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여전사들

꼼 데 가르송 컬렉션은 언제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익숙한 패턴이다 보니, 이번에도 비슷한 정도의 감동이겠지, 라고 생각했어도 실제로 보면 그 이상으로 또 놀라고 만다. 보통의 레디투웨어는 적게는 40벌, 많게는 60벌 가까운 룩으로 구성되지만, 레이 가와쿠보는 단 17벌만 가지고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다. 여러 겹, 입체적으로 구성된 꽃무늬 패턴의 패브릭을 써서 입은 것인지, 걸친 것인지, 두른 것인지 모호한 룩들이 이어졌다. 드레스가 커다란 꽃 그 자체인 룩도 있었고,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져 마치 갑옷이나 용의 비늘처럼 몸을 두르고 있는 룩도 있었다. 커다란 폭포같은 러플로 어깨부터 바닥까지 떨어지게 만든 피날레 룩은 미래에서 온 펑크 여전사같기도 했다. 이 수수께끼 같은 컬렉션에 가와쿠보는 단지 ‘18세기’라는 키워드를 언급했을 뿐이다. 그 기묘한 17벌의 파워에 쇼장에 있는 모두가 전율하며 압도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