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덕질은 Vol.2(오션검, 장도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너의 덕질은 Vol.2(오션검, 장도연)

2018-03-28T05:34:32+00:002017.10.29|FASHION, FEATURE, 피플, 화보|

자기 관심사를 붙들고 사는 1인 크리에이터가 흥하는 시대,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의 존재도 열정으로 파고드는 주제가 있다. 흥미와 근성을 동력 삼아 때로 전문가 못지않은 그들의 덕질을 파헤친다.

오션검 래퍼
@osshun_gum
덕질 거리 카세트테이프로 음악 듣기
CD도 낯선 세대로, 카세트테이프의 물성과 그것을 구하러 다니는 설렘에 한창 빠져 있다.

타탄체크 무늬의 케이프와 검은색 팬츠는 버버리, 사람 얼굴이 프린트된 터틀넥은 디올 옴므 제품. 카세트 플레이어는 본인 소장품.

타탄체크 무늬의 케이프와 검은색 팬츠는 버버리, 사람 얼굴이 프린트된 터틀넥은 디올 옴므 제품. 카세트 플레이어는 본인 소장품.

1999년생에게 카세트테이프란
음악을 CD로 들어본 경험도 많지 않고, 그저 디지털 음원으로 들었다.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딱히 없음에도 카세트테이프가 하나씩 늘어나는 걸 보면서 내가 음악을 가지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카세트테이프라는 것 자체가 예쁘기도 하다. 조그마한 걸 찰칵 하고 꽂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니까 처음엔 신기했다.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만지고 누르고 조작하는 일이 아직도 낯설긴 하다.

나와 카세트테이프의 첫 만남
얼마 전 도쿄 여행을 가서 아는 작곡가 형을 만났다. 자고 일어나니 형이 음악을 카세트테이프로 틀어주는데 너무 상쾌하고 좋은 거다. 이걸 내 취미 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첫 해외 여행이라 기분도 설렌 상태에서 처음 겪는 그 순간과 모든 환경이 매력적이었다. 바로 형이 소개해준 매장을 찾아 이것저것 구입했다. 이 플레이어도 거기서 샀다. 여행지에서 덕질 거리를 만든 셈이다.

자주 가는 음반 가게
한국에선 마포구에 있는 김밥레코즈와 도프레코드.

최근 구매한 것
N.W.A., 닥터드레, Bon Iver, 김오키 등등. 최근 록에 관심이 생겨서 너바나 앨범도 샀고, 김밥레코즈 주인장의 추천으로 ECM 레이블의 것도 샀다. 좋아서 사는 게 아니라 어떤 음악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커버 아트워크를 보고 마음에 들면 그냥 사기도 하니까, 직접 샀다고 해서 모든 음악을 꿰고 있는 건 아니다. 닥터 드레의 <더 크로닉>은 3만5천원가량으로 카세트테이프치고는 좀 비쌌다.

하도 많이 들어서 필름이 가장 먼저 늘어날 듯한 것
콰지모토라는 래퍼의 앨범. 콰지모토는 프로듀서 매드 립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일본에서 형이 틀어줬던 그 음악이 바로 콰지모토였다.

구하고 싶은 카세트테이프
스웨덴 래퍼 영 린(Yung Lean)의 <언노운 데스>, 그리고 킹 크룰의 앨범 아무거나. 킹 크룰은 뭐라도 일단 사고 싶었는데 아직 못 구했다.

이 덕질의 포인트는
이 매체 자체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그것을 사러 집 밖으로 나서는 길부터 다시 집에 돌아와 처음 들어보는 순간까지의 과정이 즐겁다. 원하는 걸 찾아 돌아다니는 일마저도. 플레이를 누르면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두근거리고, 서점처럼 음반 가게 진열장에 카세트테이프가 나란히 꽂혀 있는 풍경도 신기하고 재밌다.

 

장도연 개그우먼
@jang.doyoun
덕질 거리 포즈 취하기
과거 개그 코너를 하면서 모델 같은 다양한 포즈를 익히기 시작했다. 몇 가지 주요 포즈로 ‘돌려막기’ 하고 있다는 건 비밀.

오버사이즈 재킷과 안에 입은 큼직한 화이트 셔츠, 실버 색상의 사이하이 부츠는 YCH 제품.

오버사이즈 재킷과 안에 입은 큼직한 화이트 셔츠, 실버 색상의 사이하이 부츠는 YCH 제품.

올해 5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이후 생긴 일
포토월 앞에서 드레스 차림으로 여러 포즈를 취했는데 그 영상과 캡처 컷이 해외에 많이 퍼졌다. 각종 재밌는 게시물을 소개하는 9GAG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간 일이 시초였다. 거기 팔로어가 무려 4천2 백만 명 정도다. 평소 SNS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닌데 어느 순간  내 폰을 보니 알림창과 쪽지함에 난리가 나 있더라. 쪽지와 메시지가 엄청 많이 왔고,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언어도 꽤 있었다. 그들이 내 포즈를 어떤 코드로 받아들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히잡을 두른 여인이 내 포즈를 흉내 내는 식으로 나를 패러디한 모습의 사진을 보내주곤 하니까 재밌었다.

나와 베트멍의 관계
외국인들이 쪽지와 댓글로 ‘베트멍에서 당신 포즈를 따라 한다’고 제보했다. 확인해보니 정말 비슷한 거다. 신기하고 웃겼다. 그래서 베트멍 광고 사진 몇 컷을 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이렇게 썼다. “이런 식이면 나랑 콜라보해요 뿌잉뿌잉~”

포즈를 탐구하게 된 계기
2011년경 <개그콘서트>의 ‘패션 넘버 파이브’라는 코너에서 처음 제대로 포즈를 취해보기 시작했다. 개콘 여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셋이 차례대로 등장하는 콩트였다. 박안나 언니는 그로테스크한 캐릭터로, 박나래 선배는 마지막에 등장해 단신과 과한 분장으로 빵 터뜨리는 식이었는데, 코너의 문을 여는 내 경우가 좀 애매했다. 생각 끝에, 뭐 모델처럼 잘하진 못해도 코너를 워밍업 한다는 느낌으로 내가 여러 포즈를 취해보자고 정했다. 그때부터 패션지를 많이 뒤지고 서치 좀 했다. 케이블 방송에서 패션 스타일링 프로그램을 몇 개 진행하긴 했지만, 내 포즈들의 기반은 그 시절 닦아둔 것이다. 전문 모델의 포즈 중엔 가끔 ‘이런 걸 어떻게 안 웃고 할 수 있지?’ 싶은 것도 있다.

나의 시그너처 포즈
양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등과 허리를 구부리는 것.

장도연식 포즈를 따라잡기 위한 조언
그냥 본능에 몸을 맡겨라. 개그를 하면 몸을 사용하는 표현을 많이 하니까 나에겐 그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을 수 있다. 사실 사진 촬영하는 걸 좀 부끄러워한다. 그래서 차라리 과한 동작을 취하는 게 편하다. 요가라도 배우든지 해서 포즈를 더 다양화해야겠다.

오늘의 포즈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아쉬움이 크다. 내가 입을 옷들의 브랜드를 확인한 순간 포즈의 날개를 펼치는 데 제약이 생겼다. 저렴한 의상이었으면 일단 바닥에 드러눕는 것부터 시작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