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위크가 막을 내린 지난 2월, 몽클레르 그레노블은 체감 온도 영하 20도 날씨에 링컨센터의 야외 발코니로 전 세계의 프레스를 초대했다. 쇼를 앞둔 리허설 현장에서 몽클레르 그룹의 CEO인 레모 루피니(Remo Ruffini)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몽클레르 그룹의 CEO이자 몽클레르 그레노블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레모 루피니.

몽클레르 그룹의 CEO이자 몽클레르 그레노블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레모 루피니.

“이번 2016 F/W 컬렉션은 링컨센터 광장의 발코니에서 모두 스탠딩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몽클레르의 한국 PR 담당자가 사전에 알려준 정보다. 작년 겨울에는 배를 타고 쇼 장소로 이동하더니 늘 색다른 무대와 독창적인 방식에 골몰하는 몽클레르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컬렉션이 열린 2월 13일, 미국 동북부 지역은 20년 만에 찾아온 한파로 거리가 꽁꽁 얼었지만, 그렇다고 패션위크가 멈추진 않는다. 6시가 가까워오자 링컨센터 1, 2층의 드넓은 발코니가 전 세계에서 몰려든 프레스로 북적였으니까. 시작과 동시에 40명의 남자와 40명의 여자로 구성된 운동 선수들은 광장을 빠르게 채웠고, 활동적인 스포츠와 댄스가 접목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구호 소리와 함께 새어 나오는 입김 때문인지 더없이 힘찬 에너지가 느껴졌음은 물론이다. 전날 있었던 최종 리허설 현장에서 레모 루피니와 나눈 대화 때문일까. 보는 내내 브랜드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

회사의 대표이자 몽클레르 그레노블 컬렉션을 전개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겸하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동시에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해 어려움이 따른다. 시장을 고려하다 보면 디자인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몽클레르가 단순히 패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하이패션으로서의 판타지와 헤리티지, 그리고 세련된 동시대성까지 지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항상 1950~1970년대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유니크’다. 그 독특함이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힘찬 구호를 동반한 리드미컬한 움직임.

힘찬 구호를 동반한 리드미컬한 움직임.

80명의 운동선수들은 활동적인 스포츠와 댄스가 접목된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80명의 운동선수들은 활동적인 스포츠와 댄스가 접목된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몽클레르의 런웨이는 늘 버라이어티하다. 훈련된 말이 등장하거나 인공 눈을 뿌리는가 하면, 밸런타인데이 때는 초콜릿 박스를 형상화한 거대한 무대를 만들었다. 무대 연출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포츠 브랜드를 넘어 스타일과 기술력, 그리고 몽클레르 그레노블 정신을 예술적으로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2016 F/W 그레노블 컬렉션은 링컨센터의 발코니에서 스탠딩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이번 쇼는 미국 한 대학의 스포츠 활동 팀 으로 안무를 준비했다. 총 80여 명으로 이뤄진 그룹은 리듬 안무 를 완벽하게 소화할 것이다. 구령 소리에 맞춘 다양한 동작은 고강도의 훈련으로 가능하다. 이 퍼포먼스는 브랜드의 강렬한 비전과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전통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세부 요소까지 몽클레르 그레노블 컬렉션을 재해석한 메시지다.

이번 쇼는 어디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나? 1960년대 영화, <007 여왕 폐하 대작전>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코드를 담은 역동성에 주목했다. 간결한 실루엣, 새로운 차원의 실용성과 편안함을 표현했다. 또한 고성능, 스타일, 스포츠웨어, 이 세 가지 키워드의 스포츠웨어를 도시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우아한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다.

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 있나? 스노보드용 의류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극한의 기상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내부 기능에 충실했다. 또 스포츠웨어 라인의 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뉴욕의 상징적인 위치인 링컨센터의 광대한 중앙 광장을 섭외했다.

광고 캠페인 역시 늘 화제를 모은다. 귀여운 비글 강아지가 물장구를 치거나 커다란 북극곰이 사이좋게 등장하는 이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따듯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광고 캠페인을 통해 어떤 것을 보여주고자 하나? 무대 연출과 마찬가지로 광고 캠페인에도 우리의 예술적인 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라인인 몽클레르 그레노블과 남성을 위한 감므블루, 여성 컬렉션인 감므루즈까지 각 라인이 어떻게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각 라인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예술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길 바란다. 다양성을 조합해 스타일로부터 자유로운 컬렉션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토털 브랜드로 성장한 몽클레르가 더 확장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가? 현재는 시장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양한 스타일과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몽클레르의 정신을 견실하게 유지하고 싶다.

한국에서 몽클레르 론칭 후 반응이 굉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한국에서 전개할 이벤트나 스토어 오픈 등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는지 알고 싶다. 현재 신세계 그룹과 논의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마켓에 집중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일본에서 많은 작업을 해왔는데, 이를 발판 삼아 한국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