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겉은 번들거리는데 속은 더 건조하고, 근질근질함을 넘어 따갑고, 각종 염증이나 트러블까지 발생했다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건강한 피부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여름철 피부 장벽에 대한 이야기.

170531_5w_61517_완성피부 장벽이 뭐길래
피부 장벽은 표피층에서도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에 위치하며 피부 장벽이 있는 각질층은 천연 보습 인자를 함유한 각질형성세포와 그 세포 사이사이를 메운 세포간 지질로 구성된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는 원인은 선천적 요인과 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과도한 알코올과 고함량의 AHA와 BHA, 혹은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 등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여름철에 피부 장벽이 손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부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높아진 온도와 강력한 자외선이 주요인이라 입을 모은다. “실내외 온도 차이로 인해 피부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심해지면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져요. 피부 겉은 피지로 인해 번들거리는데 속은 오히려 건조하게 느껴지는 건 여름철 피부 장벽이 무너져 유·수분 밸런스가 깨졌을 때의 대표적 증상이죠. 이러한 환경은 표피를 통한 수분 손실을 초래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요.” YK박윤기 피부과 강민지 원장의 설명이다. “사계절 중 여름은 피부를 붉게 만들고 피부에 그을음이나 화상을 입히는 UVB 지수가 가장 높지요. 강력한 UVB는 표피의 기저층 혹은 진피층의 상부에까지 닿아 단백질과 엘라스틴, 콜라겐을 파괴하고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고요.” 고운세상 코스메틱 안건영 대표의 이야기 또한 궤를 같이한다. 개인별 피부 타입에 따라 피부 장벽이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지는 않을까? 피부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가령 민감성 피부는 피부 장벽 기능이 약화되면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Allergen)의 흡수량이 증가돼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여드름 피부의 경우 여드름균이 과하게 증식돼 여드름이 더욱 악화되는 식이다.

피부 장벽을 ‘강화’ 하고 싶다면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 피부를 자극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수지질막이 손상돼 유해균에 쉽게 노출되고, 피부 속 수분이 계속해서 증발해 피부가 극도로 건조해지며, 각질이 올라와 피붓결이 거칠어진다. 즉, 피부 장벽이 무너졌다는 건 각질세포가 각질세포간 지질에 의해 탄탄하게 붙어 있지 않고 얼기설기 늘어진 상황으로, 피부가 간헐적으로 민감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땐 각질형성세포와 그 세포를 빈틈없이 메우는 세포간 지질 성분, 표피 내 지질을 합성할 수 있는 약산성 환경까지, 이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무너진 피부 장벽을 재건할 수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장벽 강화 화장품은 각질형성세포 내 천연 보습 인자(NMF)를 생성해주는 필라그린을 촉진시켜주는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다. 필라그린은 각질형성세포에 존재하는 핵심 단백질로 피부에 적정량의 수분을 유지해주는 천연 보습 인자를 생성하고, 세포간 지질의 합성을 증가시킨다. 세라마이드와 지방산으로 불리는 세포간 지질 성분은 피부 표면을 매끄럽게 해주는 동시에 수분 손실을 막아준다.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글리세린, 아미노산 등과 더불어 시어버터와 스쿠알란, 레시틴 등이 대표적이다. 세포간 지질을 강화해주는 제품은 세라마이드와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의 성분을 피부 속 구조와 같은 비율로 배합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피부 속 세포간 지질은 세라마이드와 콜레스테롤, 자유지방산이 3:1:1의 비율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비율을 화장품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손상된 피부 장벽을 ‘치유’하고 싶다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염, 여드름 등의 염증 반응이 일어나거나 시술, 화상, 상처 등으로 인해 피부 표면에 가시적인 상처가 생겼다면 피부 장벽이 손상된 상태다. 이런 땐,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항염 및 항균 효과를 지닌 재생 화장품으로 관리해야 한다. 재생 화장품의 대표적인 성분은 마데카소사이드다. 병풀이라 불리는 센텔라아시아티카 풀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성분을 억제해 피부를 진정시키며,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해 손상된 피부 세포를 재생한다. 재미난 사실은 마데카소사이드 화장품에 함유된 마데카소사이드의 양이 0.1~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데카소사이드 성분은 함량에 따라 의약품과 의약외품으로 구분되는데 1% 미만이어야만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마데카솔 연고를 사서 얼굴에 바르면 안 될까? 마데카솔 연고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마데카솔 연고는 마데카소사이드 성분만을 함유한 연고와 ‘네오마이신황산염’이라는 항생제를 포함한 마데카솔 케어 연고, 거기에 ‘하이드로코티손아세테이트’라는 스테로이드까지 더한 복합 마데카솔 연고 등이 있다. 즉 가장 후자의 경우 극히 드물긴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스테로이드 연고처럼 피부염이나 반점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마데카소사이드 화장품은 오랜 기간 사용해도 부작용 위험이 없고, 느리지만 확실한 피부 재생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국소 부위에 상처가 났다면 연고를, 피부 전반적으로 염증이 생겼다면 크림을 선택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