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정윤기X지미추의 'The Highlighted Collection'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슈즈의 위대한 탄생

2020-01-27T00:44:05+00:002020.01.27|FASHION, 뉴스|

새로운 시도에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런던과 서울을 오갈 힘도. 셀레브리티 스타일리스트 정윤기가 지미추와 협업한 슈즈 에디션 The Highlighted Collection’을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그 특별한 여정에 대하여.

지미추(Jimmy Choo)와의 협업 컬렉션 론칭을 축하한다. ‘더 하이라이티드’는 어떤 컬렉션인가? 지미추의 아이코닉 스타일에 독창적인 K-패션의 영감을 결합했다. 한류를 이끄는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K-패션이 더욱더 부흥하기를 원하는 열망을 담은 것이다. 기존의 슈즈가 브라운과 블랙 등 무채색이 대부분인 점에서 탈피해 봄과 여름 시즌의 활기찬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렸다. 나아가 차가운 도시의 보도블록 위에서 네온사인 같은 효과를 내줄 슈즈다.

타이틀이 인상적인데, 디자인의 영감은 무엇인가? 배우들과 작업하며 드라마 대본을 볼 때도 중요한 부분에 형광펜을 칠하곤 하는데, 이처럼 눈여겨보는 대목이라는 의미를 더해 ‘더 하이라이티드’ 컬렉션을 고안했다. 나아가 패션의 완성은 슈즈라는 점에서 앞모습뿐 아니라 뒷모습까지 힘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고심했다. 기존의 지미추 시그너처 라인이기도 한 러브 힐의 굽에 마치 불빛이 퍼져 올라오는 듯한 효과를 주도록 네온 그러데이션을 더했다. 또 다이아몬드 스니커즈에도 경쾌한 네온 컬러를 곳곳에 입혔다. 마치 슈즈에도 새 옷을 입히듯 S/S 시즌의 강렬한 태양과 바다를 떠올리며 컬러에 집중했다.

슈즈의 구성이 흥미롭다. 기존의 지미추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블로퍼 아이템까지 총 3가지 스타일로 출시되었다. 지미추의 시그너처인 다이아몬드 스니커즈와 러브 펌프스에 생동감 넘치는 네온 컬러로 새로운 에너지를 더했다. 한편 볼드한 볼 장식이 특징인 블로퍼는 화이트와 실버 컬러 슈즈로 구성되어 편안한 캐주얼 쇼츠와 연출할 수 있다.

지난 가을의 밀란 컬렉션 기간, 네온 다이아몬드 스니커즈 등을 선보이며 이번 협업 컬렉션을 예고한 지미추 프레젠테이션 현장이 떠오른다. 당시 이 협업에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했다. 그렇다. 1년 전, 처음으로 협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홍콩 등 아시아의 다른 도시에서 미팅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지미추 런던 본사에서도 협업 컬렉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처음에는 백을 포함한 10가지 테마의 액세서리 라인을 떠올렸지만, 본사와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마침내 3가지 형태의 슈즈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지미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산드라 초이(Sandra Choi)와의 인연이 인상적이다. 이번 협업 컬렉션을 기획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 산드라 초이는 전지현을 비롯해 나와 작업해온 한류 스타들의 레드카펫과 드라마 패션을 꾸준히 지켜보며 관심을 가졌다. 지미추의 아이코닉한 스틸레토 슈즈를 수많은 셀레브리티들에게 스타일링했는데, 그 뜨거운 반응을 통해 K-패션의 영향력을 체감한 것이다. 이처럼 어떤 특별한 순간보다는 10여 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흥미로운 협업 컬렉션을 선보여 왔는데, 기존 작업과 달리 이번 지미추 컬래버레이션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19일 공식 론칭 이후, 온라인을 포함한 지미추 월드와이드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글로벌 협업 에디션이라는 점이다. 예전에 뉴발란스와 캐주얼 의류, 토즈와 맨즈 컬렉션 액세서리를 함께 디자인해 선보이기도 했지만 한국과 밀란 등 일부 도시에서만 선보이는 에디션이었다. 반면 이번 컬렉션은 지미추 본사가 위치한 런던을 비롯해 서울, 파리, 방콕, 홍콩 등 전 세계 매장의 쇼윈도를 장식하며 전 세계 고객과 만난다. 이건 한국 스타일리스트로 서 K-패션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는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준비 중인 협업 에디션이 또 있는지. 얘기 중인 파인 주얼리 브랜드가 있다. 역시 글로벌하게 선보이는 협업이 될 예정이고, 내년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지난 19일, 지미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산드라 초이 를 비롯해 국내 및 아시안 셀렙과 프레스 등이 참여한 글로벌 론칭 파티를 열었다. 현장의 열기를 몸소 느끼며 어떤 기분이 들었나? ‘더 하이라이티드’의 글로벌 론칭을 축하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아시안 리전 행사를 통해 홍콩, 중국, 싱가포르,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의 프레스가 참여했고, 이를 통해 K-패션을 알리는 또 다른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기뻤다. 사실 이 순간이 너무 좋지만 좋은 걸 하기 위해선 수없이 담금질하는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 쉽게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실 그날 행사를 마치고 울었다. 기쁨의 눈물이기도 했고, 고민하고 힘겹게 준비했던 지난 1년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쇼장 곳곳에 설치된 네온 컬러의 베어 오브제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캡슐 컬렉션이 지미추와 정윤기의 캐릭터가 공존하는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듯했다. 내 모습을 형상화한 친근감 있는 이미지의 곰은 이번 슈즈 컬렉션에 사용된 4가지 네온 컬러를 더한 것이다. 그리고 선착순 판매로 일부 고객에게 증정하기 위한 미니어처 베어 피규어를 제작하기도 했다.

수많은 셀레브리티들이 론칭 행사에 참여했는데, 개성 넘치는 슈즈 스타일링 역시 눈길을 끌었다. 모던 스트리트라는 스타일 콘셉트를 중심으로 그 어떤 룩이든 믹스 매치를 위트 있게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네온 컬러의 다이아몬드 스니커즈도 공효진이 캐주얼한 룩에 자유롭게 매치한 반면, 윤아는 매니시한 테일러드 팬츠 슈트에 매치해 색다른 믹스 매치를 보여주었다.

다이아몬드 스니커즈를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한 배우 공효진.

개인적으로 셀렙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커리어에도 하이라이트를 더한 순간이 아닐까.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199411월부터 시작된 일인데, 그때부터 셀렙 스타일링을 시작해 어느새 25년이 지났다. 김혜수, 전지현, 고소영, 공효진, 정우성, 차승원, 이승기, 다니엘 헤니 등 오랜 시간 함께 성장해온 이들은 내게는 특별한 친구이기도 하다.

배우들과 함께하는 드라마 스타일링에 노하우가 있다면? 드라마는 패션의 현실성과 지금 유행하는 것에 대한 포커스가 중요하다. 드라마 작업에 들어가면, 우선 촬영 몇 달 전에 배우의 이미지를 연구한다. 배우의 강점을 드러내는 스타일링에 초점을 두는 동시에 단순히 눈길을 끄는 화려함보다는 드라마 안의 캐릭터와 대중의 시선을 고려해 밸런스를 맞춘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신선한 이미지를 구상하려고 하지만, 너무 오버스럽지 않게 선을 긋는다. 한마디로 정석 안에서 메이크오버를 시도한다. 예를 들어 오늘 피팅 예정인 배우 김혜수의 경우, 새롭게 선보일 드라마 <하이에나>에서 변화무쌍하면서도 베이식함을 갖춘 믹스 매치 스타일을 보여줄 예정이다.

슈즈 스타일링의 원칙은? 레드카펫 룩에서는 슈즈가 특히 중요하다. 그리고 드라마 작업을 위해 배우마다 사이즈에 맞는 슈즈를 모두 직접 구입해 준비하는 등 슈즈에 많은 투자를 한다.

지치지 않는 패션 작업의 원동력이 궁금하다. 무엇보다 열정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리고 해외의 주요 쇼를 직접 눈앞에서 지켜보며 글로벌한 감각을 익히는 것. 또 부산, 경주, 대구 등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2020년을 맞이하며 바라는 새해 소망이 있다면? 오랜 시간 함께해온 배우들이 새해에 많은 드라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그래서 늘 빡빡한 스케줄에도 건강을 챙기는 것. 나아가 뭐든지 새해의 느낌, 즉 초심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배우 스타일링이라는 나의 본분에 충실하며,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