 운동성이다. 나선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와 서사,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사물, 사람들 사이의 관계, 나선형으로 전달되는 지식과 배움 등 아무 관련 없을 것 같은 것들을 연결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다양한 세계를 조형해가는 힘을 책으로 엮는다. 나선 프레스는 ‘다르게 보기’, ‘함께하기’, ‘몸을 되찾기’라는 세 가지 기준에 오랜 시간 질문을 던지고 저마다의 방식을 탐구해온 동시대 예술가를 저자로 초대한다. <How to Move the House>(최빛나, 김그린, 이한범, 오석근, 박가희, 손혜민 지음) 동시대 예술가들의 모의 실험을 위한 ‘가능 세계’ 시리즈의 도서다. 가능세계 시리즈는 현실과 나란히 놓이는 허구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예술가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How to Move the House>에선 함께하기의 예술 실천과 그 가능성의 조건을 연구해온 손혜민 작가의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작가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빙자하는 커뮤니티(Pseudo-Community)’를 조직했다.

 

4_전기가오리

설립 연도 2016편집인 신우승

소개 ‘전기가오리’라는 이름은 플라톤의 <메논>에서 따왔다. 신우승 대표는 자신이 제대로 알고 있다고 확신하던 메논이 소크라테스와의 연이은 문답 끝에 어안이 벙벙해져 할 말을 잃은 일화에서 출판사가 나아갈 방향성의 실마리를 얻었다고 전한다. “함께 공부하면서 톡 쏘는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더 나아가 번역 출판의 형태로 한국 철학계에 의미 있는 산물을 내놓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콰인의 <있는 것에 관하여>를 비롯해 영미 분석 철학의 성과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 출판한 뒤 그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탐구도 하고 유보도 하는 회의주의>(필리프 그르기치 지음) 회의주의자를 ‘탐구도 하고 유보도 하는 자’로 일관성 있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그르기치의 담론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