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에 대한 탐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 해체와 재조립이라는 실험대에 올라간 데님 팬츠가 도무지 땅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데님의 유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인지, 다가오는 봄 시즌 또한 변형된 데님의 낯선 매력으로 가득하다.

생생한 로 에지
디자이너 듀오 마르케스 알메이다의 데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헴라인을 거칠게 풀고 데님끼리 레이어링하는 날것 그대로의 장식은 그들이 즐겨 쓰는 주무기. 이번에는 여전히 헴라인은 거칠지만 바지 앞쪽에 셔링이 들어간 팬츠를 선보였다. 어떤 톱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로맨틱하게, 또는 캐주얼하게 다양한 스타일에 적용할 수 있다.

통바지의 후예
끌로에는 땅에 끌릴 듯한 와이드 데님 팬츠를 특유의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풀어냈다. 한국에선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통바지’이지만, 옆 나라 일본 도쿄에서는 이런 팬츠가 한창 유행이다. 런웨이 룩처럼 ‘청청 패션’도 좋지만, 후디나 아예 큼지막한 스웨트셔츠를 매치해 올드스쿨 룩을 연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운타운 감성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알렉산더 왕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 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하이엔드 패션에 의외적이고 러프한 요소를 섞어 반전의 매력을 꾀하는 것은 90년대 쿨키즈 왕의 장기. 이번에는 바이커 룩에 느슨한 파자마를 섞었는데, 노출이 심한 컷오프 데님 쇼츠 안에 스트라이프 파자마 팬츠를 매치함으로써 시크함에‘귀여움’한 방울을 첨가했다.

커팅의 귀재
지난 시즌, 밑단을 지그재그로 자른 베트멍의 청바지는 한국 영화로 따지면‘천만 흥행’에 견줄 만큼 엄청난 히트를 쳤다. 발렌시아가 입성까지 거머쥔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의 다음 작품은 커다란 바지를 가랑이 밑까지 바짝 잘라낸 쇼트 팬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다란 카우보이 벨트를 고리 대신 팬츠 위에 덥석 두른 과감한 시도도 인상적이다.

해체주의의 뉴 페이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 글렌 마틴스가 전개하는 와이프로젝트는 2013년 데뷔 초기보다 훨씬 해체적이고 전위적인 실루엣으로 진화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데님 팬츠의 정강이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덧붙인 시도는 쿨하고도 동시대적이다. 그의 키워드인 ‘강렬한 테일러링, 유니섹스, 시즌리스’는 지금 가장 강력한 트렌드 ‘유스’에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