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처럼 하얀 얼굴과 핏기만 겨우 보일 듯한 입술, 손끝만 살짝 닿아도 바스라질 것만 같은 헤어스타일. 그냥 말만 들어서는 어느 음산한 밤에 예고도 없이 마주친 창백한 유령인가 싶겠지만 아니다.

이건 이번 시즌 알렉산더 매퀸의 백스테이지에서 마주한 뮤즈들의 얼굴이며 우아하고 낭만적인 얼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프릴과 리본이 풍부한 장식적인 의상으로 디자이너들을 매료시킨 19세기 빅토리언 시대가 런웨이를 넘어 여성의 얼굴까지 점령한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것 속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구릿빛 섀도를 눈두덩에 넓게 펴 바르고, 매트한 화이트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로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더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앞가르마를 탄 뒤 관자놀이에서부터 부스스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과 깊은 브라운 톤의 섀도로 눈매에 짙은 음영을 드리운 베로니크 브란퀸호의 뮤즈들에게서는 정제된 빅토리언 무드를 엿볼 수 있었다. 자, 그렇다면 마치 서정시 한 편을 보는 듯한 이런 음울한 아름다움을 리얼 웨이에서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건? 매끈하면서 창백해 보이는 피부를 위한 촉촉한 파운데이션과 루스 파우더, 단풍잎을 닮은 브라운 톤의 아이섀도, 마지막으로 퀭한 듯 파리한 얼굴 윤곽을 만들어줄 페일 핑크 혹은 라벤더 빛의 블러셔다.

1. Make up For Ever 아티스트 섀도우(ME 612)
파우더 타입이지만 촉촉하게 발려 눈가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고, 지속력도 오래간다. 2.5g, 3만2천원.

2. Estee Lauder 퓨어 칼라 엔비 리퀴드 립 포션(익스트림 누드)
촉촉한 수분 광택이 입술의 볼륨과 색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립글로스와 달리 오랜 지속력도 장점. 6ml, 3만9천원대.

3. Sisley 휘또 뿌드르 리브르
슈가 파우더보다 곱고 가벼운 입자가 피부의 요철과 잡티를 감춰주고 은은한 광을 더해주는 가루 파우더. 12g, 9만5천원.

4. Giorgio Armani 이클립스 팔레트
미세한 샴페인 펄 입자가 얼굴의 음영을 자연스럽게 살려주면서 매끈한 윤기가 감도는 피부톤을 만들어준다. 8.5g, 9만2천원대.

5. Cosme Decorte AQ 밀리오리티 리페어 파운데이션
리포솜 기술이 담겨 하루 종일 촉촉한 피붓결을 만들어준다. 오후가 되어도 칙칙해지거나 주름 사이에 끼지도 않는다. 30g, 27만5천원.

6. Bobbi Brown 블러쉬(페일핑크)
보랏빛이 살짝 도는 핑크 컬러를 관자놀이부터 광대뼈까지 이어지듯 발라주면 여려 보이는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 3.7g, 3만8천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