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느긋하게, 세상에 자신을 보여줄 시기를 골라온 지소울(G.Soul)은 이제 속도를 높이기로 마음먹었다.

해진 듯한 세부 장식이 특징인 슈트와 붉은색 셔츠는 디올 옴므, 신발은 생로랑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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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박재범이 AOMG에 이어서 설립한 새 레이블인 하이어뮤직으로 회사를 옮겼는데.
G.Soul 변화가 가져온 설레는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은 진짜 좋은 것 같다.

15년 동안의 장기 연습생 생활이 워낙 회자되어서인지, 이전 기획사인 JYP와 당신은 뗄 수 없는 연관 검색어 같았는데.
JYP에서 많은 걸 배웠고 그 경험으로 새로운 곳에서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새 앨범을 꽤 오랫동안 준비했다. 7월이나 8월쯤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척 두근거린다.

새 소속사는 분위기가 어떤가? 아이돌이 많던 JYP 때와는 상당히 다를 거 같다.
보통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하면 업무 파악하고 분위기 익히는 데 몇 주는 걸리지 않나. 난 이제 겨우 며칠 된 거라 서로 알아가는 상황인 거 같다. 물론 재범이 형은 JYP에 있던 어린 시절부터 워낙 좋아하는 형이고, 같이 일해보자는 이야기는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었다. AOMG의 다른 뮤지션들과도 같이 하는 작업이 기대된다. 새 앨범에도 후디와 작업한 노래가 있는데 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결과물도 잘 나올 거 같다.

어릴 때는 박재범이 이렇게 사업을 벌일 줄은 몰랐을 것 같다.
그때부터 워낙 열심히 하는 형이었다. 집중력이나 성실함이 남달랐고. 중간에 서로의 길이 갈라졌지만 이런저런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비즈니스를 키우고 성공해가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전부터 긍정적인 성품에, 주변 사람을 서포트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다. 오랜 시간 동안 형의 성장과 성취를 지켜보는 게 참 좋았고, 이제 같이하게 되어 기쁘다.

하이어뮤직에서는 어떤 얘기로 영입을 제안하던가? 어떤 점에서 가장 신뢰가 갔는지 궁금하다.
감사하게도 이런저런 다른 회사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가장 끌린 점은 일단 자유로움이었다. 억압이란 느낌 없이 자유롭게 음악 할 수 있는 환경이 내겐 중요했다. 또, 나의 다음 프로젝트는 100% 크리에이티브 컨트롤을 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음악에 대한 최종 컨펌은 내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공연을 많이 하고 싶었다. 이런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좋은 조건이었다.

JYP에서 예전 앨범 작업을 할 때는 그러지 못했다는 뜻인가?
JYP는 큰 조직이고 시스템이 견실한 회사다. 여러 가지를 감안했을 때 나는 많은 자유를 누린 편이었다. 데뷔한 지 2년밖에 안 된 신인 가수니, 컨펌을 받고 수정해야 하는 경우는 당연히 있었다. 물론 마지막 단계에서 프로덕트를 최선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잘 알지만 나도 워낙 고집이 센 사람이라서 일하는 방식이 안 맞거나 부딪칠 때도 있었고. 물론 큰 회사에 있으면서 이런 시스템을 경험한 건 귀한 공부였다.

박진영 대표는 뭐라고 하던가? 작별의 인사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인사를 드렸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회사와 악감정이 있어서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다. 한 회사에 16년 소속되어 있었으니, 내가 이제 한국 나이로 서른인데 인생의 반을 거기서 보낸 셈이다. 변화가 필요했고, 가져야 할 때였다.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진영이 형이 그때 빈소에 와줬다. 조만간 따로 만나서 드릴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지난 EP에서 타이틀곡인 ‘멀리멀리’는 레게였다. 이번에도 그런 식의 새로운 시도가 있나?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는 내 음악을 접한 사람들이 짐작할 만한 예상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늘 있었다. 그래서 딥하우스, 팝, 발라드, 레게… 이런 장르를 많이 시도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정통적으로 내가 가장 크게 영향 받은 알앤비, 솔이 기본을 이루는 앨범이 될 거다. 가장 나다운 음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나? 댓글을 읽는다거나.
아예 안 읽는다. 내가 믿는 친구들, 뮤지션 동료들에게 솔직한 의견을 구하고 더 얘기를 한다. 생산적으로 나아가는 데는 그런 얘기가 더 필요한 거 같다.

댓글을 읽어보니 크리스 브라운, 미구엘, 니요 같은 알앤비 가수들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이런 비교의 시선에는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물론 크리스 브라운이 대단한 아티스트니까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아티스트가 나오면 대중이나 평론가는 본능적으로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 것처럼 생각하는 거 같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누군가와 비교하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인거 같고. 잘하는 사람과 비교당하는 거니까 칭찬으로 들어도 되지 않을까(웃음).

서른이라는 나이를 다들 어느 정도 의식하는 것 같다. 당신은 어떤가?
삼십대라는 걸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는데, 예전보다 훨씬 좋다. 20대 때도 나는 30대가 더 재밌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컸고, 막상 되어보니까 정말 그렇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이젠 어른이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뉴욕에 오래 살았다. 그때의 경험이 당신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가장 중요한 건 독립성이다. 10년 동안 거의 혼자 지내며 이것저것 알아서 했으니까. 그 외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 안 하는 것, 사람들의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이해, 집중해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 그런 것들이 뉴욕에서 지내며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던 문화였던 것 같다.

자유분방함이라거나 다양성, 차이에 대한 관용 같은 가치는 뮤지션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에게는 시야 확장을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그걸 좁혀놓는 면도 있는 것 같다.
한국에 돌아와 3년 정도 지켜본 바로는, 이전보다 빠르게 열리고 놀랄 만큼 변화하고 있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버튼을 푸시하고 있는 거 같고, 받아들이는 대중도 준비된 사람이 많다고 본다. 지금의 20대는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이 있었고, 초등학생 때부터 전 세계에 액세스할 수 있는 자기 경험을 했으니까. 문화적으로 점점 더 오픈될 거라 믿는다. 물론 아티스트들이 경계를 많이 넓혀줬음 좋겠고, 나도 그 일부가 되려고 노력한다.

AOMG 소속 뮤지션들은 같이 농구를 하던데, 운동 좋아하나?
아쉽지만 전혀… 운동으로 같이 친해지긴 어려울 것 같다. 술이라면 몰라도.

술은 주로 어떤 걸 마시나?
예전엔 소주만 빼고 다 마셨는데, 요즘은 소주만 마신다. 주로 혼자 집에서.

알코올의 힘을 빌지 않은 채 꼭 하고 싶은 마지막 이야기는?
곧 나올 음악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들어가서 조심스러운 앨범이기도하고 자유롭게 나를 펼친 앨범이기도 하다. 기대해도 좋다.

러플 장식 블라우스는 김서룡 옴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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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인터뷰는 더블유 7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