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력을 시험하기 좋은 때가 왔다. 영화 감독 제임스 완이 ‘때’를 알리러 한국에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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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JURING 2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ALL RIGHTS RESERVED

세상 사람들 중엔 공포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과 그런 영화는 차마 못 보는 사람이 있다. 무서움이 많은 사람에게 공포영화는 그저 피해가야 하는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공포영화를 잘 보지 않는 관객도 제임스 완의 공포영화 앞에서라면, 피하고 싶은 무서움과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할 만 하다. 추리와 공포의 미궁 속에서 헤매게 만든 <쏘우>(2005년),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이 놀이공원 속 유령의 집처럼 펼쳐지던 인시디어스(2012년),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카피를 내세운 <컨저링>(2013년)은 분명 공포영화 팬이 아닌 사람도 포섭하는 매력이 있었다.

제임스 완이 6월 9일 개봉하는 <컨저링2>를 알리기 위해 지난 5월 말 첫 내한했다. <컨저링2>는 1970년대 영국의 한 가정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기이한 현상과 역시 실존인물인 심령술사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주최로 CGV 압구정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는 사전에 초청받은 그의 팬들과 함께 좀더 사적이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저예산 영화로 두각을 나타낸 재주 있는 신진 감독이 그를 알아보는 제작사를 만나 정식으로 데뷔하고, 자기 세계를 신나게 펼칠 수 있었다는 건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영화 감독이라는 특수한 직업, 그 중에서도 특정 장르에 능한 이의 이야기지만, 제임스 완의 말은 그 어떤 크리에이티브를 요하는 일에 빗대어 생각해봐도 아귀가 맞는다. 두 시간에 걸친 마스터 클래스에서 제임스 완이 들려준 인상적인 말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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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유머와 마찬가지로 지역색이 강한 정서다. 그런데 한밤 중 끼익 소리가 나며 방문이 저절로 열린다면, 문화권에 상관없이 거기서 누구나 무서운 감정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공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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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섭다고 생각한 장면에서 관객들이 정말로 무서워할지, 그 부분이야말로 공포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에 속하는 것 같다. 반복하지 않고 매번 다른 방식의 공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 그게 도전이자 즐거움이다. 내 경우 어떤 장면이 정말 무서운지 주변에 특별히 물어보진 않고 스스로 판단하려고 한다. 주로 새벽 2~3시 경 집안의 모든 불을 꺼놓고 설렁설렁 돌아다니면서 개인 작업한다.” 

 영화를 찍고 나서 ‘아, 잘했네’라고 할 때보다는 ‘아, 망했다!’라고 할 때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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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영화인 <쏘우>를 만들 땐 이런 골자만 있었다. ‘한 방에 두 명이 갇혀있고 그 곁에는 시체가 누워있다. 두 명은 빠져나갈 수가 없는 상황인데 마지막에 그 시체가 갑자기 일어나 유유히 방을 빠져 나간다.’ 당시 나와 공동 집필을 하며 영화 인생을 모색한 친구에게 이 아이디어를 전하니까 그 중간 스토리를 자기더러 다 만들어내라는 거냐며 황당해 했다. 그 친구가 바로 영화 속에서 얼굴에 희한한 살인기기를 장착하고 고생스럽게 연기한 배우다.”
관객이 애정을 가질 만 한 캐릭터를 만들어 놓으면 그 인물이 위험에 처했을 때 공포감이 더 배가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묘사를 해놓고 어느정도 정서를 조성시키느라 러닝타임이 길어지기도 한다.”

 “10여 년 전, 내가 데뷔할 때에도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많은 독립영화가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난 그 속에서 경쟁력이 있으려면 일단 각본이 탄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