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마이너스원 : 무대를 넘어서>는 지드래곤과 국내외 미술 작가들의 협업으로 완성된 대형 전시다. 지지든 비판이든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마디씩을 보태고 있다.

박형근의 ‘피스마이너스원의 풍경, 그 세계로의 여행’ 앞에 선 지드래곤.

박형근의 ‘피스마이너스원의 풍경, 그 세계로의 여행’ 앞에 선 지드래곤. 

 

 

뮤지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시는 이전에도 있었다. 비교적 최근의 예로는 런던 V&A 박물관의 데이비드 보위 전과 뉴욕 모마의 비요크전을 들 수 있겠다. 전자는 호평을 얻었고, 후자는 꽤 쓴소리를 듣는 중이다. 그렇다면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 : 무대를 넘어서>(이하<피스마이너스원>)에 대한 반응은 어느 쪽일까? 프로젝트가 예고됐을 때부터 사람들은 저마다 기대와 우려, 혹은 의심의 말들을 바쁘게 쏟아냈다. 개막 하루 전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는 스타 뮤지션의 이름을 내건 전시를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 기획하게 된 당위에 대해 묻는 사람도 있었다. “관객의 저변을 새롭게 넓히기 위한 시도”라는 게 김홍희 관장의 답이었다.

 

마이클 스코긴스의 ‘Rainbow Last Forever’와 ‘I'm Trying’.

마이클 스코긴스의 ‘Rainbow Last Forever’와 ‘I’m Trying’. 

 

 

데이비드 보위나 비요크의 회고전이 아카이브 위주였다면 이번 전시는 여러 아티스트들이 지드래곤이라는 인물을 해석해 완성한 신작들에 더 무게중심을 실었다. 해외에서는 마이클 스코긴스, 제임스 클라, 콰욜라 등이, 국내에서는 권오상, 방앤리, 손동현, 진기종 등이 참여했으며, 건축 집단 SoA 역시 작업을 선보였다. 이들은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계단 위에 건축 부자재인 비계를 활용한 설치를 했다. 이 은빛 구조물은 가설 세트의 뼈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대 뒤의 광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지디 씨가 공연을 하기 전 거치는 통로와 비슷하죠. 무대의 프레임이 되는 비계로 이 전시를 위한 상징적인 프레임을 구성하고 싶었어요.” SoA의 강예린 소장이 들려준 설명이다.

 

1. 지드래곤이 고른 30개의 단어를 모티프로 한 파비앙 베르쉐르의 ‘30개의 파편화된 환상’.2. 디지털 조각 ‘포로’ 앞에서 포즈를 취한 콰욜라.3. 건축 집단 SoA의 강예린과 이재원.4. 방앤리의 ‘(깊은 한숨) TV에 나오지 않는, 바퀴 달린 혁명’.5. 권오상의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

1. 지드래곤이 고른 30개의 단어를 모티프로 한 파비앙 베르쉐르의 ‘30개의 파편화된 환상’.
2. 디지털 조각 ‘포로’ 앞에서 포즈를 취한 콰욜라.3. 건축 집단 SoA의 강예린과 이재원.
4. 방앤리의 ‘(깊은 한숨) TV에 나오지 않는, 바퀴 달린 혁명’.
5. 권오상의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

 

 

 

그렇다면 지드래곤은 작가들과의 협업에 어떤 방식으로 목소리를 보탰을까? 그 밀도는 작품마다 차이가 난다. 권오상, 손동현, 진기종 등은 뮤지션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며 그 내용을 작업에 반영했다. SoA는 최종 스케치에 대해 상호 동의를 거치는 정도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대형 드로잉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마이클 스코긴스의 경우, 지드래곤이라는 미디어 이미지를 천진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콰욜라는 연결고리가 가장 느슨한 편이다. 그의 연작인 ‘포로’는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조각 ‘노예’를 디지털 가공 방식으로 재현하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콰욜라가 바다 건너에서 데이터 값을 보내왔고, 이를 토대로 한국 인력들은 새로운 에디션을 완성했다. “제 작업은 서로 다른 분야 및 언어의 교류, 혹은 융합에 가깝습니다. 경계를 흐리는 시도인 셈이죠. 음악과 미술, 과거의 유산과 최신의 기술, 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한 세계를 아우르려는 전시 기획과 그런 면에서 관심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일부에서는 지드래곤과 직접 연결 짓기가 어려운 해외 아티스트들의 참여를 일종의 구색 맞추기로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리를 두며 새로운 관점에서 프로젝트의 성격을 탐색하는 작품들이 오히려 전시의 담론을 넓혀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물론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8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피스마이너스원>을 직접 경험할 관람객 각자의 몫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