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에디 슬리먼이 내놓은 컬렉션들은 ‘생 로랑’이든 그렇지 않든, 그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슬리먼 스타일은 전 세계의 젊음을 강타했고, 그것은 트렌드와는 별개로 극도로 스키니한 젊은이들의 청춘찬가 같은 의상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창시자 이브 생 로랑이 열었던 우아한 쿠튀르 패션쇼 형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극적인 조명이나 음악 하나도 없이, 모델들은 장내 나레이터가 룩 번호를 호명하는 순서에 따라 호텔 파티큘리에의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80년대에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날개 같은 어깨의 드레스, 르 스모킹 턱시도는 물론이고 전설의 하트 모티프는 커다란 모피 외투가 되어 피날레를 장식했다. 슬리먼다우면서도 생 로랑에 걸맞는 컬렉션은 바로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