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아무도 모를 때 내가 먼저 좋아했잖아.”“난 빈지노 처음부터 뜰 줄 알았어.”연예인이 주식 종목이라면 누가 투자자를 롤러코스터에 태울 것인가? 연예계 호재와 악재를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안목을 가진 네 명의 필자가 가상의 예산 1천만원씩을 나눠 갖고 분야별 유망주에 투자하는 게임을 펼친다.

남자 아이돌
GOT7, 원펀치, 아이콘 저평가된 멤버에 분산 투자하라

 

보이밴드 시장에서 이제까지 저평가된 주가 있다면 단연 GOT7이다. JYP라는 업계 선두 회사의 작품인데다, 2PM의 뒤를 잇는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 ‘A’라는 귀에 붙는 노래까지 있었지만 비슷비슷한 보이밴드 사이에서 치고 나가질 못했다. 그중에서 450만원을 투자하고 싶은 멤버는 리더인 JB나 <사랑하는 금동아>로 연기돌의 대열에 들어선 주니어, 발군의 예능감을 뽐내는 잭슨도 아닌 리드 보컬 영재다. 상대적으로 하이라이트를 받진 못하지만 고운 음색으로 보컬 비중도 늘려가고 있고, 2015년에야 성인이 되어서 귀여움도 넉넉하다. 무표정일 땐 냉미남, 웃을 땐 멍뭉미가 보이는 외모가 덕심을 자극하니 남친돌 계열의 차기 주자로서 가능성 높이 평가. 마음 굳게 먹고 <복면가왕>에 나온다면 반등의 기회가 될지도? 하지만 JYP가 새로 데뷔할 걸그룹 트와이스와 남성 보컬 그룹 데이식스에 빠져버린다면, 회사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는 위험 요소가 있긴 해서 길게 보고 가야 할 주이다.

 

다음 투자금 400만원은 힙합 듀오 원펀치의 원이라는 우량주에게로. “90년대 감성의 힙합”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많은 리스너십을 획득할지는 모르겠지만, 원은 이미 <쇼미더머니4>에 출연하여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팀 경연 프로필 사진 촬영 때 어정쩡하게 포즈를 취하기만 해도 프로듀서 지코가 “잘생겼네, 잘생겼어”를 연발할 정도로 귀여운 외모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고, 랩실력까지 인정받았으니 에 출연한 아이돌 래퍼 중 가장 얻은 게 많았다.

 

마지막 150만원은 아이콘의 김진환에게 투자한다. 데뷔 전부터 두 편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얼굴을 알린 아이콘 멤버 중에서 춤선이 가장 곱다고 평가받는 멤버다. 비아이와 바비에 비해 인지도는 뒤지지만, 스타 연습생인 그들과 나란히 데뷔가 확실히 결정될 정도이니 YG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처진 눈꼬리 아래 애교점이 ‘모에’ 요소다.

 

글|박현주(번역가)

걸그룹 멤버
러블리즈와 마마무의 세대 교체, 그리고 새로운 막내들로 짠 포트폴리오

 

일단 500만원은 러블리즈의 케이에게 투자하겠다.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케이는 태생이 걸그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멤버. 청순하지만 강단 있는 외모와 목소리를 갖고 있는 그녀는 소녀시대 태연의 뒤를 이어 OST의 여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그녀가 선보인‘금요일에 만나요’를 비롯한 라이브 영상 클립을 보면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가 어떤 뉘앙스인지 금세 알 수 있다. 디즈니와 지브리 모두를 커버할 수 있을 듯 보이는 애니메이션의 적자 케이는 장기적인 우량주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다음 각 200만원씩은 마마무의 솔라와 원더걸스의 혜림에게 투자하겠다. 올여름 가장 돋보인 걸그룹은 단연 마마무였고, 그 가운데도 솔라는 씨스타 네 명의 매력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쭉 뻗은 고음 같은 그녀의 몸매와 마치 중화권 여배우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얼굴은 비슷비슷한 아이돌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매력을 보여준다. <복면가왕>과 <쇼미더머니> 무대를 통해서도 인지도의 계단을 성큼 올라서며 영역을 착실히 넓혀가는 중이다.

3년 만에 컴백한 원더걸스의 혜림은 이번 활동으로 ‘대세는 혜림이다’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판빙빙이나 매염방을 떠올리게 만드는 고혹적인 미모는 물론이고 랩 메이킹에서도 또렷하게 장기를 선보인 혜림은 ‘특출난 막내’이자 밴
드 콘셉트로 변신한 원더걸스에 대세인 ‘힙합의 정기’를 불어넣어줄 비밀병기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마지막 남은 100만원 중 90만원은 카라의 막내 허영지에게 투자하겠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허영지는 춤과 노래 모두에 소질이 있지만 오히려 그녀가 대성할 분야는 연기가 아닐까 싶다. 문채원을 연상하게 만드는 여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며, 예능 <룸메이트>에서 선보인 허당의 매력이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날 경우 충분히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천금 같은 10만원을 에이프릴 진솔의 눈웃음에 투자하는 것으로 이 신성한 행위를 마치고자 한다.

 

글|진명현(독립영화 스튜디오 MOVment 대표)

인디 뮤지션
데뷔 15년 이상 된 인디 중견 우량주와 재능 있는 프로듀서들

 

남다른 촉과 과감한 투자가 성공의 지름길이라지만 타고난 형질이란 운명적인 사랑처럼 거부할 수 없는 것. 나는 모의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하나 시원하게 ‘몰빵’하지 못했다. 이 궁극의 망설임은 아직까지도 인디신에 다양한 의미로 투자가치를 가진 개성 있는 음악가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테다. 우선 200만원씩 뚝 떼어 조월전자양, 두 뮤지션에게 투자하고 싶다. 데뷔 15년이 넘는 ‘인디 선배’급인 이들은 기나긴 세월의 풍파에도 빛 바래지 않은 고유한 감성으로 명성이 높은 우량주다. 조월의 경우 모임 별이나 우리는 속옷도 생기고 여자도 늘었다네 활동은 물론 솔로 활동과 연진, 최태현 등 전혀 다른 색깔의 뮤지션들과도 무리 없이 어울리는 남다른 서정이 가장 큰 메리트. 전자양은 지구별에서 태어났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독특한 개성과 동료들 앨범의 믹싱, 마스터링까지 척척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면모에 투자가치를 두었다.

 

다음은 100만원씩 떼어 밴드 라이프 앤 타임과 최고은에게 걸겠다. 다년간에 걸친 인디 뮤지션들의 해외 시장 도전에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포크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은 그렇다 해도 아직 데뷔 앨범도 내놓지 않은 신인 라이프 앤 타임에의 투자는 소심한 개미에게는 나름 과감한 투자다. 로로스, 칵스 등을 거친 멤버들의 검증된 실력과 터질 듯한 에너지가 매력적. 남은 금액은 미래가 창창한 젊은 프로듀서들을 중심으로 투자하겠다. 90년대가 작곡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바야흐로 프로듀서의 시대. 특히나 젊은 피가 넘실대는 이 바닥에서 근 몇 년 새 ‘뜬’ 이들만 해도 자이언티, 진보, 디즈 등 부지기수다. 그 가운데 코드 쿤스트와 피제이, 퍼스트 에이드에게 각 100만원씩 나누어 걸겠다. 힙합과 소울, 일렉트로니카 신의 주목받는 프로듀서들로 필드는 다르지만 대체 불가능한 인재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아, 아직 100만원이 남았던가. 그렇다면 퍼스트 에이드에게 나머지를 추가 투자하겠다. 이것은 나의 수줍은 팬심이다.

 

글|김윤하(대중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