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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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아이를 본다. 서투르게, 능숙하게, 사랑스럽게.

바스코가 입은 밀리터리 무드의 흰색 롱 코트와 안에 입은 슬리브리스는 구찌, 그러데이션 슈즈는 캠퍼 제품, 데님 팬츠와 액세서리는 본인 소장품. 아들 형섭이가 입은 의상은 본인 소장품. 

바스코가 입은 밀리터리 무드의 흰색 롱 코트와 안에 입은 슬리브리스는 구찌, 그러데이션 슈즈는 캠퍼 제품, 데님 팬츠와 액세서리는 본인 소장품. 아들 형섭이가 입은 의상은 본인 소장품. 

바스코(뮤지션) & 신형섭(40개월)

아들의 탄생과 동시에, 문신이 가득한 바스코의 상체에 그림 하나가 늘었다. 그의 왼팔, 날렵하게 예쁜 새가 물고 온 리본에 ‘sub 2’라고 이름이 써 있다. 아들이니까 강하고 엄하게 키우고 있다고, 음악 작업하느라 매일 늦어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스튜디오에 온 형섭이는 아빠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아들의 존재는 아마 그의 심장에 문신보다 더 또렷하게 새겨져 있을 것이다. “영어 수학 가르치는 교육보다, 저의 장점이나 실수를 보며 배우는 바가 더 클 것 같아요. 내 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통해 소중한 가 치를 가르쳐주신 것처럼요. ” 

윤명섭이 입은 스트라이프 수트와 셔츠, 슈즈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쿠튀르 컬렉션 by 스테파노 필라티 제품. 딸 로하가 입은 니트 톱과 플레어스커트는 로우클래식 키즈, 반짝이는 은색 슈즈는 탐스 제품. 양말은 본인 소장품 

윤명섭이 입은 스트라이프 수트와 셔츠, 슈즈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쿠튀르 컬렉션 by 스테파노 필라티 제품. 딸 로하가 입은 니트 톱과 플레어스커트는 로우클래식 키즈반짝이는 은색 슈즈는 탐스 제품. 양말은 본인 소장품.

윤명섭(포토그래퍼) & 윤로하(30개월)

하와이는 사랑스러운 공기가 흐르는 섬이다. 사진가 윤명섭은 신혼여행으로 갔던 그곳에서 들려오던 다정한 인사말 ‘알로하’를 따서 딸의 이름을 짓기로 정했다. 아이의 인생이 어떠하기를 바랐다는 설명 없이도 ‘로하’라고 이름을 발음해보면 아빠의 소망은 충분히 전해진다. 제대로 된 가장이 인생의 목표인 그에게 딸의 존재는 전에 경험하지 못한 묵직한 책임감과 큰 꿈을 동시에 주었다. 아이가 자연 속에 뛰어놀 수 있는 집을 짓는 포부를 포함해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연애도 많이 하구요. 서운하지 않겠냐구요? 그래서 지금부터 마인드 컨트롤 중이에요.” 

노보가 입은 패치워크 디자인의 슬리브리스 톱과 하이톱 슈즈는 릭 오웬스, 옆 라인에 테이핑 처리된 하얀색 트레이닝 팬츠는 마타레오 제품. 아들 바하가 입은 리버시블 재킷은 스텔라 매카트니 키즈 by 분주니어, 패치워크 디자인의 회색 스웨트 팬츠는 로우클래식 키즈, 안에 입은 흰 티셔츠와 슈즈는 본인 소장품. 

노보가 입은 패치워크 디자인의 슬리브리스 톱과 하이톱 슈즈는 릭 오웬스, 옆 라인에 테이핑 처리된 하얀색 트레이닝 팬츠는 마타레오 제품. 아들 바하가 입은 리버시블 재킷은 스텔라 매카트니 키즈 by 분주니어, 패치워크 디자인의 회색 스웨트 팬츠는 로우클래식 키즈, 안에 입은 흰 티셔츠와 슈즈는 본인 소장품.  

노보(타투이스트) & 강바하(27개월)

어제와 같은 일상, 엇비슷한 하루는 타투 아티스트 노보에게 더는 없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매일 눈뜨면 다른 삶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자라 있고, 세상의 모든게 신기한 아이를 통해 삶은 그에게 새로운 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씨 성을 가 진 아빠는 바다와 하늘의 첫 글자를 따서 ‘바하’라고 이름을 지었고, 아들은 강과 바다와 하늘의 색인 파랑을 제일 좋아한다. “육아는 힘들다기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모든 부모는 아이와 함께 처음을 경험하는 거니까요. 어렵지만 같이, 방법을 찾아가 는 거죠.” 

박지운이 입은 그래픽 스웨트셔츠와 그레이 팬츠는 디올 옴므, 안에 입은 흰색 셔츠는 지방시 제품. 조카 재인이가 입은 점프수트는 유니클로, 검은색 젤리 슈즈는 멜리사 제품. 

박지운(디자이너 겸 모델) & 이재인(15개월)

‘애가 애를 낳는다구?’ 8살 터울이지만 마치 막내 같던 큰 누나의 첫아이 출산은 박지운에게 비현실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품에 안기조차 두려울 정도로 조그맣던 아기가 조금씩 고개를 가누고, 걸음을 떼고, 돌을 맞으며 엄마를 말 할 줄도 알게 되는 동안 누나도, 그도 어른이 되었다. 가족들은 조카 재인이를 여전히 태명인 ‘봄’으로 부른다. 아이 야말로, 딱딱하게 얼어붙은 어른들의 마음을 시도 때도 없 이 녹이는 계절이다. “누군가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다는 기분을 처음으로 느껴봤어요. 누나 없이 둘이서 놀이공원도 가고 쇼핑도 하며 데이트하는 게 꿈인데, 봄이가 좀 자라면 가능하겠죠?” 

이현준이 입은 빨간색 프린트 셔츠와 팬츠는 돌체&가바나, 슈즈는 발렌시아가 제품. 아들 시화가 입은 의상은 본인 소장품. 

이현준이 입은 빨간색 프린트 셔츠와 팬츠는 돌체&가바나, 슈즈는 발렌시아가 제품. 아들 시화가 입은 의상은 본인 소장품. 

이현준(댄서) & 이시화(36개월)

아빠처럼 머리카락이 긴 시화는 또래보다 말이 빨라서 대충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아이다. 언어 감수성이 섬세하고 예민한 건 누구를 닮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티스트 (EE의 이윤정) 커플인 이들 부부는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과 시각이야말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 여긴다. 절대적으로 자신에게 의지하는 연약한 존재란, 이현준에게 무거운 책임감인 동시에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부모님에 대해 이해하게 됐어요. 자식을 이기는 건 절대 불가능하거든요. 내 아버지 어머니도 그러셨겠죠, 나에게 알고도 져주고, 모르고도 져주시고… ” 

손민호가 입은 니트와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는 모두 프라다 제품. 조카 시우가 입은 컬러 블록 형태의 스웨트셔츠는 펜디 키즈, 꽃과 거북이가 프린트된 수영복 쇼츠는 빌브레퀸 제품, 슈즈는 본인 소장품. 

손민호(모델) & 강시우(26개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누나를 여전히 교복 입은 모습으로 기억하는 손민호에게, 조카는 신비로운 존재다. 태어났을때의 작고 연약한 모습에서 자기 주장을 가진 장난꾸러기로 변해가는 성장의 과정도 그렇지만, 마냥 소녀 같던 누나를 강한 엄마로 바꾸어놓았다는 면에서. 가족 안에서 아이는 마치 모닥불처럼 사람들을 모으고, 환하게 밝히고, 온기를 나눠준다. “아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시우에게 잘 보이려고 늘 애써요. 축구도 목욕도 나중에는 술도 한잔 같이 할 수 있는 멋있는 삼촌이고 싶어요. ”

에디터
황선우, 스타일 에디터 / 정환욱 (Jung Fwan Wook)
포토그래퍼
박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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