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교감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감동일까?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그녀>를 통해 스파이크 존즈는 인간다움의 정의와 사랑의 조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스타 배우의 내면으로 향하는 통로(<존 말코비치 되기>), 신경증에 시달리는 작가(<어댑테이션>),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이 등장하는 몽상적인 영화를 통해 관객을 매혹시켜왔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글픔을 토로한다.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그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죠.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애쓸 뿐 이에요.” 존즈의 새 영화인 <그녀>는 이러한 좌절감에 대한 이야기다. 근미래의 유토피아적인 LA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의 주인공은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테오도어다. 그는 캐서린(루니 마라)과의 이혼으로 인한 상처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결국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 상대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사만다는 시리(Siri)와 비슷한, 완전한 지각을 갖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이다(그리고 스칼렛 요한슨의 가르랑거리는 목소리를 지녔다).

사랑에 빠진 테오도어는 사만다에게 인간으로서 사는 게 어떠한 것인지를 가르쳐주면서 그 자신 역시 그 주제에 대해 새삼 배우게 된다. 존즈의 전작들처럼 <그녀>도 쉽게 요약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관계와 기술에 대한 한 가지 관점만 파고들 생각은 없었어요.” 감독의 이야기다. “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모두 탐험하고 싶었죠.” 간단하고 쉬운 대답은 그의 방식이 아닌 듯했다. “저의 모든 영화는 어떤 면에서는 꾸준한 진화와 탐험의 과정에 가까워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뜻이죠.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글 | Fan Zhong