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들으면 좋을 신보 네 개

턱시도 TUXEDO

 

싱어송라이터 메이어 호손과 프로듀서 제이크 원이 손잡은 프로젝트 팀 턱시도는 도무지 식을 기미 없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레트로 댄스, 레트로 솔을 능숙하고 세련되게 구사한다. 빈티지한 사운드의 신시사이저와 기타 연주는 한없이 가볍고 흥겨운 그루브를 만들어내며 마치 70년대 말~ 80년대의 펑키한 졸업무도회 댄스 플로어로 데려가는 것 같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를 떠올리게 하는 메이어 호손의 부드러운 팔세토 창법이 이를 북돋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어스 윈드 앤 스눕독의 ‘Ain’t No Fun’을 샘플링한 ‘Number One’ 외에 여름 파티 트랙으로 한 곡을 더 고른다면 ‘So Good’.

에밀 헤이니 WE FALL

 

작곡가이자 DJ, 프로듀서인 에밀 헤이니의 이름을 모를 수는 있지만 그가 만든 노래를 못 들어봤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헤이니의 첫 솔로 음반 역시 그가 프로듀스한 여러 앨범들과 적잖은 공통분모를 공유하는데, 특히 (각기 한 곡씩 보컬로도 참여하고 있는) 라나 델 레이의 , 펀의 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많다. 잘나가는 프로듀서들이 흔히 그렇듯이 피처링으로 인맥을 한껏 과시했는데, 루퍼스 웨인라이트, 샤를로트 갱스부르, 리키 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클래시컬한 악기 편곡과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귀 기울이면 특히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데스캡포큐티 KINTSUGI

 

그에 대해 얘기할 때면 어김없이 배우 주이 디샤넬과의 이혼이 언급되어서 더 그렇게 들리는지도 모르겠지만, 데스캡포큐티의 프런트맨(이자 포스털 서비스를 이끌기도 하는) 벤 기버드는 록밴드 보컬 가운데 손에 꼽게 슬픈 미성을 지녔다. 섬세한 연주로 멜랑콜리한 정서를 전하는 데스캡포큐티의 새 앨범 타이틀은 깨진 도자기를 다시 복구하는 일본의 미술 양식을 뜻하는 단어라고. 악기들이 자기 주장을 조금씩 펼치다가 ‘Black Sun’ 같은 곡을 들으면 과연 예리한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차근차근 쌓아가는 그림이 그려진다.

프로디지 THE DAY IS MY ENEMY

 

‘Firestarter’가 벌써 18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무색하도록, 프로디지의 새 앨범은 여전히 거칠고 강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찌그러진 악기 소리, 빠르고 날카롭게 쪼개지는 비트가 리스너의 심장 박동을 끌어올리며 레이브 음악의, 그리고 프로디지의 전성기를 다시 펼쳐놓는다. 볼륨을 최대한 올리고 들어야 어울릴 음악이다. 리더인 리엄은 ‘Ibiza’ 트랙에 대해  “USB 스틱만 달랑 들고 다니는 슈퍼스타 DJ들을 위한 안티 앤섬”이라 꼬집기도 했다는데 과연 밴드적 요소를 갖춘 그들의 라이브는 어떻게 다른지 올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확인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