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단 한 편으로 20세기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한 하퍼 리의 두 번째 장편이발표됐다. 무려 55년의 시간 동안 왜 이 작품은 비밀을 지켜야 했을까?ㄹ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란 단 하나의 히트곡만 남긴 채 영영 잊힌 뮤지션을 일컫는 말이다. 짧은 스포트라이트를 누린 뒤 세월에 휩쓸려 사라진 경우를 우리는 숱하게 지켜봤으며, 어쩌면 지금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성공이 평생을 투자하고도 이루기 어려울 만큼 어마어마한 것이라면? 소설가 하퍼 리 같은 예라면 원 히트 원더라고 해도 그 무게가 확연히 다르다. 어린 화자의 눈을 빌려 대공황 시대 남부의 인종차별을 고발한 <앵무새 죽이기>는 출간 이듬해에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그레고리 펙 주연의 영화로 각색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책’으로 알려진 하퍼 리의 유일한 장편은 아직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토론되는 20세기의 클래식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녀의 베스트셀러가 단 한 권에 그치지는 않을 듯하다. 2015년 7월 14일에 하퍼 리의 두 번째 장편이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첫 소설 이후 무려 55년 만의 귀환이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인 진 루이스 핀치의 20대 시절을 다룬다. 연대기상으로는 속편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앵무기 죽이기>에 앞서 집필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원고가 발견되자마자 <파수꾼>은 문학계의 뜨거운 스캔들로 떠올랐다. 출간 경위를 두고 온갖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모든 의문이 풀렸고, 독자들은 하퍼 리의 새로운 문장들과 무사히 밤을 새울 수 있게 됐다.

 

미국 초판 발행 부수만 200만 부에 달하는 데다 영국의 대형 서점인 워터스톤이 출간 당일 24시간 영업을 계획하고 있을 만큼 이 책에 쏟아지는 관심은 이미 뜨겁다. 당연히 보안에도 철저해야 했던 까닭에 한국에서는 담당 편집자와 번역가, 단 두 명만 사전에 작품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정도로 거창한 미스터리라면 가까운 서점에 들르는 수고를 기꺼이 투자할 만하다. 혹은 인터넷 쇼핑몰의 장바구니라도 열어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