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그리고 이제야 런던으로부터 날아온 제임스 블레이크와 라디오헤드의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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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블레이크 / <The Color in Anyting>

76분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 세 번째 앨범의 분량에서부터 욕심을 드러내는 제임스 블레이크는 17개 트랙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부지런히 전자음을 쪼개고 노이즈와 바이브를 보태며 소리의 울림을 쌓아간다. 본 이베어가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Put That Away And Talk To Me’ 같은 트랙에서는 공동 작사와 프로듀스로 작업을 거든 프랭크 오션의 영향이 느껴진다. 그저 냉정한 덥스텝을 넘어서 블레이크의 음악에 어떤 성스러운 기운을 부여하는, 소년 합창단 같은 보컬의 매력은 타이틀 트랙이나 ‘F.o.r.e.v.e.r’처럼 피아노 연주와 어우러진 단순한 곡, 혹은 앤섬처럼 들리는 마지막 아카펠라 트랙 ‘Meet You in the Maze’에서 특히 강력하다. 사운드 밸런스가 워낙 뛰어나, 오디오를 구입하면 샘플로 틀어보기에 적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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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 / <A Moon Shaped Pool>

록이라는 장르를 정의하는 공식은 뭘까. 증폭된 기타 소리, 규칙적인 드럼 비트, 소리치는 보컬? 라디오헤드의 앨범이 나올 때마다 록을 뛰어넘었다는 수식이 따라다닌 지는 오래됐지만 그들의 아홉 번째 정규 음반은 다시 진지하게 이 질문을 던져보게 만든다. 느리고 부드러우며 광대한 편곡의 피아노와 현악기 등 오케스트라 소리로 가득 찬 음악은 두 번째 트랙 제목 ‘Daydreaming’처럼 백일몽을 꾸는 듯하지만 결코 달콤한 꿈은 아니다. ‘True Love Waits’처럼 공연에서 오래 선보여온 미발표곡이 여럿 수록돼 있지만 상업적 목적의 급조된 이삭 줍기와 거리가 먼 완성도를 성취했다. 예민하고 풍성한 사운드에 귀 기울이다가 기분이 달로 날아가거나 수심 5미터 풀 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사색적이고 아름다운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